【베이비뉴스 최규화 기자】
‘정치하는엄마들’은 4월 11일 국회 앞에서 성평등복지국가 개헌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82년생 김지영’들이 ‘18년생 김지영’들에게 새로운 헌법과 새로운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 모인 자리. 진솔한 자신의 이야기로부터 성평등 헌법의 필요성을 역설한 이고은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의 발언을 카드뉴스로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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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년생 이고은, 저는 스스로 사표를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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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하는엄마들’은 4월 11일 성평등복지국가 개헌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82년생 김지영’들이 ‘18년생 김지영’들에게 새 헌법과 새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 모인 자리. 이고은 공동대표의 발언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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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년생 이고은입니다. 15년생 딸의 엄마이기도 합니다. 저는 어른들로부터 이런 말을 듣고 자랐습니다. ‘너희가 어른이 되면 남녀 없이 공정하게 경쟁하는 사회가 될 것’이라고. 그래서 전 마음껏 꿈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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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꿈꾸던 직장에 들어갔고 10년 후 두 아이의 엄마가 됐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제게, 어린 시절 어른들의 말은 신기루처럼 사라졌습니다. 누구도 퇴사를 강요하지는 않았지만, 저는 스스로 사표를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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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박육아를 감당하며 일하다 보면, 회사일도 육아도 제대로 할 수 없는 미래가 뻔히 보였습니다. 회사에서는 이류 인력, 집에서는 비정한 엄마가 되는 현실을 못 견딜 것 같아, 회사를 등지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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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내내 꿈꾸던 직업과 직장을 스스로 관두는 마음은 상상 이상으로 쓰리고 괴로웠습니다. 공부하고 일만 하며 살던 81년생 이고은이 갑작스럽게 집과 아이들만 바라보며 사는 것은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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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라는 이유로, 타인을 돌보고 뒷바라지하는 존재로만 남게 됐습니다. 엄마가 된 것은 감사하고 행복한 일이지만, 제게 ‘엄마가 된 행복’만을 강요하는 사회의 시선은 보이지 않는 폭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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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모성이라는 신화 앞에, 2018년의 오늘날에도 수많은 여성은 사회적 자아를 잃더라도 오로지 가정을 위한 천사가 되기를 기대하는 사회 속에서 이 폭력을 감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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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도생의 시대에 아이들을 잘 키워야 한다는 부담은 엄마들뿐만 아니라 아빠에게도 지워집니다. 아이들의 경쟁력이 부모의 경제력을 기반으로 하는 오늘날, 남성의 짐은 과거에 비해 더욱 크고 무거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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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년 체제는 정치의 민주화는 이루었을지언정, 삶의 민주화는 이루지 못한 구 체제입니다. 소득은 양극화됐고 비정규직은 넘쳐납니다. 인간을 소외시키는 구조 속에서 약자는 도태되고 고통에 내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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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지위는 30년 전에 비해 결코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젊은 남성들은 지금이 ‘여성 상위시대’라고 조소하지만, 저는 그것이 약육강식 시대에 고통 받는 동시대인들의 처절하고 슬픈 외침이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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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만에 헌법을 개정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대통령 개헌안은 여전히 여성을 보호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수십 년간의 여성보호 정책은 여성혐오의 화살이 돼 여성의 삶을 겨누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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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과의 대화를 단절하는 것이 소설 속 82년생 김지영의 저항이었지만, 현실의 82년생 김지영들은 거기서 그치지 않을 것입니다. 엄마가 되어 당당하고 자랑스럽다 말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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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은 수많은 82년생 김지영들의 목소리에 화답해야 합니다. 불충분한 개헌안도 모자라, 개헌을 저지하려는 정치인들의 세력 놀음에 우리 삶을 맡길 수는 없습니다. 82년생 김지영들은 심판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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