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생활 균형? "연차도 다 못써... 15일 중 8일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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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활 균형? "연차도 다 못써... 15일 중 8일 사용"
  • 권현경 기자
  • 승인 2018.06.2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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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2018 서울시 성 평등 일·생활균형 1차 포럼

【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25일 서울시 동작구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 4층 시청각실에서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주최로 '2018 서울시 성 평등 일 생활균형 1차 포럼' '다양한 서울의 일과 쉼'이란 주제로 열렸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25일 서울시 동작구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 4층 시청각실에서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주최로 '2018 서울시 성 평등 일 생활균형 1차 포럼' '다양한 서울의 일과 쉼'이란 주제로 열렸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일·생활 균형하고 계신가요? 한국은 OECD 회원국 중 두 번째로 장시간 노동하는 국가입니다. 노동을 권유하는 만큼 휴가도 권유하고 있을까요? 우리나라 근로자들은 연차휴가 15.1일 중 7.9일 사용해 보장받는 연차휴가조차 모두 소진하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윤소영 한국문화관광연구위원은 25일 오후 3시 서울시 동작구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 4층 시청각실에서 열린 ‘다양한 서울의 일과 쉼’이란 주제의 서울시 성 평등 일·생활균형 1차 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오는 7월 1일부터 주당 법정근로시간이 52시간으로 단축된다. 일각에서는 저녁이 있는 삶이 가능해졌다고 하지만 5인 미만 사업장의 미적용 문제, 잔존하는 특례업종 문제 등 제도와 현실이 같이 갈 수 있을지 우려 또한 큰 상황.

이날 열린 포럼에는 서울시 및 전국 일가족양립(일생활균형) 관련 네트워크 기관, 관련 전문가, 직장문화조성 컨설팅 참여기업 및 관심 있는 기업, 시민 등이 참여해 ‘어떻게 하면 일·생활 균형을 이룰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 “일하는 시민의 휴가실태가 궁금하다”

윤소영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은 '일하는 시민의 휴가실태가 궁금하다' 근로자 휴가 실태조사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윤소영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은 '일하는 시민의 휴가실태가 궁금하다' 근로자 휴가 실태조사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윤소영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은 2017년 시범조사 결과를 토대로 “2016년 기준, 근로자 연평균 근로시간 2069시간. 휴가 일수도 많지 않은데 문화 자체가 휴가를 자유롭게 쓸 수 없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휴가 사용 장애 요인으로 “직장 내 분위기 44.8%, 업무과다 및 대체 인력 부족 43.1%, 연가 보상금 획득 28.7%, 직장 내 규제 16.7% 등의 순위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실제 10세 이상 국민을 대상으로 생활시간을 분석한 결과, 생애주기별로 학습, 일, 가정, 여가 생활이 분리된 구조로 나타났다. 연령별로 시간을 나눠보면 10대에는 학업 시간이 가장 많고, 30대로 넘어가면 학습시간이 0에 가깝다. 노동시간은 컵을 엎어놓은 모양으로 20~29세부터 50세까지 노동시간이 지속해 늘다가 은퇴 시점부터 줄어들기 시작한다. 학습시간이 노동시간에 대처한다.

이에 대해 윤 연구위원은 “전 생애주기에서 청소년기엔 교육에 집중되고, 중년기에 노동, 노년기에 여가시간이 집중되는 분리된 구조가 아닌 연령통합사회를 지향한다”며 “교육, 노동, 여가가 고르게 분포된 균형적 삶을 살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노동시간에 대한 다양한 자료나 조사보다 근로자의 휴가실태에 대한 공식적인 통계자료가 미비하다”며 “사회적 필요성 증대와 국민여가활성화 기본법을 토대로 관련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고 근로자휴가실태 파악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2018 근로자 휴가실태조사 계획(안)을 설명했다.

◇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노동시간 길고 휴가 적다”

김원정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연구위원은 '서울 중소기업 노동자의 일과 쉼 실태와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김원정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연구위원은 '서울 중소기업 노동자의 일과 쉼 실태와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김원정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연구위원은 “서울시 소재 사업체 99.9%가 중소기업(300인 미만 기업)이고 종사자 78.5%가 중소기업에 근무하고 있다”며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노동시간이 길고 휴가가 적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서울시 소재 10~300인 미만 사업체 20~49세 전일제 노동자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서울시 중소기업 일·생활균형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발표했다. 전체 응답자의 평균 노동시간은 주 46.9시간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1시간 긴 것으로 나타났고, 소득이 높을수록 노동시간이 길었다.

초과근로 빈도는 ‘일주일에 1~2번’이 38.7%로 가장 많았고, ‘거의 매일’이라는 답변도 15.3% 나왔다. 초과근로를 하는 이유로 ‘과도한 업무 때문’이 41.3%, ‘상사 눈치’ 22.9%로 조사됐다.

여성이 남성보다, 20대가 30~40대보다 일·생활균형에 대한 욕구가 강하게 나타났고, 희망노동시간도 적게 나왔다.

김 연구위원은 연차휴가 사용 현황과 관련해, “전체 응답자는 연차의 3분의 2만 사용했고, 여성이 남성보다 연차 휴가가 1.2일 적고, 사용일수도 0.4일 적다. 20대가 30~40대보다 연차휴가가 적고 사용률도 낮다”고 말했다.

◇ “쉼, 여가 개인 시간 하루 평균 2.2시간”

쉼 실태조사 결과, 평일의 주요 생활시간은 노동시간 9시간, 여가 개인 시간 하루 평균 2.2시간. 수면시간 6.3시간으로 나타났다. 다만, 여기서 만6세 이하 자녀가 있는 노동자의 여가 개인 시간은 절반에 불과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쉼 실태조사 결과, 평일의 주요 생활시간은 노동시간 9시간, 여가 개인 시간 하루 평균 2.2시간. 수면시간 6.3시간으로 나타났다. 다만, 여기서 만6세 이하 자녀가 있는 노동자의 여가 개인 시간은 절반에 불과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쉼 실태조사 결과, 평일의 주요 생활시간은 노동시간 9시간, 여가 개인 시간 하루 평균 2.2시간. 수면시간 6.3시간으로 나타났다. 다만, 여기서 만6세 이하 자녀가 있는 노동자의 여가 개인 시간은 절반에 불과했다.

여가활동 만족도는 10명 주 7명은 ‘불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여가활동 장애 요인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장시간 근로로 인한 시간 부족, 경제적 부담을 더 많이 느끼고 있었다. 김 연구위원은 “가족 돌봄시간, 통근시간, 노동시간이 짧을수록 여가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특히 근로환경과 여가활동 만족도의 상관관계를 두고 “상사 동료의 지지, 연차 휴가·유연 근무의 자유로운 활용 가능성 높을수록 여가 만족도 높다”며 “쉼 만족도 제고에 일 시간 줄이고, 일·생활균형을 지지하는 직장문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위원은 개선요구 정책과제로 중앙정부와 서울시 차원으로 나누고, 중앙정부는 기본권으로서 휴가제도 개선, 노동시간 단축 현실화를, 서울시에서는 일·생활균형 강소기업 육성과 노동시간 단축 안착을 지원하는 방향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중앙정부는 유급 여름휴가 도입 등 휴가 확대, 노동시간 단축 청구권 법제화를 중점과제로 제시하고, 서울시는 서울형 강소기업 선정 시 노동시간, 휴가사용 관련 지표를 추가하고, 서울형 강소기업 노동시간 단축 시 지원 확대, 중소기업 노동시간 단축 컨설팅 지원, 휴가 사용이 자유로운 직장문화 개선 지원을 중점과제로 제시했다.

◇ “제도는 있으나 활용률이 저조…문제해결이 선행돼야”

토론에는 김영선 노동시간센터 연구위원(왼쪽부터), 문은영 워라밸리서치 소장, 이영호 서울시한부모가족지원센터장이 참여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토론에는 김영선 노동시간센터 연구위원(왼쪽부터), 문은영 워라밸리서치 소장, 이영호 서울시한부모가족지원센터장이 참여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이어진 토론에서 문은영 워라밸리서치 소장은 “OECD 더 나은 삶 지수로 평가한 우리의 워라밸 지수는 10점 만점에 4.7점으로 35위/38”라며, “측정지수는 장시간 근무하는 노동자의 비율과 하루 중 자기관리와 여가에 활용하는 시간으로 구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문 소장은 “서울시민들이 가장 많이 하는 주말이나 휴일의 여가활동은 TV 시청(78% 중복응답)이고, 그다음이 여가활동을 하지 않고 ‘단순 휴식’만 한다는 응답도 43.5%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면서 “휴일에 단순 휴식을 하거나, TV 시청만을 주로 하는 현상은 여가와 쉼의 접근에 있어 1차적으로 양적인 휴가 일수 활용 문제해결과 더불어 여가의 질 향상을 위한 다각도의 정보제공과 지원과제가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영선 노동시간센터 연구위원은 “제도 개선만으로 쉼이 보장되거나 워라밸을 실천하기는 어렵다. 우리 사회는 제도와 현실 간의 격차가 유달리 큰 곳”이라면서 “쉼과 휴식을 실질적으로 지지하는 사회문화적 개혁, 엄중한 관리 감독이 수반돼야 그나마 제도 효과가 발휘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김영선 연구위원은 노동시간센터라는 시민단체 활동가로, 과로사 발생 사업장을 찾아 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오전에는 워라밸이 잘되는 사업장을 인터뷰하고, 오후에서 과로사 사업장을 방문하면서 판이한 다른 두 세계를 널뛰기하는 느낌”이라면서 “두 간극을 어떻게 메울까 고민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연구위원은 “서울시의 일·가족양립지원센터는 기업 규모별 차이, 지급능력 차이, 고용조건 차이, 업종 차이, 지역 간 차이 등에서 비롯하는 워라밸 불균형 문제를 진단해 내고 치료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영호 서울시한부모가족지원센터 센터장은 한부모가족의 일·생활균형과 관련해, 한부모가족의 상황을 고려한 정책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2015년 한부모가족실태조사에서 생활시간 관련 조사결과, “한부모가족은 87.4%가 근로활동을 하고 있고, 취업한 한부모의 48.2%가 10시간 이상 근무하며, 주5일제 근무하는 한부모는 29.8%로 나타났다. 하루 4~5시간 가사 돌봄에 사용하고, 자녀를 돌보는 데 어린이집, 초등돌봄교실, 방과후 교실 등 기관 이용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 모든 특징이 일·생활 불균형의 심각성을 반영하며 한부모가정은 워라밸의 우선 정책대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이 센터장은 “한부모 생활코디네이터사업, 가사지원서비스 등 서울시가 매우 선도적인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면서도 “지속적 시행과 한부모 가정의 워라밸 정책으로 자리 잡으려면 서울시한부모가족지원을 위한 조례에 명시되는 것이 필요한 선결과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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