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원장 남편 채용해 부정수급" 보육교사 제보 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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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원장 남편 채용해 부정수급" 보육교사 제보 진실은?
  • 권현경 기자
  • 승인 2018.10.08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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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조교사 1명이 0세 9명 돌보기도"… 구청은 1회 점검 후 “CCTV 볼 권한 없다”

【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수원의 한 가정어린이집이 원장 남편을 교사로 채용해 운영비를 부정으로 받고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베이비뉴스
수원의 한 가정어린이집이 원장 남편을 교사로 채용해 운영비를 부정으로 받고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베이비뉴스

경기 수원시의 한 가정어린이집이 원장 남편을 교사로 채용해 운영비를 부정으로 받고 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제보자는 '제대로 근무를 하지 않는 원장 남편으로 인해 0세 영아들이 방치되고 있는데 구청이 제대로 조사조차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공형 가정어린이집인 A 어린이집에서 일한 보육교사 B 씨는 지난 9월, A 어린이집이 원장 남편을 채용해 운영비를 부정수급하고 아동들을 방임하고 있다고 담당 구청에 제보했다. 하지만 해당 구청은 다음 날 불시점검을 나간 뒤 “이상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B 씨에 따르면, A 어린이집은 0세 원아 9명에 교사 4명(원장, 원장 남편, 보육교사, 오전·오후 보조교사)의 교사가 배치돼 있었다. 그러나 원장과 원장 남편은 실제로 아이들을 거의 돌보지 않았다는 게 B 씨의 주장이다. 심지어 보육교사 한 사람이 갑자기 그만두자 보조교사 한 명이 0세 원아 9명을 돌본 적도 있다고 B 씨는 전했다.

2018 영유아 보육사업 안내, 공공형 어린이집 지원 내용에 보면 운영비에 교사 인건비가 포함된다. ⓒ베이비뉴스
2018 영유아 보육사업 안내. 공공형 어린이집으로 선정돼 지원받는 운영비는 교사 인건비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베이비뉴스

◇ "원장 남편, 이름만 올려놓고 일 안 해"… 아동학대 방임 문제도

B 씨는 A 어린이집이 원장 남편을 보육교사로 이름만 올려놓고 제대로 일하지 않으면서 정부가 지원하는 운영비를 "부정수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공형 어린이집에는 정부에서 운영비를 지원하고, 운영비는 교사인건비, 유아반운영비, 교육환경 개선비 등으로 쓰인다.

B 씨는 원장 남편이 "오전 9시 반쯤 출근해 오후 2시 반쯤 퇴근한다"며, “(교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출퇴근 시간이 그때그때 다르고 아이들 발달 특성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한 번도 기저귀를 갈아주거나 분유를 수유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단순히 부정수급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원장 남편이 일하지 않는 동안 원아들이 방치되는 것이다. 이는 아동학대 방임과 연결된다. 0세 아동의 경우 기저귀 갈이와 분유 수유가 주된 업무로, 보육교사의 손길이 많이 필요하다. 0세는 현행법상 교사 1명이 최대 3명까지 돌보게 돼 있다. 그런데 A 어린이집의 경우 보육교사도 아닌 보조교사 1명이 규정의 3배에 달하는 아이를 돌본 것이다.

관련해 학부모들의 증언도 들을 수 있었다. 0세 아동을 A 어린이집에 보낸 엄마 C 씨는 지난 4일 베이비뉴스와 한 통화에서 "아이 엉덩이에 발진이 심하게 돋은 적도 있고, 분유통이 절반 이상이 남아 돌아오거나 우유병이나 애착 이불이 바뀌는 경우도 잦았다"고 전했다. 기저귀가 다 떨어졌는데 이를 C 씨에게 말해주지 않은 적도 있었다고 했다.

C 씨는 “바쁘니까 그렇겠지 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너무 깐깐한 엄마로 몰리면 아이가 미움을 받게 될까 봐 꾹꾹 참았다”고 털어놨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A 어린이집 원장에게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5일 오후 전화를 했으나, 원장은 “할 말 없다. 다시 전화하지 말라”며 취재를 거부했다.

또 다른 문제는 A 어린이집이 우수한 어린이집으로 선정돼 공공형 어린이집으로 지원받고 있다는 점이다. 평가인증 유지, 정원충족률 80%이상, 영아반 3개 이상 운영 등 기준을 충족해야만 계속 지원 가능하다. A 어린이집은 교사가 계속 그만두고 바뀌기를 반복하던 지난달 18일 평가인증을 받은 바 있다.

제보자가 국민권익위원회에 제보한 내용 ⓒ국민권익위원회 캡처
제보자가 국민권익위원회에 제보한 내용 ⓒ국민권익위원회 캡처

◇ 구청은 “CCTV 열람 불가”, 복지부는 “아동학대 건 열람 가능” 

보육교사의 경우, 어린이집 내부 문제를 외부에 알리기가 쉽지 않은 구조다. 원장에게 제보 사실이 알려지게 되면 이른바 '블랙리스트'에 올라 재취업하기 힘들다는 이야기가 끊임없이 거론돼 왔다. 그런데도 제보를 결심한 이유에 대해 B 씨는 “아이들이 너무 방치되고 있어 더 두고 볼 수가 없었다”고 했다.

제보 과정도 험난했다. 먼저 해당 구청에 민원을 넣었다. 그러나 구청 담당자는 한 번의 현장 지도 점검 결과 "이상 없다"고 판단했다. B 씨는 구청에 제보할 당시, 남편 교사의 출·퇴근 시간과 기저귀 갈이와 분유 수유를 CCTV를 통해 확인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구청에서는 지난달 10일 오후 4시경 방문해 해당 교사가 근무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CCTV를 확인하지 않았다.

구청 담당자는 지난 1일 베이비뉴스와 한 통화에서 “2018 영유아 보육사업안내 지침에 따르면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영상정보처리 관련 법상 CCTV는 안전(문제) 외 열람이 제외된다. 출퇴근 시간 확인 용도로는 사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아동학대(방임) 건에 대해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의뢰했고 조사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CCTV 열람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보건복지부 담당자는 지난 4일 베이비뉴스와 한 통화에서 CCTV 열람과 관련해 “개인정보보호법에 준용해서 만들었지만 아동학대가 의심되면 현장 지도 점검 중에 CCTV 열람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구청에서 현장 점검을 나가고 베이비뉴스가 취재에 들어가자, A 어린이집은 보조교사와 보육교사를 충원하는 구인공고를 냈다. B 씨는 구청에서 CCTV를 확인하지도 않으면서 현장 점검을 나간 탓에 부정수급 문제와 아동학대 방임과 관련한 증거가 파기될까 우려하고 있다.

B 씨는 국민권익위원회에도 신고했다. 국민권익위원회 담당자는 지난 1일 베이비뉴스와 한 통화에서 “보조금 받은 자료 등을 최종 확보해서 행정처분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감독기관(수원시청)에 이첩시켜 조사가 필요하다고 의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동학대 방임 의혹을 조사하고 있는 아동보호전문기관 담당자는 “어린이집 CCTV를 확보해 확인하고 있다. 조사결과가 나오면 해당 구청으로 보낼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보도 이후 4일이 지난 12일, A 어린이집 원장은 베이비뉴스에 반론을 보내왔다.

핵심은 원장 남편(이사장)이 정상적으로 근무했다는 것. 원장은 "이사장님이 근무를 다 하신 것을 학부모 대표가 CCTV로 확인했다"며, "개별발달평가, 포트폴리오 작성, 수첩, 일지, 계획안, 카페글 올리는 것도 이사장님이 하신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저귀 갈기, 분유 수유, 보육 다 했다"며, 다만 "허리 수술로 휴게시간을 포함해 조퇴한 적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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