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시태그로 보는 육아맘] 우리 아이 주치의
[해시태그로 보는 육아맘] 우리 아이 주치의
  • 칼럼니스트 여상미
  • 승인 2018.11.27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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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겨울 #환절기 #감기 #호흡기질환 #면역력 #소아과 #치료

본격적으로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아이의 컨디션에도 비상이 걸렸다. 한 해가 지났으니 올해는 작년과 다르게 무사히 넘어갔으면 하는 엄마의 바람과 달리 아이는 또 다시 콧물을 흘리더니 기침까지 심하게 콜록거린다. 밤잠을 설치는 것은 물론 평소처럼 먹지도, 놀지도 못하니 제 딴엔 오죽 답답하랴. 그러나 예고도 없이 하루아침에 온종일 아픈 아이를 맡게 된 엄마도 정신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어떤 엄마는 아이가 단체 생활을 하기 시작하면 1년은 병원에 들락날락할 각오를 해야 한다 했고, 어떤 엄마는 초등학교 전까지 시름시름 하더라 했다. 아마 저마다의 경험을 이야기한 것이겠지만 가능한 한 이 고비가 빨리 끝나는 쪽으로 믿고 싶기만 한 나날들이다.

아이마다 체질적으로 약한 부위들이 다르겠지만 우리 아이는 유독 호흡기 질환에 약한 편이다. 그래서인지 미세먼지, 온도, 습도에 항상 민감해 실내 환기나 가습 등에 늘 신경을 곤두세우고 지낸다. 지난겨울 이후로는 휴대용으로 사용이 가능한 호흡기 치료 기계도 구입했고 주위에서 도움이 되었다는 한약도 지어 먹여보았다. 그렇지만 결국 또 올 것은 오고야 말았다.

겨울, 시작과 동시에 본격적인 환절기 질환 주의보 발령!
겨울, 시작과 동시에 본격적인 환절기 질환 주의보 발령! ⓒ여상미

좀처럼 약이 듣지 않을 때는 병원을 옮기는 수밖에 없었다. 어떤 병원은 처음부터 약을 세게 지어주기도 했고, 어떤 병원은 갈 때마다 입원 치료를 권유했다. 동네에 소아과는 갈수록 많아지는데 아이와 맞는 소아과 하나 찾기가 왜 이리 하늘의 별 따기 같은지.

전문의에 따르면 항생제는 일주일 이상 복용을 해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데, 엄마 입장에서는 아이에게 전혀 차도가 보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독하기만 한 항생제를 계속 먹이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어 다른 곳으로 옮기면 이번에는 또 다른 이유로 아이와 맞지 않았다.

차라리 확실하게 ‘폐렴’이라든지 ‘장염’이라는 진단을 받으면 그에 따른 진료 절차를 밟겠지만 우리 아이의 경우는 항상 그 언저리에서 오래도록 앓다 끝이 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알레르기성 비염, 모세 기관지염을 동반한 호흡기 질환. 일종의 감기, 참으로 질기고 독한 감기였지만 이것만 가지고 섣불리 입원이나 수액치료 등을 동반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실제로 동네 병원을 전전하다 결국 찾아간 대학병원의 노교수 한 분은, 개인적인 견해지만 통원 치료보다 입원 치료의 경과가 더 낫다는 보장이 없으니 그저 시간 맞춰 끼니와 약을 먹이면서 집에서 잘 살피는 것이 최선이라 했다.

그렇다고 상급병원의 처방이 이전보다 늘 나은 것은 아니었다. 여행 중 아이가 열이 심하게 올라 찾아간 한 병원의 응급실에서는 기본 1~2시간 정도의 대기 시간이 걸렸다. 가뜩이나 몸이 좋지 않은 아이는 자리에 한번 누워보지도 못하고 결국 오랜 시간 기다리기만 하다 결국 선 채로 수액을 맞고 돌아왔다.

그러나 이런 일들은 우리 아이만 겪는 일이 아니었다. 아이에게 꼭 맞는 병원 혹은 의사를 찾았다는 엄마는 손에 꼽을 정도였다. 그리고 그렇게 되기까지의 과정은 누구의 추천도, 널려 있는 정보도 아니라 직접 아이를 데리고 부딪혀 얻은 결론이기 때문에 또 다른 아이에게도 똑같이 적용될 것이라는 보장이 없었다. 결국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각자가 해결해야 할 몫이라는 사실.

그런데 문제는 그 과정에서 아무런 힘이 없는 아이만 더욱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낫지도 않았어.” 어느 소아과에서 만난 아이 친구 엄마의 한탄이었다. 그래도 울며 겨자 먹기로 다시 병원을 찾았다면서.

아픈 아이를 낫게 하고픈 간절한 심정으로 이 병원 저 병원을 찾아 나서는 엄마는 언제나 '을'의 입장일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엄마가 보고 느낀 아이의 증세에 대해 대충 흘려듣거나, 엄마들은 무조건적으로 아이의 상태를 과대평가한다고 치부해버린다거나, 지나치게 전문적인 견해와 전혀 어긋난다는 듯한 투로 대하는 의사들을 만날 때면 더욱 그렇다.

갑작스러운 기온 변화로 아이들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오늘 아침 전화를 걸어온 아이의 담임 선생님은 같은 반 친구들 대부분이 결석했다는 소식을 들려주었다. 가뜩이나 날은 점점 더 추워지는데 다들 어디를 헤매고 있는 걸까. 가만히 아이의 증세를 체크하며 이번엔 어디에서 어떤 치료를 받게 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일지 다시 한번 엄마의 감을 믿어보기로 한다.

*칼럼니스트 여상미는 이화여자대학교 언론홍보학 석사를 수료했고 아이의 엄마가 되기 전까지 언론기관과 기업 등에서 주로 시사·교양 부문 글쓰기에 전념해왔다. 한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은 아이와 함께 세상에 다시 태어난 심정으로 육아의 모든 것을 온몸으로 부딪히며 배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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