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태어나서 출생 초기 가장 중요한 영양물은 당연히 모유입니다. 분유 수유를 통해 키우는 경우도 많고 혼합수유를 하는 경우도 많지만, 언제까지 이러한 유제품으로만 키울 수는 없습니다. 어른과 같이 식사를 할 수 있게 될 때까지 점차 식사를 진행해야 하는데, 이럴 때 먹는 음식을 넘어가는 식사, 즉 이유기의 식사, 이유식이 필요합니다.
Q. 이유식은 언제 시작해야 하나요?
외래 진료를 하다보면, 아이를 안고 있는 모습만 보아도 혹은 몇 마디 대화만 나눠보아도 첫째 아이인지 알게 될 때가 아주 많습니다. 출생 초기 첫째 아이를 데리고 오는 경우 간혹 듣게 되는 질문 가운데 하나가 '언제부터 이유식을 해야 하는가'입니다. 개인적인 의견을 포함하여 대답한다면 육아는 책이나 인터넷으로 하는게 아니라고 이야기해드립니다.
정확히 정해진 시기는 없습니다. 보통 4~6개월에 시작하라고 하는데 저는 보통 5개월에 하라고 이야기하거나 그 즈음 어떤 기억하기 쉬운 날이 있으면 '1월 1일부터 시작해라', '어린이날 선물로 시작해라' 등으로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역시 정해진 시기는 없고, 아이의 상황이나 엄마의 상황에 따라 정하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Q. 알레르기 가족력이 있으면 늦게 하는 게 맞나요?
과거에는 알레르기가 있으면 6개월 이후에 이유식을 시작하라고 했던 적도 있었고, 실제 교과서에도 그렇게 나왔지만, 최근에는 굳이 늦춰서 6개월 넘기지 말라고 이야기합니다.
반대로 유럽학회를 가보면 너무 일찍 4개월 이전에 하지 말라고 합니다. 그쪽 문화는 저희와 반대로 자꾸 일찍 하려는 경향이 있나봅니다. 어찌 되었건 결론은 알레르기가 있다고 해서 이유식의 시작을 늦추지 말고 4~6개월에는 시작하는 게 맞습니다.
Q. 이유식을 하니까 피부에 자꾸 뭐가 생겨요.
이유식 시기 아이들에서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 피부발진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무턱대고 아토피라고 하면서 이유식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은데, 음식과의 인과관계가 있다 하더라도 실제 아토피인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최근 연구들에서는 영유아 이유식 시기에 음식 섭취를 통해 감작(일종의 적응)을 시키는 것이 이후 아토피 발생의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고 합니다. 다만, 심각한 전신발진이나 부종 등이 동반될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가 필요합니다.
Q. 이유식을 먹을 때는 분유를 줄여야 하나요?
이유식 후기나 완료기 이후에는 당연하게 유제품 섭취가 줄어들 것입니다. 이유식의 기본 원칙 가운데 한 가지가 이유식을 먹이고 유제품을 먹이는 것이기 때문에, 고형식으로 배가 찬다면 유제품 섭취가 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유식 초기에는 억지로 분유 섭취를 줄일 필요는 없습니다. 이유식은 말 그대로 이유기의 음식인 까닭에 아직까지는 성장과 발달에 필수적인 영양 섭취는 부족합니다.
가끔 진료실에서 제게 어떤 음식을 먹일지, 어떤 조리를 할지 물어보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영양사나 요리사, 식품 전문가는 아닌 까닭에 당황할 때가 많습니다. 이유식 조리만큼은 저희 아이들 역시 책으로 공부했고 인터넷을 참고하였습니다.
*칼럼니스트 이대용은 중앙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조교수이며 소아위장관영양 세부전문의이다. 위장관 질환과 모유영양에 대한 진료와 연구를 주로 하고 있다. 또한 2012년, 2017년에 태어난 두 아들의 아빠로서 육아는 책과 입으로 하는 이야기와는 다름을 몸소 느끼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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