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맘' 신보라 의원 "우리나라는 임산부에게 불친절한 곳"
'100일맘' 신보라 의원 "우리나라는 임산부에게 불친절한 곳"
  • 김재희 기자
  • 승인 2018.12.19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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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국회포럼 1.4 토론회 ‘임신경험으로 본 배려문화와 지원정책’

【베이비뉴스 김재희 기자】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동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회포럼 1.4와 인구보건복지협회는 공동주최로 토론회 ‘임신경험으로 본 배려문화와 지원정책’을 개최했다. ⓒ인구보건복지협회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동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회포럼 1.4와 인구보건복지협회는 공동주최로 토론회 ‘임신경험으로 본 배려문화와 지원정책’을 개최했다. ⓒ인구보건복지협회

“제가 직접 임신하고 출산과 관련한 정보를 접해본 입장으로, ‘우리나라는 임산부에게 불친절한 곳이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임신하게 되면 아이행복카드를 국가가 발급해주는데, 국가는 이때 임신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런데 출산 전까지 어떤 기관에서도 정보를 받은 적이 없습니다. 출산을 하고 나니까 예방접종 정보만 줍니다.”

자유한국당 신보라 의원(비례대표)는 국회의원 최초로 출산휴가를 사용하고 지난 11월 국회에 복귀했다. 신 의원은 국회포럼 1.4와 인구보건복지협회(회장 신언항)는 공동주최로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동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토론회 ‘임신경험으로 본 배려문화와 지원정책’에 참석해 이같은 인사말을 건넸다. 

아이가 곧 100일을 맞이한다고 밝힌 신 의원은 임신과 출산, 육아를 겪으며 저출생 문제 해결에 당사자로서 많은 고민을 거듭한 듯 말을 꺼냈다. 그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하던 차에 공부하고자 참석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행사는 임신기간 동안의 배려문화와 지원정책 실태를 공론화하고 정책 대안을 제시하고자 마련됐다. 이 자리에서 인구보건복지협회는 2040세대 임산부 4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 결과를 발표했다. (관련기사 ▶ ‘출산여성 63.4% “임신 중 직장 내 불이익 경험 있다”’)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박보미 인구보건복지협회 연구원은 “계획임신과 관련해서 임신 전에 교육 및 의료 지원 체계를 확대해야 하고, 임신 출산 관련한 교육을 제공하며 교육의 접근성 향상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외에도 ▲부모준비 교육 지원 확대 ▲임신 중 방문간호 및 상담 서비스와 임신 출산 원스톱 서비스 실시 ▲인터넷 정보 정확성과 정부 사이트 접근성 향상 ▲임산부 배려 캠페인 확대 및 배려 문화의 일상화 등을 언급했다.

◇ “출산전후휴가에 부정적 감정 100%… 임산부 배려, 실천으로 이어져야”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지난 7일 ‘저출산·고령사회 정책 로드맵(이행계획)’을 발표했다. 기본 3차 기본계획을 재구조화한 이번 로드맵은 ‘출산 장려 정책’에서 벗어나 삶의 질을 높이고 성평등한 사회를 만드는 데 중점을 뒀다. 결국, 애를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사람들이 체감했을 때 비로소 출산율이 반등할 기회가 생긴다는 점을 국가도 인식한 것이다.

이날 현장에서도 토론자들은 입을 모아 사회 변화를 촉구했다. 연구자, 임산부 당사자, 지자체, 행정담당자 등 서로 서 있는 위치는 달랐지만,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해답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같은 대답을 한 것이다.

김동식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젠더폭력·안전연구센터 센터장은 “여성들은 영세업장에서 일하는 비정규직인 경우가 많다”며, 비정규직인 여성의 임신과 출산은 정부 정책의 사각지대에 있기 때문에 “임신과 출산, 양육에 있어서 정부 지원을 형평성 있게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당부했다. 임산부를 배려해야 한다는 인식에서 나아가, ‘배려가 실천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난 9월 20일 KBS 아나운서협회와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서울지하철 5호선 여의도역에서 지하철 임산부 배려 문화 정착을 위한 캠페인을 진행했다. 임산부 체험을 한 상태로 지하철 내를 이동하면서 임산부 배려석 양보를 유도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지난 9월 20일 KBS 아나운서협회와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서울지하철 5호선 여의도역에서 지하철 임산부 배려 문화 정착을 위한 캠페인을 진행했다. 임산부 체험을 한 상태로 지하철 내를 이동하면서 임산부 배려석 양보를 유도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이 자리에서 김동식 센터장은 SNS상에서 특정 단어가 어떤 연관어와 함께 사용되는지를 분석한 결과를 내놨다. 해당 키워드를 둘러싸고 우리 사회가 현재 어떤 모습을 하고 있으며 어느 종류의 정책 수요를 가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조사다. 

단어 ‘임산부 배려석’과 ‘출산전후휴가’는 부정적인 감성과 관련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두 단어는 임산부 배려의 키워드로 도출됐다. 특히 ‘출산전후휴가’는 100%가 부정적 감정만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임신·출산·양육 과정을 겪는 여성들은 해당 제도를 사용하면서 느끼는 어려움을 SNS에 토로하는 셈이다. 

한편, ‘임신’이라는 단어가 ‘낙태’, ‘비용’, ‘구입’, ‘수술’, ‘상담’ 등이 수집됐다는 점을 들어 ‘비계획임신군’에 대한 국가의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김동식 센터장은 “‘비계획 임신’에서 나올 수 있는 상황을 제시하고 있다”고 결론 내리고, “계획하지 않은 임신은 임신 이후 필요한 상황과 준비할 내용에 대한 접근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 “직장 내 모성보호 및 일가정양립지원 교육 의무시행 해야”

김문정 서울시금천직장맘지원센터 센터장도 임신한 근로자를 위해 마련한 제도를 마음 편하게 사용하지 못하는 현실을 지적하며,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는 점에 동의했다.

김 센터장은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을 확대하는 것이나 육아휴직을 자녀가 태어나기 전에 미리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두고 “임신한 근로자가 본인이 근로자로서 마땅한 권리를 행사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이지 특별한 배려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문정 센터장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임신·출산·육아 관련 제도를 모른다”며, “1년에 1회 이상 의무적으로 시행하는 직장 내 성희롱예방교육처럼 직장 내 모성보호 및 일가정양립지원 교육을 시행해 근로자들에게 본인이 사용 가능한 제도가 무엇인지 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임산부 당사자 대표로 토론에 참석한 최민지 씨는 한·미 양국에서 경험한 출산을 비교하며 임신 지원 시스템을 제언했다. 특히 임신 초기부터 출산 후 3개월에서 최대 6개월까지 국가가 원스톱으로 도와주는 미국의 ‘서포트 시스템’ 도입을 제안했다.

이 시스템은 첫 병원 방문부터 임산부에게 케이스 매니저를 배정해 식단과 지원, 출산준비를 비롯해 정서적인 지원까지 제공하며, 첫 아이를 임신했거나 저소득 산모와 가정에 아기옷·분유·카시트·유축기 등을 일부 지원하는 제도다.

최 씨는 전업맘으로서 “타 선진국의 분위기와 같이 여성의 나이와 공백 기간과 상관없이 편견 없는 재취업이 가능한 사회적 인식개선이 분명 있어야 한다”며, “임신과 출산 후에도 여성이 언제든 사회로 복귀할 수 있다는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가 형성된다면 저출생 해결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재취업에 대한 불안 해소를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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