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는 선생님 말씀을 너무 안 들어요
우리 아이는 선생님 말씀을 너무 안 들어요
  • 칼럼니스트 김영훈
  • 승인 2019.04.17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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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의 두뇌훈육] 부모의 양육태도 먼저 점검해 보세요

Q. 우리 아이는 어렸을 때부터 워낙 활동적인 아이였어요. 그런데 유치원 선생님 말로는 우리 아이가 수업 중에 돌아다니고 선생님 말씀을 귀담아듣지 않는다고 하시더라고요. 선생님이 주의를 주더라도 딴 생각을 하고 있을 때가 많아 말을 잘 안 듣는다고 합니다. 또 친구들과 다툴 때 주먹이 나가는 등 충동적으로 행동해서 선생님이 깜짝 놀라기도 하셨답니다. 우리 아이는 무엇이 문제일까요?

A. 수업시간에 선생님 말을 잘 안 듣고 딴 짓을 하거나, 지시를 무시하고 대열에서 이탈하는 아이들. “그림을 그려요~” 하면 즉각 “싫어요!”라고 대꾸하는 아이들. 선생님 말을 잘 들으려 하지 않거나, 들으면서도 딴 생각을 해 선생님 말을 기억하지 못하는 아이가 있다.

이런 아이는 수업에 대한 준비물이나 숙제를 제대로 챙길 수 없고, 수업에 대한 집중력도 떨어진다. 이렇듯 선생님 말을 잘 안 듣는다면 주의력에 문제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청각주의력이 떨어지는 아이라면 선생님의 말을 잘 듣지 않거나 딴 짓을 하는 일이 많다.

그러나 아이에 따라서 청각주의력에 문제가 없어도 부모의 양육태도때문에 선생님 말을 잘 안 듣는 아이가 있다. 이런 경우에는 평소 아이가 어떤 태도로 어른을 대하는지 점검해야 한다. 어른에게 반항적인 아이라면 선생님이라고 해서 예외를 두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아이를 변화시키려면 부모가 양육 태도부터 바꿔야 한다. 아직 어리다는 이유로 모든 행동을 제한 없이 받아주기만 했다면 지금부터라도 아이에게 지켜야 하는 약속과 규칙들을 가르쳐야 한다. 반면에 무조건 부모의 말에 따르도록 키웠다면, 아이의 의견을 진지하게 들어주고 공감해주며 신뢰감을 보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 뇌 과학적 의미

정보를 여과하는 뇌. ⓒ김영훈
정보를 여과하는 뇌. ⓒ김영훈

주의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뇌가 불필요한 정보를 여과해야 하는데, 이때 기저핵과 전전두엽피질이 특히 활발하게 작동한다. 기저핵은 미세한 움직임을 조절하는 영역이고, 전전두엽피질은 합리적, 이성적 사고와 문제해결력에 관여하는 영역이다.

기저핵과 전전두엽피질의 연결회로는 학습을 위한 연결을 강화하는 행동을 할 때, 또는 어떤 행동을 방해하거나 그 행동의 강도를 약화시키기 위해 행동을 억제할 때도 활성화된다.

아이가 숙제를 할 때는 주어진 과제의 부담스러운 정도와 아이가 이전에 성공적이었던 학습경험을 토대로 서로 다른 기억체계가 뇌의 주의를 끌기 위해 서로 경쟁한다. 이때 기저핵과 연결된 전전두엽이 서로 경쟁하는 기억체계 중 어느 것을 더 활성화시킬지를 조절하게 되는 것이다.

정보는 시상에 들어온 뒤, 정보해석을 위해 다시 뇌의 연합영역으로 보내지고 전전두엽에서 신정보와 구정보를 통합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중간에 기저핵이 뇌를 보호하기 위해 경찰관 역할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뇌는 불필요한 정보를 처음에는 오감을 받아들이는 시상에서 거르고, 다음에는 기저핵과 전전두엽피질에서 거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선생님 말씀을 잘 듣게 하려면, 집에서 규칙을 지키는 훈련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베이비뉴스
선생님 말씀을 잘 듣게 하려면, 집에서 규칙을 지키는 훈련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베이비뉴스

◇ 양육지침

▲아이를 방치하거나 지배적으로 키우지 말 것

방임형 부모에게서 자란 아이는 명령이나 일과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독재형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상대방에게 적대 감정을 갖는 성향을 보인다. 따라서 두 유형의 아이 모두 남의 말을 귀담아들으려 하지 않는다. 아이를 대할 때 질서와 규칙은 지키게 하되, 아이의 생각이나 행동을 충분히 허용해주는 부모가 되도록 노력하자.

▲집에서 생활규칙을 지키게 유도하자

선생님 말을 귀담아듣고 지시에 잘 따르게 하려면 규칙을 지키는 훈련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외출 후 손 씻기, 숙제부터 하고 놀기, 컴퓨터 게임은 1시간만 하기 등 집에서 지켜야 할 규칙들을 정한 다음 이를 지키도록 유도하자.

규칙을 잘 지켰을 때, 처음에는 스티커를 주어 모이면 원하는 물건을 사준다거나 원하는 행동을 할 수 있게 해주자. 점차 익숙해지면 스티커 개수를 늘여 보상 간격을 줄여간다. 처음에는 물건으로 아이의 마음을 사지만, 차차 칭찬과 격려가 그 어떤 선물보다 값진 것임을 알게 해주어야 한다.

▲숙제하는 습관이 몸에 배도록 도와줄 것

평소 부모가 숙제할 분량을 얘기해주고 그것을 지키는 연습이 필요하다. 계획표를 짜는 것도 도움이 된다. 과제를 내줄 때는 너무 어려운 것부터 시작해서는 안 된다. 숙제 시간도 한꺼번에 길게 정하지 말고 짧게 나눠서 할 수 있게 도와준다. 30분 하고 10분 쉬는 등 아이의 특성에 따라 시간을 조절해주자.

▲과도한 선행학습을 줄일 것

청각주의력이 떨어지는 가장 큰 원인은 과도한 선행학습인 경우가 많다. 미리 너무 많은 것을 배워서 학습에 흥미가 떨어지면 선생님 말을 귀담아들을 리 없기 때문이다. 아이가 전에 쓰던 놀잇감이나 학습교구, 교재 등이 지나치게 자극적인 것이 아니었는지도 짚어봐야 한다. 색상이 지나치게 화려하고 기능이 입체적인 것들에 익숙해진 아이라면, 시각주의력이 떨어져 종이나 평면적으로 된 단순한 교재에 흥미를 못 느낄 것이다.

▲과제수준을 점검하고 좋은 행동에 대해서는 칭찬하라

과제수준이 너무 높아도 주의력이 떨어진다. 과제수준을 조절해 스스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자. 아이가 아주 조금이라도 스스로 학습을 할 때는 아낌없는 칭찬으로 자신의 행동에 대해 뿌듯하게 생각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잘했을 경우 아이가 좋아하는 것으로 ‘보상’을 해주는 것도 권할 만한 방법이다.

▲기초 학습 능력을 점검하라

너무 뭘 몰라서 또는 준비가 안 돼서 학습에 흥미를 못 느끼는 경우라면 하루 1시간씩 기초 학습 능력을 채워준다. 학습 능력을 키워주기 위해서는 우선 선생님과 상담을 해서 부진한 부분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진한 부분이 파악되면 시간을 할애하여 보충을 해줄 필요가 있다.

▲산만하지 않은지 점검한다

아이가 어수선하고 산만한 성격이라면 이를 고쳐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안정감을 느낄 수 있게 집 안을 깨끗이 정리정돈하고, 공부와 놀이를 구별해 시간표를 짠 후 정해진 시간에 맞춰 행동할 수 있게 도와준다. 부모나 형제, 자매의 말을 귀 기울여 듣게 하는 훈련도 아이의 산만함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경청하는 훈련을 할 때는 가능한 한 지시 내용을 짧고 명료하게 하고, 아이가 이해했는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부모가 서두르는 모습을 보이지 마라

무슨 일을 하든 급하게 서두르는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산만하거나 충동적인 성향을 갖기 쉽다. 이런 성향은 다른 사람의 말을 귀담아듣기 힘들다.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란 점을 명심하고 서두르거나 충동적인 행동을 자제하도록 노력한다.

▲나-전달법을 이용하라

나-전달법은 아이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부모의 지시를 따르게 하는데 유용하다. ‘나-전달법’을 이용하는 요령은, 우선 차분한 태도로 아이의 행동을 비판하지 않고 객관적으로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다. 그런 다음 아이의 행동으로 인해 엄마가 어떤 기분이 드는지를 말해준다. 마지막으로 엄마가 기대하는 행동을 짧고 명료하게 말해주자.

▲홧김에 내뱉는 극단적인 말들을 피하라

부모가 아이에게 해서는 안 될 말들이 있다. “넌 어쩔 수 없는 아이구나!”, “내가 그럴 줄 알았지!” 등의 표현은 흔히 홧김에 내뱉기 쉬운 말들이다. 그런데 이런 극단적인 말들은 아이의 자존감을 떨어뜨린다. 아이가 잘못을 했을 때는 일단 화부터 가라앉혀야 한다. 아이가 어떤 잘못을 저질렀을 때 비판하거나 지적만 해서는 안 된다. 잘못을 저지른 후 좀 나은 행동을 보이면, 곧바로 잘했다는 것을 인정해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칼럼니스트 김영훈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소아신경과 전문의로 가톨릭의대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현재 한국두뇌교육학회 회장과 한국발달장애치료교육학회 부회장으로 학술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아이가 똑똑한 집, 아빠부터 다르다(2017)」 「4-7세 두뇌습관의 힘(2016)」 「적기두뇌(2015)」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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