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쟁이 아이와 여행을 떠나는 당신을 위한 안내서
돌쟁이 아이와 여행을 떠나는 당신을 위한 안내서
  • 칼럼니스트 송이진
  • 승인 2019.04.26 1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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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리포터 엄마의 행복한 여행 육아] 15개월 미만 아이와 여행하기

하루가 한 달처럼 흘러가던 육아 초반. 하루에도 몇 번씩 훌쩍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 들 때가 많았습니다. 한 아이의 엄마가 되고 한동안 저는 모든 것이 낯설고 힘든 신입사원이 된 것만 같았거든요. 퇴근도 없는 도돌이표 같은 육아로부터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여행 밖에 없을 것 같았습니다. 여행을 ‘지금 이곳으로부터의 일탈'에 의미를 둔다면 그때야말로 가장 떠나고 싶었던 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퇴근도 없는 도돌이표 같은 육아로부터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여행이었습니다. ⓒ송이진
퇴근도 없는 도돌이표 같은 육아로부터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여행이었습니다. ⓒ송이진

지나고 보니 그때 떠났던 여행이 지금까지 아이와 한 여행 중 가장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집안일을 하지 않아도 되고, 다른 사람이 해주는 밥을 먹을 수도 있고, 독박 육아에서 벗어나 남편과 콧바람을 쐴 수 있었던 그때. 

그렇게 아이와 여행을 시작한 지 어느덧 7년이 넘었습니다. 그 경험을 모아 얼마 전에는 아이와 함께 다녀온 스무 곳의 해외 여행지를 책으로 소개하기도 했는데요. 이제는 제대를 앞둔 말년 병장같은 마음이지만, 저에게도 설레임만큼 불안과 걱정이 컸던 시절이 있었답니다.

그래서 이번엔 아이와 여행을 막 시작하는 부모에게 도움이 될 만한 팁을 이야기해볼까 해요. 많은 것을 하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조금만 요령을 터득하면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도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솔직히 아이가 어릴 때 떠나는 여행은 장소만 바뀐 육아의 연장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기에 육아로 지친 엄마 아빠가 최대한 쉴 수 있는, 휴식중심으로 계획을 잡는 것이 좋은데요. 생후 15개월까지는 아이 스스로 잘 돌아다니지 못하고 모든 것을 입으로 확인하려고 하기 때문에 아무 곳에나 내려놓을 수도 없는 시기입니다. 그렇기에 이때는 숙소가 특히, 중요한데요. 숙소가 곧 여행의 시작과 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욕심을 버리고 조금만 요령을 터득하면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도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송이진
욕심을 버리고 조금만 요령을 터득하면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도 생각보다 어렵지 않습니다. ⓒ송이진

그래서 이때만큼은 좋은 숙소를 이용해 보라고 권합니다. 레스토랑, 수영장, 스파, 키즈카페 등의 부대시설이 숙소 내에 있어 굳이 밖으로 나가지 않고도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대규모 리조트 단지가 저는 특히 좋았는데요. 아이가 수유횟수가 잦고, 기저귀를 수시로 갈아줘야 하고, 낯가림이 심하다면 공공장소가 불편할 수 있습니다. 경제적인 여유가 된다면 독채나 풀 빌라를 이용하는 것도 좋겠지요.

일정이 짧거나 해외여행에 두려움이 있다면 국내 여행부터 시작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무엇보다 엄마의 마음이 여유롭고 편해야 좋은 여행이 될테니까요. 자연환경이 좋고 식사가 맛있으면서 아기 침대는 물론, 침대가드, 범보의자, 젖병소독기까지 준비해주는 입 소문난 숙소들도 국내에 아주 많습니다.

해외여행이라면 비행거리가 짧고 리조트가 많은 베트남의 다낭이나 나짱(나뜨랑)이 좋은데요. 시내에 롯데마트가 있어 필요한 용품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화려한 도시를 좋아한다면 태국의 방콕이나 마카오 코타이 지역의 호캉스를 추천합니다. 호텔의 가성비가 좋고 쇼핑몰, 레스토랑 등이 거대한 멀티플렉스로 연결된 곳이 많아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편하게 유모차를 밀고 다닐 수 있답니다.

짐을 쌀 때도 요령이 필요한데요. 젖병, 기저귀, 장난감, 불안한 마음에 하나, 둘 챙기다 보면 어느새 짐이 산더미처럼 불어나 있거든요. 여행에서 짐은 몸과 마음을 힘들게 하는 장애 요소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저는 여행할 때만큼은 일회용을 주로 쓰고, 꼭 필요하지 않은 것들은 과감하게 두고 가라고 권합니다.

젖병도 일회용이, 분유도 스틱이 편하고요. 전 평소에 엄마표 이유식을 고집하는 편이었지만 여행할 때만큼은 변질 위험이 없고, 데울 필요도 없는 시판 이유식을 준비했어요. 호텔 조식에는 대부분 아이들이 잘 먹는 바나나나 치즈, 부드러운 빵, 흰 죽 등이 나오기 때문에 준비하지 못했다고 해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저는 아이가 10개월이 됐을 때부터 쌀국수를 먹이기 시작했는데요. 접시에 국수 몇 가닥만 올려주면 국수 가락과 한참 동안 노느라 남편과 저는 코가 아닌 입으로 식사를 할 수도 있었습니다.

특히, 짐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기저귀는 현지에서 하기스나 팸퍼스 같은 브랜드들로 구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일정이 길고 가까운 곳에 마트가 있다면 현지에서 구매해도 좋습니다. 단, 방수 기저귀는 없는 곳이 많으니 여유 있게 챙기는 것이 좋구요.

아기 띠는 필요한 시기라면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제 아이는 낯가림이 심하고 겁이 많아 낯선 환경에서 유모차를 거부하고 안아달라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아기 띠는 두 손이 자유로워 기동성 있게 움직일 수 있고, 비행기 안에서 아이를 달래거나 재울 때도 유용합니다. 하지만 유모차는 아기 띠와 달리 선택이 아닌 필수인데요.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기 직전까지 사용할 수 있고 도착 시, 입구 바로 앞에서 받을 수 있습니다. 단, 아이가 어려도 유모차는 휴대가 편한 경량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와 여행 시 유모차는 필수. 휴대가 편한 경량을 선택하세요. ⓒ송이진
아이와 여행 시 유모차는 필수. 휴대가 편한 경량을 선택하세요. ⓒ송이진

이맘때 아이들은 피부가 약해 모기에 물린 자국이 부풀어 오르거나 물집이 잡히기도 하는데요. 모기 퇴치제, 연고, 기저귀 발진 크림 등은 평소 아이가 쓰던 순한 것을 챙겨갑니다. 기어 다니는 아이들은 반바지보다 얇은 긴 바지와 양말을 신기는 편이 안전하구요. 저렴한 큰 스카프나 엄마의 얇은 겉옷을 챙기면 담요나, 수유 가리개, 포대기, 심지어 아이를 재우거나 기저귀를 갈 때 깔개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급할 때 바로 꺼내야 하는 여벌 옷과 기저귀, 물티슈, 몇 장의 비닐봉지, 공갈젖꼭지나 간식 등은 백 팩에 넣어둡니다.

자, 이제 비행기를 타볼까요? 공식적으로 생후 7일이 지나면 비행기 탑승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생후 4주 미만은 신체적으로 환경 변화에 미숙하기 때문에,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4주가 지난 후 탑승하는 것이 좋다는데요. 제가 아이와 함께 비행기를 탄 것도 생후 4주째 부터였습니다.

아이의 수면시간이 길고 안고 있거나 화장실에서 기저귀를 가는 것이 편해 비행만큼은 이 시기가 가장 수월했던 것 같아요. 아이들은 기압 차로 인한 귀통증을 느낄 수 있는데, 이륙과 착륙에 맞춰 수유를 하면 도움이 됩니다.

기내용 요람은 무조건 신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송이진
기내용 요람은 무조건 신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송이진

그리고 기내용 요람은 무조건 신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좌석 맨 앞자리에 설치해 다른 좌석보다 공간도 넓은 편이고 아이를 눕혀 재우지 않더라도 앉혀서 놀리거나 유아용품을 넣어둘 수도 있어 여러모로 편하거든요.

기내용 요람은 설치할 수 있는 좌석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선점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괌, 세부, 사이판처럼 아기 엄마들이 선호하는 노선은 경쟁이 아주 치열하답니다. 저가 항공사는 서비스하지 않는 경우도 있으니 예약 시 확인하는 것이 좋겠지요.

만약, 엄마 혼자 아이와 비행기를 타야 한다면, 항공사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아시아나는 항공기 우선 탑승과 도착지 수화물 우선 수취를 할 수 있는 해피맘 서비스를 제공하고요. 대한항공은 7세 미만 아이를 2명 이상 동반한 경우 직원 1명이 전담해서 출국을 도와주는 한 가족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공항에 도착했는데 짐이 많다면 공항터미널에서 택배로 집까지 보낼 수도 있습니다.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객들이 늘어나면서 요즘은 관련 서비스도 많아졌는데요. 제주의 경우 짐을 공항에서부터 각 여행지로 계속해서 옮겨주는 짐 옮김이 업체도 많이 있으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아요.

티켓을 발권할 때 교통약자 우대카드를 받으면 전용 출국장에서 빠르게 보완 검색대를 통과 할 수 있습니다. ⓒ송이진
티켓을 발권할 때 교통약자 우대카드를 받으면 전용 출국장에서 빠르게 보완 검색대를 통과할 수 있습니다. ⓒ송이진

티켓을 발권할 때 교통약자 우대카드(패스트 트랙)를 받으면 전용 출국장에서 빠르게 보완 검색대를 통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원칙적으로 100ml가 넘는 액체는 기내 반입이 금지되어 있지만 아이 분유나 이유식 등의 액체류는 통과할 수 있어요. 밤 비행기의 경우 아이가 깊이 잠들면 유모차 그대로 통과할 수 있게 배려도 해 줍니다.

중요한 것은 이 시기 여행의 주인공은 아이가 아닌 부모라는 점입니다. 부모 취향대로, 부모가 가장 행복할 수 있는 여행을 하세요. 아이들은 부모의 행복한 얼굴을 보고 자란답니다.

*칼럼니스트 송이진은 공중파 방송을 비롯한 다양한 채널에서 활동하는 19년차 방송인. 50여 편의 광고를 찍은 주부모델이기도 합니다. 저서로는 「아이와 해외여행 백서」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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