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는 오늘 뭐 했는지 기억이 안 난대요
우리 아이는 오늘 뭐 했는지 기억이 안 난대요
  • 칼럼니스트 윤나라
  • 승인 2019.06.13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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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심리백과] 회상기억 말하기

Q. 아이가 유치원에 간지도 벌써 3개월이 되었습니다. 어린이집에 다닐 때는 매일 활동사진을 보내주셔서 확인하곤 했는데, 유치원은 매일 활동사진을 찍어주지 않네요. 저는 아이의 원 생활이 너무 궁금한데 아이는 잘 얘기해주지 않아요. 오늘 유치원에서 뭐 했는지 물어보면 기억이 안 난다며 모른다만 하네요. 궁금한 마음에 자꾸 물어보면 짜증을 내서 이제는 물어보기도 미안합니다. 아이에게 유치원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기억 말하기'에도 연습이 필요해요. ⓒ베이비뉴스
'기억 말하기'에도 연습이 필요해요. ⓒ베이비뉴스

A. 유치원에서 있었던 일을 기억해서 말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어려운 일일 수 있습니다. '회상기억'을 떠올려 말해야 하기 때문인데요. 아이 입장에서는 특별한 일이 없는 일상에서 마땅히 기억나는 것이 없을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유치원 활동에는 ‘언어전달’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선생님이 아이에게 짧은 말을 들려주고, 아이는 집에 가서 그 말을 엄마에게 전달합니다. 그리고 엄마는 아이에게 들은 말을 다시 원아수첩에 적어 유치원으로 보내는 활동인데요. 저는 처음 우리 아이가 유치원에 가서 언어전달을 받아와서는 저에게 말해줬을 때 정말 귀여워서 어쩔 줄 모르겠더라고요. 아직도 그 말이 기억이 나요. 

"언어전달, 짝짝짝! 봄이 왔어요."

언어전달은 아이들의 회상기억력을 높일 수 있는 연습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만큼 아이들에게는 '회상기억'을 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란 뜻이자, 연습을 통해 향상시킬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 회상기억 말하기 연습

어른들도 그렇습니다. 시간이 지난 일을 떠올려 말하자니 잘 기억이 안 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아이가 회상기억하는 것을 도울 수 있을까요?

가장 쉬운 방법은 식사나 어떤 활동을 한 후 우리가 뭘 먹었는지, 뭘 했는지 이야기해보는 것입니다. "오늘 점심에 뭐 먹었지?"라고 묻는다면 밥 먹은지 얼마 안 된 아이는 점심에 먹은 것을 대답할 수 있겠지요.

그런데 이 활동을 해보시면 아이들의 기억이 얼마나 빠르게 사라지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유치원에서 있었던 일 중 자기가 특별히 속상했거나 재미있던 것이 없으면 기억이 안 난다고 말하는 것도 무리는 아님을 이해하실 거예요. 

이렇게 '방금 전에 있었던 일 말하기'를 해보다가 주말 저녁 잠자리에 누워 '회상기억 말하기'를 해봅시다. 유치원에서 있었던 일은 엄마가 모르니까, 그래서 아이가 기억이 안 난다고 말하면 엄마도 할 말이 없지만, 주말에는 함께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엄마가 도와줄 수 있습니다. 

외출했거나, 특별한 활동을 했다면 아이도 말하기에 더 쉬울 수 있고요. 밤에 나란히 누워 "우리 오늘 뭐 했지?"라고 물으면 아이가 "놀이터 갔어"라고 말할 수도 있고, "기억이 안 나"라고 말 할 수도 있겠어요. 만약 아이가 무언갈 기억한다면 그걸로 이야기를 풀어가며 대화를 확장하면 됩니다.

"맞아, 우리 놀이터 갔었지. 근데 우리 너무 더워서 뭐 했지?"

"아이스크림 사 먹었잖아."

이런 식으로요. 만약 아이가 기억이 안 난다고 하면 "우리 놀이터에 갔었잖아"라고 살짝 말해주세요. 아이의 기억이 떠오를 겁니다.

한편으론 아이가 내성적이라서 말하기에 부끄러워 그러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조용하고 내성적인 아이는 마음을 잘 표현하지 않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아이의 표정이나 행동을 보고 알아차릴 수 있는 민감함이 부모에게 필요합니다.

별다른 변화가 없다면 아이의 일상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만 아이의 표정이 어둡거나, 기분이 안 좋아 보인다면 아이에게 물어보고, 아이가 말하지 않는다면 선생님을 통해서라도 아이가 잘 지내고 있는지 확인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칼럼니스트 윤나라는 두 딸을 키우며 많은 것을 배워가는 워킹맘입니다. 사랑 넘치는 육아로 슈퍼맘, 슈퍼대디가 되고 싶지만 마음같지 않을 때가 많은 부모님들과 함께 시행착오를 겪으며 고민하고자 합니다. 한국통합예술치료개발원 교육현장개발부 선임연구원이자 국제공인행동분석가(BCBA)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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