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 성역할 약해졌지만 ‘양육은 엄마가’ 인식 늘어
전통적 성역할 약해졌지만 ‘양육은 엄마가’ 인식 늘어
  • 김재희 기자
  • 승인 2019.07.30 15: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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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18년 전국 출산력 조사 주요결과 발표

【베이비뉴스 김재희 기자】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주최로 지난 25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개최된 2019년 제2차 인구포럼 ‘인구현상 공감(共感)하기!’에서 2018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 실태조사 주요 결과를 발표했다. 김재희 기자 ⓒ베이비뉴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주최로 지난 25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개최된 2019년 제2차 인구포럼 ‘인구현상 공감(共感)하기!’에서 2018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 실태조사 주요 결과를 발표했다. 김재희 기자 ⓒ베이비뉴스

부부에 대한 전통적인 역할 규범은 시간이 갈수록 옅어지고 있지만, 자녀양육과 관련한 사항만큼은 전통적인 가치관이 남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내용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주최로 지난 25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개최된 2019년 제2차 인구포럼 ‘인구현상 공감(共感)하기!’에서 발표됐다. 이날 오전 세션에서 이소영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저출산연구센터장은 2018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 실태조사(이하 출산력 조사) 주요결과를 발표했다.

출산력 조사는 1964년 보건사회부가 실시한 전국가족계획실태조사에서 비롯했다. 가임기 15~49세 여성을 대상으로 기혼 여성의 결혼·출산·양육 관련 가치관과 행태를 파악하고, 20~44세 미혼남녀의 결혼·출산 관련 가치관을 파악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이 조사는 1990년대 들어 정부가 인구 억제 정책을 폐기한 것에 따른 대응 정책을 마련하는데 사용됐으나, 2000년대에는 저출산 대책을 수립하고 정책 평가를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돼 왔다.

이 센터장은 “OECD와 UN 등 국제기구에 우리나라 지표를 제출하는 데 사용되는 자료로 활용되고 있고, 인구 정책이나 저출산 정책을 수립하고, 모니터링하며 평가하는데 필요한 기초자료를 제공하는데 의의를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18년 출산력 조사는 2016년 인구주택총조사를 표본추출틀로 선정한 1만 2000가구와 이들 가구에 거주하는 15~49세 기혼 여성과 20~44세 미혼 남녀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2018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 실태조사 중 '결혼의 필요성' 항목 결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18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 실태조사 중 '결혼의 필요성' 항목 결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 미혼여성 가치관 가장 빠르게 변화… 자녀 관련 응답 변화폭 커

이번 조사에서 눈에 띄는 점은, 결혼의 필요성에 긍정적인 응답이 2015년 대비 2018년 결과에서 전 집단 감소했다는 점이다.

2015년 조사에서 결혼 필요성에 긍정적인 답을 한 기혼여성이 49.2%였던 것에 반해, 2018년 조사에서는 39.4%만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미혼남성의 경우 60.8%에서 50.5%로, 미혼여성은 39.7%에서 28.8%로 떨어졌다. 이 센터장은 “기혼에 비해 미혼이, 남성에 비해 여성이 결혼 필요성을 낮게 인식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기혼여성이 가진 부부 역할에 대한 전통적인 가치관도 2015년에 비해 2018년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내는 자신의 경력을 쌓기보다 남편이 경력을 쌓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는 질문에 2015년에는 53.7%가 긍정적인 답변을 한 반면, 2018년에는 7.9%p 줄어든 45.8%의 기혼여성만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남편이 할 일은 돈을 버는 것이고 아내가 할 일은 가정과 가족을 돌보는 것이다’라는 답변도 35.9%에서 26.1%로 10%p 가까이 떨어졌다.

하지만 이 센터장은 “자녀 양육에 관련해서는 여전히 어머니가 직접 키워야 한다는 등의 가치관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아이는 아버지보다 어머니가 더 잘 키울 수 있다’는 질문에 2018년 조사도 긍정적으로 반응한 기혼여성은 56.3%였으며, ‘2살 미만 자녀는 어머니가 직접 키우는 것이 좋다’는 질문에 긍정 답변을 내놓은 기혼여성은 2015년 88.4%인 것과 비교해 2018년에는 92.1%로 3.7%p 올랐다.

미혼남녀도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이 센터장은 “자녀양육과 관련해서는 전통적 성 역할 규범 가치관이 남아 있다”며 다만, “기혼여성에 비해 미혼남녀 모두 부부 간 성역할 규범에 대해서는 낮은 찬성률을 보였지만, 미혼여성이 더 낮은 찬성율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남편이 할 일은 돈을 버는 것이고 아내가 할 일은 가정과 가족을 돌보는 것이다’라는 질문에 미혼남성은 15.1%가 긍정한 반면, 미혼여성의 긍정 응답률은 9.4%에 불과했다.

아울러 이 센터장은 “미혼여성의 자녀 필요성 인식과 이상자녀수는 조사군 중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며 “가치관에 대한 변화가 가장 크다”고 설명했다.

기혼여성의 자녀필요성 인식은 2015년 89.2%에서 2018년 82.7%로 6.5%p 하락한 것과 비교해, 2015년 자녀 필요성 인식에 68.4%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미혼여성은 2018년 48.3%로 20%p 하락했다. 미혼여성이 생각하는 이상자녀수도 1.98명에서 1.83명으로 0.15명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8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 실태조사 중 '자녀 필요성 및 이상 자녀수' 항목 결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18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 실태조사 중 '자녀 필요성 및 이상 자녀수' 항목 결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 주요 저출산 대응정책 중요도도 ‘일·가정 양립’ 추세 반영

출산력 조사는 주요 저출산 대응정책에 대한 평가도 포함한다. 기혼여성을 대상으로 한 2018년 조사에서 '가장 도움을 많이 받고 있는 제도'는 육아휴직, 출산전후휴가, 남성육아휴직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요도는 육아휴직과 출산전후휴가, 임신출산비용지원이 동일한 수준으로 평가됐고, 배우자출산휴가와 믿고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 등이 뒤를 이었다. 이 센터장은 “일·가정 양립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이 같은 추세와 정책 도움 정도가 일치한다”고 해석했다.

출산력 조사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박수지 강릉원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문항이 오래 지속돼 온 것을 지적하며 “시기에 따른 인식 변화를 보기에 좋은 문항이지만, 정책활용을 위해서 일·가정 양립에 대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문항으로 질문한다면 활용도 높은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2018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 실태조사 중 '기혼여성의 주요 저출산 대응정책 평가' 항목 결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18년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 실태조사 중 '기혼여성의 주요 저출산 대응정책 평가' 항목 결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박 교수는 정책 평가 결과에 대해서도 “육아휴직이나 출산전후휴가는 이미 1980년대 근로기준법에서 여성의 기본권으로 규정됐으며, 2000년대 거치면서 권리로 보호받아야 할 제도로 위상이 바뀌었다”며 “이런 상황에서 ‘믿고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과 같은 선상에서 중요도를 질문하는 것은 시대 흐름을 반영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인구감소 현상에 초점을 맞춰 인구감소가 우리 사회와 국민들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 집중 논의한 이번 포럼은 오전 세션에 △생애주기별 학대경험의 상호관계성 연구(류정희 보사연 아동복지연구센터장) △고령자 생산적 활동의 경제적 가치와 생산성(황남희 보사연 연구위원) 등 3개 발표가 진행됐다.

국민과 함께하는 전문가 좌담회도 오후 세션 중 마련돼 전문가들의 진단과 국민의 의견을 청취하는 소통의 자리로 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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