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실패를 응원하는 것, 최고의 교육법입니다
아이의 실패를 응원하는 것, 최고의 교육법입니다
  • 칼럼니스트 장성애
  • 승인 2019.08.22 0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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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질문공부] 첫 걸음마를 떼기 전 수없이 넘어졌음을 잊지 마세요

핀란드 아라비아 종합학교의 교장 카이스 카르카이넨은 ‘워싱턴포스트’와 한 인터뷰에서 핀란드 교육의 성공 요인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첫째는 교사 때문이고, 둘째도 교사, 셋째도 교사 때문입니다.”

저는 이보다 더 명료한 답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여기엔 국가와 사회적 제도의 뒷받침이 당연히 필요하겠죠. 

제가 오늘 이 말을 인용하는 이유는 ‘가정에서 성공적으로 자녀를 교육하는데 중요한 것은 첫째도 부모, 둘째, 셋째도 부모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아이에게 좋은 교사이자 코치가 되어야 하는 부모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세계 최고의 교수법 전문가 켄 베인((Ken Bain)과 미국의 저널리스트 대니얼 코일(Daniel Coyle)은 각각 저서 「최고의 공부」(와이즈베리, 2013)와 「탤런트코드」(웅진지식하우스, 2009)에서 '코치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또 켄 베인과 대니얼 코일은 ‘최고의 리더가 된 사람들의 공부법은 바로 어린 시절 호기심을 발견하는 것’이라고 공통된 입장을 보였습니다.

특히 대니얼 코일은 걸음마를 시작한 아기들이 생애 처음 비틀거리며 일어서는 과정, 그리고 걸음마를 배우기 위해 서툴고 위태롭지만, 목표를 향해 다가가기 위해 몇 번이고 넘어지는 ‘느낌’에 주목했는데요.

그 느낌은 사람이라면 본능적으로 피하고 싶은, 불안정하고 불편한 느낌입니다. 그러나 대니얼 코일에 따르면 아기가 그런 상태에 오래 머물수록, 즉 기꺼이 인내하고 거리낌 없이 스스로 실패를 허용할수록 실력은 점점 더 향상됩니다. 이때 부모가 아기에게 해 줄 수 있는 것은 바로 격려이자 응원입니다. 엄마 아빠가 아기의 손을 계속 잡아준다면 아기는 걸음을 배울 수 없을 것입니다. 

아이가 첫걸음을 떼던 그 순간의 경험은 우리가 일생을 통틀어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데 필수 요소로 작동합니다. 불편하고, 피하고 싶은 그 긴장된 마음.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극복한 시기가 바로 걸음마에 성공했을 때이기 때문입니다.

수없는 실패의 경험이 결국 아이를 걷게 하고, 스스로 넘어지지 않는 방법을 터득하게 만들었다는 점을 잊지 마세요. ⓒ베이비뉴스
수없는 실패의 경험이 결국 아이를 걷게 하고, 스스로 넘어지지 않는 방법을 터득하게 만들었다는 점을 잊지 마세요. ⓒ베이비뉴스

◇ 아이가 실수를 반복하고 견딜 때 부모는 함께 기다리고 격려해줘야

우리는 그 놀라운 경험의 기억을 아이가 계속 가져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아이에게 호기심을 일으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호기심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자신의 경험이 쌓여야 심층적인 단계로 나아갈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유아 때의 교육은 코치인 부모와 학습자인 아이 두 사람 사이 언어와 몸짓과 표정을 사용해 두서없이 이뤄지는 ‘따뜻한 게임’의 일부입니다. 

넘어지고, 비틀대던 수 없는 실패의 경험이 결국 아이를 걷게 하고, 아이 스스로 넘어지지 않는 방법을 터득하게 만들었다는 점을 잊지 마세요. 실패와 실수를 받아들이는 자세와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는 이때부터 만들어집니다. 가르침이나 대신해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코치의 역할을 부모가 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안타깝게도 많은 부모는 아기가 걷고 난 다음부터 격려를 잃어버립니다. 아이들이 뭔갈 하고 싶어도 위험하다고 못하게 하고,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견디질 못합니다. 한번 알려준 것을 못 알아듣거나 잊어버리면 아이들에게 짜증을 내고 야단치기 일쑤입니다. ‘도대체 얘가 커서 뭐가 되려고 이래’라며, 걱정도 많아집니다. 

그러나 최고의 리더를 길러낸 교사들이 공통으로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바로 실수에 오래 머물게 하며 그 실수를 반복하게 하라는 것. 그리고 그 상황을 학습자들이 견디고, 이겨낼 수 있도록 기다리고 격려해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몰입과 끈기를 배워야 도전할 수 있게 되고 비로소 큰일을 해낼 수 있게 됩니다. 이와 같은 원리는 부모가 아이에게 어떤 코치가 되어야 하는지, 그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저는 부모님들이 아이가 걸음마를 떼던 날을 늘 기억하길 바랍니다. 또, 부모 자신의 걸음마도 기억해봤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포함돼있습니다. 부모가 아이들의 작은 실패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는 부모인 우리가 지금 어려움에 직면했을 때 피하고 싶은 그 감정이 이입됐기 때문은 아닐까요? 그 불쾌한 감정이 쌓여 아이들의 실수에 바로 반응하는 것일 수도 있거든요. 

그러므로 부모인 우리가 먼저, 나 자신이 피하고 싶은, 자꾸 실수하고 잘 못 할 것 같은 상태에 오래 머물러 보고, 즉 자신의 불완전한 상황을 기꺼이 인내하고 거리낌 없이 실패하도록 스스로 허용해 보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느낌을 아이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함께 긴장하고 기다려줍시다. 이때 얼굴에는 진심으로 아이를 응원하는 미소를 띠고서 말입니다. 

부모가 좋은 코치가 되려면 아이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것과 동시에 아이와 함께 성장해야 합니다. 아이들은 부모들이 잃어버렸던 ‘성장 코드’를 발견하게 하거든요. 

*칼럼니스트 장성애는 경주의 아담한 한옥에 연구소를 마련해 교육에 몸담고 있는 현장 전문가이다. 전국적으로 부모교육과 교사연수 등 수많은 교육 현장에서 물음과 이야기의 전도사를 자청한다. 저서로는 「영재들의 비밀습관 하브루타」, 「질문과 이야기가 있는 행복한 교실」, 「엄마 질문공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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