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자유인’ 김시습, 오늘의 언어로 다시 태어나다
부여문화원·매월당김시습기념사업회, 『신편신역 김시습 전집』 전 6권 간행
매월당 김시습(1435~1493)은 조선 전기의 문학·사상·예술을 한 몸에 품은 인물이다. 절의의 상징이자 『금오신화』를 통해 한국 서사의 지평을 넓힌 그는, 유람의 길 위에서 시대의 균열을 언어로 기록하며 끝내 어느 체제에도 완전히 속하지 않는 삶을 살았다. 자유롭게 사유하고 경계를 넘나든 그의 글이 오늘의 독자에게도 여전히 질문을 던지는 이유다.
부여문화원(원장 박종배)과 (사)매월당김시습기념사업회(회장 소종섭)가 30일 발행한 『신편신역 김시습 전집』(전 6권)(저자 김시습 전집 편집위원회, 신편신역·주해 심경호, 5000쪽, 양장, 비매품)은 이러한 김시습을 오늘의 언어로 다시 불러내는 작업이다. ‘전집’이라는 이름이 흔히 기존 성과의 정리를 뜻한다면, 이번 전집은 텍스트의 기반을 새로 다지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제목에 담긴 ‘신편(新編)’과 ‘신역(新譯)’은 기존 판본을 재검토해 새로 편집하고, 동시대 독자를 염두에 둔 번역을 시도했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이번 전집의 또 다른 특징은 ‘읽히는 전집’을 지향했다는 점이다. 번역문 곳곳에 역자 해설을 덧붙여 문장과 시대 사이의 간극을 메웠다. 연구자 중심의 참고서에 머무르지 않고, 김시습을 처음 접하는 독자도 텍스트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한 편집적 장치다.
전집은 시·문·별집·속집·부록 등 김시습의 저술을 총 6책으로 엮어 그의 사유와 행로를 입체적으로 조망한다. 신편·신역과 주해는 2003년 『김시습 평전』을 펴내며 학계의 주목을 받은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명예교수가 맡아, 학문적 신뢰도와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이번 작업이 부여군의 지원을 받아 부여문화원과 매월당김시습기념사업회 주도로 추진됐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김시습의 마지막 거처인 무량사와 가까운 지역에서, 한 인물의 언어를 지역의 문화자산으로 복원하고 이를 다시 전국, 나아가 세계로 연결하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김시습을 읽는 일은 과거를 반복하는 일이 아니라, 현재의 질문을 더 정확히 만드는 작업이다. 『신편신역 김시습 전집』은 그 질문을 가능하게 하는 가장 단단한 텍스트의 바닥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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