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정감사] ‘구하라법’ 시행 9개월…양육 저버린 부모 연금 지급 막은 사례 단 1건
상속권 상실 판결 정보 연계 안 돼…유족이 직접 찾아가 알려야 지급 제한 허종식 의원 “법원 판결 정보 연계하고 청구 단계 확인 절차 서둘러야”
'구하라법' 취지를 반영한 개정 국민연금법이 시행된 지 9개월이 지났지만, 실제로 지급을 막은 사례는 단 1건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그마저도 공단이 스스로 걸러낸 것이 아니라 유족이 판결 결과를 들고 직접 지사를 찾아가 알린 경우였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허종식 더불어민주당(인천 동구미추홀구갑) 의원이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제출받아 14일 공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법 시행 이후 상속권 상실 판결을 근거로 유족급여 지급을 막은 사례는 사망일시금 단 1건(812만 6,450원)이었다. 유족연금, 반환일시금, 미지급급여를 제한한 사례는 아예 없었다. 이 유일한 1건도 상속권을 잃은 아버지 대신 어머니에게 지급한 경우였다.
‘구하라법’은 2019년 가수 고(故) 구하라 씨 사망 이후, 양육을 저버린 친모의 상속 논란을 계기로 만들어진 법이다. 개정 국민연금법은 「민법」에 따라 가정법원에서 상속권 상실 선고를 받은 부모에게 유족연금과 일시금 등을 지급하지 않도록 했다.
이 제도가 겉도는 가장 큰 이유는 공단과 법원 사이에 정보 통로가 없기 때문이다. 공단은 올해 전국 가정법원에서 상속권 상실 선고가 몇 건 나왔는지에 대해 “파악 불가”라고 답했다. 공단은 법원행정처와 판결문 입수를 협의하고 관련 시행령 개정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지급을 막은 유일한 1건도 유족이 판결 결과를 가지고 민원 형식으로 지사를 찾아간 뒤에야 공단이 비로소 알게 됐다. 유족이 직접 알리지 않으면 공단으로서는 상속권을 잃은 부모에게 연금이 나가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는 셈이다.
사전 예방과 사후 점검 절차도 늦어지고 있다. 연금을 신청할 때 상속권 상실 여부를 확인하는 칸을 청구서에 새로 넣는 시행규칙 개정은 지난 7월 입법예고를 마쳤지만 아직 법제처 심사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미 연금을 받고 있던 부모 가운데 지급을 막은 사례도 나오지 않았다. 개정 민법 부칙에 따라 2024년 4월 25일부터 법 시행 전 사이에 상속이 개시된 경우에도 시행일로부터 6개월 이내(2026년 6월 말까지)에 상속권 상실을 청구할 수 있어 기존 수급 부모에 대한 지급 중단 사유가 발생할 수 있었다. 그러나 청구 시한이 지나 선고가 나왔을 수 있는데도 공단은 기존 수급 부모 중 지급 제한 대상에 대해 “현재까지 확인된 바 없다”고 답했다.
허종식 의원은 “자식을 버린 부모가 자녀의 죽음으로 돈을 챙기는 일을 막자는 국민적 공감대로 법을 만들었지만, 공단은 법원 선고 현황조차 모른 채 유족이 직접 찾아와야만 연금을 멈출 수 있는 구조에 머물러 있다”며 “법 취지를 지키는 책임을 슬픔에 빠진 유족에게 떠넘겨선 안 된다. 법원 판결 정보를 공단과 신속히 연계하고, 청구 단계 확인 절차를 서둘러 갖춰 구하라법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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