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이유주 기자】

 

산모의 고통과 기쁨이 만나는 분만은 의학의 기술이 발전하면 발전할수록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다양한 분만법이 나옴에 따라 어떠한 분만법이 자신에게 적합한 것인지를 두고 산모의 고민도 더욱 깊어지고 있다. 강남차병원 산부인과 김수현 교수의 자문을 받아 자연 분만을 돕는 특수 분만법들을 정리했다.

 

 

◇ 르봐이예 분만

 

프랑스의 유명한 산부인과 의사 르봐이예가 주창한 분만법이다. 아기에게 스트레스 없는 분만 환경을 만들어 주자는 것으로 아기의 시각, 청각, 촉각, 감정을 최대한 존중한다.

 

▲ 르봐이예 분만법의 원리

르봐이예는 신생아의 감각을 고려해 출산을 덜 충격적인 경험으로 받아들이도록 5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1. 태아의 시각에 대한 배려
 
어두운 자궁 안에서 나온 태아의 시력을 분만실의 밝은 조명으로부터 보호하고 안정감을 주기 위해 아기의 형태만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분만실을 어둡게 해준다.

 

2. 태아의 청각에 대한 배려

 

아기의 감각 가운데 가장 발달한 것이 바로 청각이다. 때문에 태어나서 처음 듣게 되는 엄마의 목소리는 아기에게 강한 인상을 주게 된다. 따라서 분만실 안에 있는 의료진은 침묵을 지켜야 하며, 산모 역시 고통스럽더라도 아기가 태어나는 순간만큼은 소리를 지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

 

3. 태아의 촉각에 대한 배려

 

아기가 태어나는 즉시 산모 배 위에 아기를 얹는다. 엄마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살결은 아기에게 최고의 휴식처를 제공한다. 엄마는 부드러운 손으로 아기를 어루만지며 아기를 달래고 안심시킨다.

 

4. 태아의 호흡에 대한 배려

 

아기는 엄마의 자궁 속에서 탯줄을 통해 산소를 공급 받아 호흡을 대신하고, 자궁 밖으로 나오면 폐호흡을 시작한다. 탯줄을 자르지 않으면 태아는 출생 시 탯줄을 통한 산소를 공급 받고 폐호흡에 적응하게 된다. 따라서 맥박이 있는 4~5분간은 탯줄을 자르지 않고 기다린다.

 

5. 중력에 대한 배려

 

아기는 엄마 자궁 속의 양수라는 따뜻함과 부드러움이 있는 곳에서 가볍게 수영하며 지낸다. 세상에 태어나면서 아기가 겪는 또 하나의 공포는 바로 중력이다. 탯줄을 자르고 나서 아기를 천천히 물속에 놓아 긴장이 사라지게 한 다음 다시 천천히 건져 올리는 과정을 반복한다. 이 과정은 아기가 중력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 그네 분만

 

1995년 스웨덴에서 처음 시작된 분만법으로 역사는 짧지만 출산한 임신부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 유럽과 미국에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네 분만은 '로마 분만대'(Roma Birth Wheel)라는 특수한 기구를 이용하는데, 이 분만대는 그네처럼 움직인다고 해서 우리나라에서는 그네 분만이라고 불린다.

 

이 분만대의 등받이는 임신부 체형에 맞게 제작됐고, 충격을 완화시켜 주는 굵은 쇠고리에 매달려 있다. 바로선 자세, 앉은 자세, 쪼그리고 앉은 자세, 무릎을 꿇고 앉은 자세, 웅크리고 누운 자세, 앉는 부위에 엎드린 자세, 매달린 자세 등 다양한 자세를 취할 수 있도록 고안된 점이 특징이다.

 

진통이 올 때마다 임신부는 분만대 위에서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거나, 주변인이 분만대에 앉은 임신부를 흔들어 주면서 분만을 더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다.

 

▲ 장점

바로 선 자세에서 발을 바닥에 놓으면 중력에 의해 힘이 강화된다. 때문에 자궁경부가 열리고 아기머리가 하강해 분만 시간이 단축된다. 

 

호흡을 증진시키고 자궁과 태반의 혈액 공급에도 도움을 주며 출산에 관련된 근육의 공동 작용 및 골반 근육의 이완에도 도움이 된다.

 

▲ 단점

진통 시 중력에 의해 힘이 강화돼 회음부에 부종이 생길 수 있다.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시행하는 병원은 드물다.

 

◇ 좌식 분만

 

일명 '스윙체어' 분만이라고도 하며, 누워서 하는 분만이 아니라 의자 형태의 분만대를 이용해 앉아서 아이를 낳는 방법이다. 진통 시 앉은 자세를 취하면 골반이 1~2cm 더 벌어진다는 점에서 착안됐다.

 

좌식 분만의 가장 큰 특징은 중력을 이용해 아기를 낳는다는 것이다. 등받이가 높은 의자처럼 생긴 분만대를 이용하기도 하는데, 바닥이 좌변기처럼 뚫려 있어 그 구멍으로 아기를 받기도 한다.

 

진통이 있을 때 흔들의자에 앉아 지속적으로 몸을 흔들거나 움직이며 힘을 주게 되면 진통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분만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 장점

좌식 분만을 하면 자궁 속에 있는 태아의 체중이 아래로 몰려 쉽게 아이를 낳을 수 있다.

 

중력을 이용해 상체를 90도 가까이 세우므로 분만 시간이 단축될 뿐 아니라 통증도 덜 느끼게 된다. 실제로 분만 의자에서 아기를 낳은 산모의 경우 진통을 유발하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아주 적게 분비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단점
임신부가 분만 의자에 오래 앉아 있으면 회음부에 혈액이 모여 출혈이 심해질 수 있다. 또한 분만하는 동안 의사가 산모 밑에 앉아 있어야 하므로 회음 절개와 같은 조치를 하기가 쉽지 않다.

 

◇ 공 분만

 

공은 정형외과적 혹은 신경학적 장애를 치료하는 도구로 물리 치료사들에 의해 오랫동안 사용돼 오다가 1980년대에 이르러 분만에 사용되기 시작했다.

 

출산공의 크기는 임신부의 키에 맞춰 고르면 되는데, 공에 앉았을 때 발바닥이 바닥에 닿은 상태에서 무릎이 발목과 일직선이 되고 엉덩이와는 90도가 되게 구부려져야 한다. 대부분의 임신부에게 가장 잘 맞는 크기의 공은 직경 65cm 정도고 보통 짐볼을 이용한다.

 

▲ 장점

공 위에 앉아 있는 동작은 골반을 자연스럽게 흔들어주고 회전시켜 주기 때문에 아기가 내려오는 분만 과정을 촉진시킨다.
 
출산 시 회음절개의 크기와 통증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 단점

미끄러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안정감 있는 자세로 사용하거나 보호자가 옆에서 지지해줘야 한다.

 

◇ 아로마 분만

 

아로마 분만은 아로마 테라피를 분만에 적용한 것이다. 아로마 테라피(Aromatherapy)란 향 또는 냄새(aroma)와 치료, 요법(therapy)의 합성어로 식물의 꽃, 잎, 줄기, 뿌리, 열매로부터 에센셜 오일을 추출해 마사지, 흡입, 입욕, 방향 등에 사용되는 자연 치유법이다. 

 

두 가지 이상 섞은 에센셜 오일로 피부를 마사지해 혈액 순환을 촉진시키고 자궁 근육의 긴장을 강화시켜 편안한 분만을 유도한다.

 

▲ 라벤다 오일

통증을 완화하고, 허리 뒤쪽을 마사지하는 데 사용하면 분만을 촉진시키는 효과가 있다. 저혈압인 경우 라벤다를 사용한 뒤에 감각이 조금 둔화돼 졸음이 온다는 임산부들도 있다.

 

▲ 만다린 오일

만다린은 생기를 불어넣어 주는 작용을 하고 자궁에 가장 좋은 강장제다. 아드레날린의 흐름을 조절하고 신경계를 이완시켜 불안을 없애고 편안한 감정을 느끼게 해준다. 진정 작용으로 높은 혈압을 낮추는 데도 도움이 된다.

 

▲ 재스민 오일

자궁 수축을 강화해 분만을 촉진시키고 고통을 덜어준다. 산후 우울증에도 효과가 있다.

 

◇ 듀라 분만

 

필리핀 산부인과 의사들이 산모들의 출산 통증을 줄여주기 위해 만든 분만법으로 국내 몇몇 병원에서 시행되고 있다.

 

듀라는 그리이스어로 '다른 여성을 돕는 여성'이라는 뜻으로 분만 보조자를 말한다. 분만 보조자는 분만 전부터 분만이 끝날 때까지 산모와 함께 한다. 라마즈 호흡법과 이완법 등을 통해 통증을 조절할 수 있도록 도우며 산통 주기에 맞춰 효과적인 힘주기에 대해 조언하고 전신 마사지로 산통을 덜어주는 역할을 한다.

 

▲ 장점

임신부가 별도의 교육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되며 분만 시간이 훨씬 단축된다.

 

▲ 단점

듀라의 성공 여부는 듀라와 산모의 호흡 맞추기에 달렸다. 두 사람의 손발이 잘 맞을 경우, 통증을 줄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효과를 크게 보지 못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