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부모가 당당하게 존중받는 사회, 어떻게 만들까
한부모가 당당하게 존중받는 사회, 어떻게 만들까
  • 권현경 기자
  • 승인 2018.12.20 0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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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한부모지원체계 구축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

【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소득이나 나이, 자녀 유무, 결혼 여부, 성별에 상관없이 한부모들은 시민의 한 구성원으로 존중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혼자서 아이 키우는 한부모들의 책임감에 박수를 보내야 할 것입니다. 어떤 형태로 살아가든 모든 가족이 존중받고 안정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성평등한 사회를 기대해봅니다.”(전영순 한국한부모연합 대표)

18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동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열린 ‘한부모지원체계 구축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에서 전영순 한국한부모연합 대표가 한 말이다. 이날 토론회는 한국한부모연합이 주관하고 더불어민주당 전혜숙·정춘숙·표창원·권미혁 국회의원, 자유한국당 김현아 국회의원이 공동주최했다.

전영순 대표는 올해 6월부터 진행한 ‘동료 간 상담 서포터즈 활동’에 대해 소개했다. 전 대표는 “위축된 한부모가족의 심리·정서적 안정과 자존감을 회복을 통해 진정한 자립으로 이어지게 하고자 같은 경험을 한 동료 간 상담을 진행했다”면서, “전국의 많은 한부모들이 활동에 참여했고 수동적인 참여대상자에서 자발적이고 주체적인 참여로 만들어가는 방식으로 활동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올해 시범사업으로 진행한 ‘동료 간 상담 서포터즈 활동’은 서포터즈 교육 훈련에 참여한 선배 한부모와 관계기관 의뢰 및 개인을 통해 신청받은 초기·위기 한부모 60여 팀이 매칭돼 동료 간 상담 및 지지 활동을 했다.

이날은 전문가가 참여하는 포커스그룹 인터뷰(Focus Group Interview)를 통해 서포터즈 활동 경험에 대해 연구한 결과도 발표됐다. 

전영순 한국한부모연합 대표는 동료간 상담 서포터즈 활동에 대해 소개했다. 권현경 기자 ⓒ베이비뉴스
전영순 한국한부모연합 대표는 동료 간 상담 서포터즈 활동에 대해 소개했다. 권현경 기자 ⓒ베이비뉴스

◇ “공감해주고 위로해주고 같이 울어주고”

“멘토를 만나서 공감해주고 위로해주고 같이 울어주고 그래서 좋았어요. 다른 사람은 울어주지 않았어요. 멘토 만나면 정말 좋죠. 제가 가족도 없고 왕래하는 이웃도 없고 그래서 아마 더 그런 사람이 필요했는데 멘토를 만나서 좋은데요. 저는 위로도 되고… 좋습니다.”(멘티 A)

손서희 숙명여대 가족자원경영학과 교수는 ‘한부모 서포터즈’ 참여자들의 활동 경험에 대해 조사했다. 20여 명을 2~4명으로 나누고, 멘토와 멘티로 다시 나눠 FIG 실시했다.

손 교수는 “멘티들은 멘토들로부터 받은 공감과 정서적 지지를 통해 위로받고 정서적 욕구를 충족하고 있었다. 프로그램 종료 후에도 멘토와의 관계가 지속할 가능성에 만족하고 있었다”면서, “멘토들은 먼저 경험한 사람으로서 자신의 경험을 나눔으로써 고마움과 즐거움, 자기성장 경험 등 긍정적 경험을 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멘티 입장에선, 한부모인 멘토는 ‘같은’ 경험으로 자신을 더 잘 이해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매칭을 통해 비슷한 한부모가 1대 1의 관계를 형성해 추가적인 정서적 지지가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손 교수는 ‘한부모 서포터즈’ 프로그램의 개선 방안에 대해 ▲프로그램 목적 구체화 ▲멘토 대상 사전교육 강화 ▲멘토 간의 네트워크 구축 등 프로그램의 구조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포터즈 프로그램과 같은 임파워먼트에 초점을 두는 ▲프로그램 지속적 확대 ▲한부모가 영향을 받는 프로그램에서 한부모에 대한 민감성을 높이는 것(현장 전문가와 행정가들의 대민서비스 실천과 이를 위한 교육 필요성) ▲‘나들이’에 대한 욕구에 상응하는 한부모 복지제도 개발 ▲맞춤형 일자리 마련 ▲경제적 지원 확대 등을 정책 제언했다.

◇ “한부모가 당당한 사회 구성원으로 존중받는 사회”

이어진 토론은 최유석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했다. 한부모가족 지원체계 구축을 위해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할까.

김은지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가족저출산연구센터 센터장은 한부모가족을 둘러싼 이중담론 속에서 한부모에 대한 적절한 균형을 잡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한부도가족은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가족으로 대표적 근로 빈곤 위험 집단이며, 생계와 양육을 함께 하는 이중고를 경험하는 가족으로 지원의 욕구가 큰 가족이면서 대안적 가족 형태”라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둘 간의 균형을 잡기 위해 시민의 권리로서 ‘다양한 가족을 구성할 권리(한부모의 입장)’, ‘부모의 혼인 여부에 따라 차별받지 않을 권리(아동의 입장)’에 근거한 사회권의 필요성과 정당성 주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희정 인천한부모가족지원센터 센터장은 우리 사회의 가족에 대한 인식의 보수성과 법 제도가 부부 중심 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특히 장 센터장은 한부모가족지원법을 예를 들어 “국가가 기초생활수급대상자와 같은 기준을 적용하고 있으며 차상위 자활대상자보다 더 적은 기준을 잡아 자립의 대상이 아닌 지원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다”면서, “자립을 저해하는 법”이라고 꼬집었다.

견윤주 부산한부모가족센터 회원은 초기한부모로 서포터즈 멘티에 참여한 경험을 털어놓고, “양육비는 아이의 생존권”이라며 “양육비 이행과 관련해 법 개정을 통해 강제적인 수단과 양육비 미지급자에게 페널티를 주는 처벌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복정 한국건강가정진흥원 사업지원본부 본부장은 여성가족부에 의해 민간기업 후원을 받아 2015년부터 한부모상담전화 1644-1621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전화상담을 통해 축적된 한부모가족지원 정책 개선사항으로 ▲한부모가족 복지급여 선정기준 개선 요구 ▲주거지원에 대한 요구 ▲심리정서 지원 역량 강화를 위한 지지체계 필요 ▲사회의 인식변화 등을 언급했다.

강 본부장은 “2019년부터 한부모 상담전화, 나누리콜센터, 양육비이행 상담전화 모두 통합해 가족종합 상담전화로 전환 된다”며, “공적인 전달체계를 통한 지원도 중요하지만 보다 사업적용의 유연함을 가진 민간의 지지체계 활성화도 중요하다”며 지원체계 확대를 희망했다.

최유석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아 토론을 진행했다. 권현경 기자 ⓒ베이비뉴스
최유석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아 토론을 진행했다. 권현경 기자 ⓒ베이비뉴스

◇ “남자도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사회 만들어달라”

김소윤 대전여민회 한부모팀장은 서포터즈 멘토 활동의 경험을 공유했다. “누군가에게 의존만 하고 해결해주기만 바랐지만 이젠 한부모들이 어떻게 해야 조금 더 나은 생활을 할 수 있는지, 한부모가 되면서 느껴지는 세상 사람들의 편견과 시선들을 어떻게 극복해나가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김 팀장은 “서포터즈 활동은 한부모라는 스스로가 만든 굴레에서 벗어나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 죄책감의 선글라스를 끼고 살아왔던 나에게 이제는 그것을 벗고 살아갈 수 있는 자존감을 찾게 해줬다. 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누군가에 힘이 되는 사람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패널들의 토론이 끝나고 객석도 뜨거웠다. 인천에서 육 남매를 키우는 한부모가정 어머니는 올해 대학교 1학년인 큰아이가 4개월 취업해 근무하면서 기초생활수급비가 80만 원 삭감돼 너무 힘들게 산 이야기를 공유했다.

“아이가 근로 능력이 생겼다고 해서 수급비가 삭감됐다. 아이가 번 돈은 아이가 써야 하는데 생활비로 내놓으라고 어떻게 얘기할 수 있겠느냐”며 “부양의무자 폐지가 하루 속히 시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14개월 된 딸아이를 혼자 키우고 있다는 아이 아빠는 아내가 출산하면서 사망해 혼자 아이를 키우는 상황에서, 육아정보를 구할 곳이 없어 어려움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에 전화했더니 연봉이 높아 지원을 받지 못한다고 하고 입양을 권유하기도 했다"는 것.

그는 “수유실 앞에 붙은 남성 출입 금지 팻말 때문에 벤치에서 분유를 먹이고 기저귀를 가는데 눈물이 났다. 온라인 맘카페도 남자는 가입이 안 되더라. 어디서도 육아정보를 구할 곳이 없었다. 남자들도 아이를 키울 수 있게 지원을 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성균 여성가족부 가족지원과 과장은 “보건복지부와 국토교통부에 이 같은 내용을 전달해 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한부모가족 지원에서 자립으로 정책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정부 정책이 관용적이고 시혜적 측면에서 공감과 지지를 통해 미혼모, 미혼부 등 한부모가 당당한 사회 구성원으로 떳떳하게 환대받고 존중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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