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저는 5세 아들을 키우고 있습니다. 저희 아들은 속상한 일이 있어도 표현을 하지 않으며 잘 참는데 그 모습이 또래 아이들에 비해 성숙해 보여서 주변에서는 칭찬을 합니다. 그러나 정말 힘들어서 울고 싶을 때도 눈물을 참고 삼키는 모습을 보면서 속상하고 마음이 아픕니다. 친구들과 노는 것을 좋아하지만 엄마를 유독 좋아하기도 합니다. 이대로 괜찮을까요?
◇ 울 수 있는 것은 능력입니다
유아는 심리적인 상태를 어떻게 외부로 알릴 수 있을까요. 언어로 표현되는 것과 동시에 비언어적인 부분이라 할 수 있는데,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사용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인식하고 표현하는 것은 유아기뿐만 아니라 이후에도 타인과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유아의 다양한 감정 표현 중에 우는 행위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그 의미를 알아차릴 수 있는 것은 부모의 역할이며 능력입니다.
◇ 아이가 감정 표현을 자유롭게 할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부모가 심리적인 여유가 있어야 아이의 감정을 느끼고 공감해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감정에 대한 평가를 하지 않아야 합니다. 감정을 평가하게 되면 가슴으로 느끼는 느낌이 아니라 머리에 생각하는 이성이 될 수 있습니다.
우는 행위를 부정적으로 반응하여 울음을 멈추게 한다면 아이에게 우는 것은 감정을 표현하는 수단이 되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아이가 표현하는 감정들을 함께 느끼면서 반영해주면 도움이 되겠습니다.
예를 들어 “엄마, 강아지가 다가오면 무서워”라는 표현에 “괜찮아, 작은 강아지가 뭐가 무섭니”라는 반응은 평가에 가깝습니다. “강아지가 무섭게 느껴지는구나! 그 느낌이 어떤지 조금 더 설명해볼 수 있겠니”라는 표현이 반영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아이와 엄마 사이의 심리적 거리감은 어느 정도여야 할까요
엄마를 좋아하는 아이는 엄마를 실망시키는 일은 하고 싶지 않을 수 있습니다. '내가 울면 엄마가 싫어할까? 내가 뭘 잘못하면 엄마가 실망하겠지?'라는 생각을 할 수 있는데, 이는 엄마와 아이의 밀착 정도와 관련이 있습니다. 얼핏 애착으로 보일 수 있지만 밀착은 심리적인 거리감이 없이 근접하거나 겹쳐지는 것이고, 잘 형성된 애착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사물을 정확하게 사실적으로 바라보려면 적당한 거리를 유지해야 하는 것처럼, 관계도 심리적인 거리감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적당한 심리적인 거리감은 어떤 것일까요 자신이 주체이고 타인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유아에게 심리적 거리감은 연령에 따라 다르며, 나이와 단위의 숫자를 유사하게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1세 영아라면 양육자와의 심리적 거리감을 1cm로, 4세 유아라면 4cm의 거리감을 유지한다고 가정해보면 어떨까요. 유아가 자아정체성을 형성해 나가는 데 중요한 부분이 될 수 있으며, 유아에서 아동으로 성장하면 심리적인 거리감을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유동적으로 작용하게 할 수 있는 조절 능력이 형성될 수 있습니다.
◇ 가족 구성원의 관계를 살펴보세요
아이가 엄마를 유독 좋아한다면 아이와 아빠와의 관계를 체크해보세요. 아빠와의 관계가 적절하게 되면 아이와 엄마의 밀착 관계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구조적 가족치료 창시자 미누친에 의하면 가족 구성원은 불안을 삼각관계를 형성함으로 회피한다고 하였습니다.
엄마와 아이의 공생적 관계와 연합적인 아빠의 삼각관계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겠습니다. 삼각관계의 시작은 자아분화와 관련이 있으며, 미분화일수록 삼각관계가 형성되며 탈 삼각관계를 지향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습니다. 자아분화란 정신분석적인 개념으로 '얼마나 엄마로부터 분리, 독립을 할 수 있는가'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 이렇게 도와주세요
아이가 눈물을 참지 않고 감정을 표현하는 울음에 대해 자유로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자신의 절제력이 타인의 강요와 필요에 의해서 형성되지 않아야 합니다.
▲건강한 절제력은 감정을 느끼고 표현하면서 상황에 따라 조절 능력이 생겨야 합니다.
▲평소에 표현하는 감정에 대해 반영을 충분히 해줍니다.
▲양육자가 자신의 감정 표현을 자연스럽게 합니다.
▲양육자의 주관적인 기준과 판단으로 옳고 그름을 규정짓지 않도록 합니다.
예) “우는 건 씩씩하지 않은 행동이야.” “말로 하지 왜 울어.” “○○이는 잘 참는구나.”라는 칭찬은 감정 표현을 억제하는 역효과가 있을 수 있습니다.
*칼럼니스트 윤정원은 한양대 교육대학원 예술치료교육학 석사를 마친 후, 한양대 의과대학원 아동심리치료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현재 공감이 있는 공간 미술심리치료연구소를 직접 운영하고 있으며 한양아동가족센터 상담연구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사람과 예술을 경험하고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연구를 꾸준히 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인간의 이해에 기본이 될 수 있는 정신분석적 접근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오늘도 마음과 귀를 열고 듣고 담을 준비가 돼 있는 미술심리치료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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