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프랑스 직접 가보니… "여성정치 방향성 얻었다"
독일·프랑스 직접 가보니… "여성정치 방향성 얻었다"
  • 이중삼 기자
  • 승인 2019.03.18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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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민중당 여성정책연수 보고 및 한국사회 여성-가족정책 시사점에 관한 간담회

【베이비뉴스 이중삼 기자】

15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6간담회의실에서
15일 '민중당 여성정책연수 보고 및 한국사회 여성-가족정책 시사점에 관한 간담회'가 열렸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여성·엄마민중당은 지난달 10일부터 18일까지 독일과 프랑스로 해외정책연수를 다녀왔다. 독일의 베를린 임신갈등상담소와 포츠담 가족센터, 프랑스의 사회통합부 등을 방문하고 온 이들은, 민중당 김종훈 의원(울산 동구) 주최로 15일 오후 2시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6간담회의실에서 연수를 통해 듣고 배운 내용을 공유하는 간담회를 열었다.

이번 해외연수의 목적은 독일의 교육제도, 시민참여를 통한 직접정치 실현, 여성과 가족 정책의 변화, 여성의 재생산권을 둘러싼 법과 제도 등을 알아보고, 프랑스의 성평등 추진체계와 성평등 법제도를 살펴 한국의 성평등정책의 변화 방향에 대한 시사점을 얻고자 함이었다. 이날 간담회는 여성·엄마민중당이 여러 가지 연수 내용 중 가장 중요한 사안 세 가지를 골라 발표하는 형식이었다. 

◇ 독일의 마더센터… “공간으론 복지관, 내용으론 육아종합지원센터”

김한영 행복마을마더센터 센터장은 독일의 마더센터는 공간적으로는 복지관, 내용적으로는 육아종합지원센터라고 말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김한영 행복마을마더센터 센터장은 "독일의 마더센터는 공간적으로는 복지관, 내용적으로는 육아종합지원센터"라고 말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첫 발제자로 김한영 서울 관악구 행복마을마더센터 센터장이 나와 독일의 마더센터와 관련된 이야기를 들려줬다. 김 센터장은 “독일의 마더센터는 공간적으로는 복지관, 내용적으로는 육아종합지원센터”라고 말했다.

먼저 김 센터장은 “독일 마더센터는 출산 후 부모가 겪는 어려움과 갈등을 지원하는 것에서 출발했다”며 “그 점은 한국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다만, 김 센터장은 “독일은 출산가정에게 마더센터를 소개하는 홍보자료를 보내주거나 직접 찾아가 안내해준다”며 “우리의 경우 육아종합지원센터에서 운영하는 보육반장 제도가 있지만, 공동육아나눔터 등을 홍보해주는 자료가 각 가장에 안내되지는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외연수기간 동안 방문했던 포츠담에 있는 AWO 부모-자녀센터(AWO Eltern-Kind Zentrum), 베를린에 위치한 아달베르트슈트라세 가족센터(Adalbertstraße Familienzentrum)를 보고 내린 결론은 ‘프로그램’이라고 김 센터장은 말했다. 김 센터장은 “관악구 행복마을마더센터의 경우 단순한 쉼의 공간을 넘어 엄마들의 요구에 의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면서도 독일 마더센터와 차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독일의 경우 상담 영역의 비중이 굉장히 높았다”며 “법률가, 여성 산부인과 의사가 자원봉사자로 참여해 정기적으로 상담을 해준다”고 말했다. 이어 “공간으로 보면 복지관, 내용으로 보면 육아종합지원센터와 비슷하다고 느꼈다”면서 “다만 프로그램 면에서는 한국보다 훨씬 다양하고 발달돼 있다”고 했다.

김 센터장이 독일 마더센터는 ‘복지관’이라고 느꼈다고 한 이유가 여기서 나온다. 독일은 우리나라와 달리 마더센터에 ‘노인들의 참여율이 높다’고 했다.

그는 “독일 마더센터의 경우 지역 노인들의 참여율이 높다”며 “포츠담 부모-자녀센터에서는 75세 노인이 아이들을 돌보는 자원봉사를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낯선 풍경과 정서이지만, 기본적으로 독일의 마더센터는 ‘한 아이를 키우는 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을 주요하게 여기며 그것을 정부정책으로 진화시켜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 독일, 2013년 신뢰출산법 제정으로 ‘여성의 임신결정권 보장’

민중당 손솔 인권위원장은 독일의 임신갈등법, 신뢰출산법 두 가지에 대해 설명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민중당 손솔 인권위원장은 독일의 임신갈등법, 신뢰출산법 두 가지에 대해 설명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다음으로 손솔 민중당 인권위원장이 ‘독일의 임신갈등상담과 여성의 재생산권’에 대해 발제했다. 먼저 손 인권위원장은 독일 베를린의 ‘프로 파밀리아(pro familia)’ 임신갈등상담소나 프랑스 사회통합부 등을 방문하며 “여성 정치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고 돌아왔다”고 말했다.

손 위원장은 “프로 파밀리아 임신갈등상담소의 운영 기본 방침은 모든 사람이 자기결정권을 주도적으로 가지고 있다는 것을 존중하는 것”이라며 “이곳은 임신갈등에 대한 상담뿐만 아니라 가족계획, 성생활 전반에 대한 상담과 성교육까지 지원해주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손 위원장이 방문한 상담소는 나이, 성별, 직업, 정치적 성향, 성정체성과 상관없이 평등하게 상담을 진행하며, 신분 확인상 필요한 것 이외에는 절차상 확인하는 것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중에서 손 위원장의 눈길을 끈 대목이 있었다고 했다. 그것은 바로 장애인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1층에도 상담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본 상담소는 4층에 있다고 한다. 게다가 1층의 상담소는 상담에서부터 피임약 처방 등 모든 것이 진행될 수 있게 세팅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손 인권위원장은 독일의 ‘임신갈등법’, ‘신뢰출산법’ 두 가지에 대해 설명했다. 독일은 1992년 ‘임신갈등 회피와 극복을 위한 법률(임신갈등법)’이 제정됐다. 독일은 이미 상담조건부 낙태 허용을 사회적 합의를 이룬 상태다. 이 법은 상담을 보다 전면적이고 안정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제정된 법이다. 즉 독일 사회는 낙태는 선택이자 권리라는 것을 인정하면서 제도적 장치도 마련한 것이다.

손 위원장은 “‘낙태죄를 폐지하면 무분별한 낙태가 증가할 것이다’라는 말들이 설득력이 있는 주장으로 여겨지는 한국에서는 독일의 상담조건부 낙태 허용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라면서도 “세계보건기구 등의 국제 비교에서 낙태 허용 국가의 낙태율이 금지국보다 낮게 나타났다”고 반박했다.

또한, 독일은 2013년 8월 28일 ‘임신여성의 지원확대 및 신뢰출산에 관한 법률(신뢰출산법)’을 제정했다. ‘신뢰출산’은 임신갈등상담소에서 익명으로 상담을 받고 익명으로 출산할 것을 결정한 엄마가 적정한 의료처지를 받을 수 있는 곳에서 안전하게 출산하는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해 익명출산에 대한 결정권을 독일 사회는 인정한 것이다. 손 위원장은 “(우리나라)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위헌여부 선고기일이 다음달 11일로 예정돼 있다”며 “최근 인공임신중절 실태조사에서 응답자의 75.4%가 형법개정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고 말했다.

◇ 프랑스, ‘젠더인덱스법’ 제정… 점수 낮으면 매출액 1% 벌금 내

강은희 민중당 전 정책국장은 프랑스의 경우 2000년 여성들의 정계 진출 촉진과 사회적 책임을 확대하기 위해 ‘남녀동수법’이 제정됐다고 말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강은희 민중당 전 정책국장은 "프랑스의 경우 2000년 ‘남녀동수법’이 제정됐다고 말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세 번째 ‘프랑스 여성 가족 정책’에 대해 발제한 강은희 전 민중당 정책국장은 프랑스 여성정책 전반에 대해 이야기했다. 먼저 강 전 국장은 “현재 프랑스 인구는 6700만 명으로 출산율은 1.87명, EU 평균 출산율과 같다”면서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83%에 이르며, 특히 3세 이하의 자녀를 가진 여성도 78%가 경제활동에 참가할 정도로 일·가정 양립 제도가 잘 구축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프랑스에서는 일과 가정의 양립을 지원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세 가지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며 “노동자 근무시간 조절을 비롯해 ▲육아휴직 후 복직 시 사용자가 같은 직급과 환경을 제공할 것을 법으로 보장 ▲보육료 지원 및 종일학교나 급식소를 통해 서비스 제공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프랑스의 경우 출산휴가로 출산 전 16주, 출산 후 26주를 법으로 보장하고 있다. 배우자가 출산하는 경우 자녀가 몇 명이든 출산 직후 3일을 쓸 수 있고, 또 4개월 이내에 12일을 더 쓸 수 있다.

또한, 육아휴직은 남녀 모두에게 해당된다. 첫째 자녀는 남녀 합쳐서 1년이며, 그중 아빠가 무조건 6개월을 써야 한다. 아울러 프랑스는 2000년 여성들의 정계 진출 촉진과 사회적 책임을 확대하기 위해 ‘남녀동수법’이 제정됐다. 현재 500명 이상 근무하는 사기업에는 일정 비율의 여성 고용을 의무화하고 있다. 다만, 남녀동수법은 아직 국회에는 적용되고 있지 않고 있다.

강 전 국장은 “프랑스가 이렇게 강력하게 남녀동수법을 추진하는 이유는 84%의 한부모 가정이 싱글맘 가정인데 여성의 경제활동 불리가 사회의 악순환으로 지속되기 때문”이라며 “프랑스도 아직 남녀 간 임금격차가 24%나 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올해 1월 프랑스에서는 젠더인덱스법이 통과됐다”면서 “젠더인덱스법은 250인 이상 모든 사업장은 젠더인덱스 평가를 받아야 하는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평가의 지표는 ▲성별 임금격차 ▲남녀 승진 기회 평등 ▲남녀 임금상승률 차이 ▲여성의 출산 등으로 인한 휴직 후 복직률 ▲기업 내 고임금 노동자 중 여성 비율(열 명 중 네 명 이상) 등이다.

강 전 국장은 "이 법에 따라 100점 만점에서 75점에 미치지 못하면 향후 3년간 도달하기 위한 계획을 국가에 제출해야 하고, 3년 후에도 75점에 도달하지 못하면 전체 매출액의 1%를 벌금으로 내야 한다"고 말했다.

손 위원장은 해외정책연수를 평가하며 “우리와는 다른 생각과 관점을 지닌 사회는 어떤 정책과 제도들로 구성되고 있는지 직접 보고 겪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며, “특히 ‘임신갈등’이나 ‘신뢰출산’이라는 우리에게는 생소한 단어와 제도를 마주할 수 있어서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덧붙여 “임신갈등 상담을 우리도 제도적으로 제공하자면 낙태를 범죄로 낙인 찍는 낙태죄를 먼저 폐지해야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연수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프랑스 여성정책이었다”면서 “여성 자신들의 권리향상을 위한 강력한 투쟁으로 인해 여성 국회의원 비율이 전체의 절반까지 높아졌으며, 결국 프랑스 여성정책은 여성들의 정치적 진출의 반영이라는 점에서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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