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인구 두 명 중 한 명이 적용받는 ‘가족수당기금’
프랑스 인구 두 명 중 한 명이 적용받는 ‘가족수당기금’
  • 기고=김영신
  • 승인 2019.03.12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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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엄마민중당 특별기고④] 김영신 여성·엄마민중당 집행위원장

여성·엄마민중당은 지난달 10일부터 18일까지 독일과 프랑스에서 여성정책연수를 진행했다. 독일의 연방정치교육청과 임신갈등상담소, 프랑스의 여성권익부 등을 둘러보고 온 이들의 연속 특별기고를 통해 지금 한국의 여성과 엄마들에게 필요한 정책과 제도는 무엇인지 생각해본다. - 편집자 말

프랑스 국립가족수당기금공단(CNAF) 현판 ©김영신
프랑스 국립가족수당기금공단(CNAF) 현판 ©김영신

[여성·엄마민중당 특별기고③] 프랑스 기업, 젠더인덱스 점수 낮으면 매출액 1% 벌금에서 이어집니다.

프랑스에서 두 번째로 방문한 기관은 ‘국립가족수당기금공단(CNAF)’이었다. 프랑스는 국민 가족의 일상생활을 보조하기 위해서 20가지의 각종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재정적인 부분뿐 아니라 종일학교(방과후)어린이집 운영, 데이케어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어 미취학 아동 40만 명이 이 서비스를 받고 있다.

이 모든 제도를 총괄하고 있는 기관이 바로 CNAF이다. CNAF는 중앙기관 한 곳과, 프랑스 전역에 지역조직인 CAF가 101개 있다. 프랑스 인구가 6700만 명인데 3200만 명이 CNAF와 관계가 있다고 하니, 국민 두 명 중 한 명 꼴이다.

CNAF 간담회에는 프레데리케 르프린스(Frédérique Leprince) 국제담당관 등 세 명이 자리했다. 먼저 기관에 대한 설명에 이어 질의응답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다양한 궁금증을 해결하는 시간을 가졌다. 

프랑스 인구는 6700만 명으로, 유럽 인구의 13%를 차지하고 있다. 출산율은 1.87명으로 EU 평균 출산율과 같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83%에 이르며, 특히 3세 이하의 자녀를 가진 여성도 78%가 경제활동에 참가할 정도로 일·가정 양립 제도가 잘 구축돼 있다.

하지만 프랑스 국민이 원하는 자녀의 수는 평균 2.4명인데 비해 출산율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 따라서 CNAF에서는 이상적인 자녀 수와 현실의 자녀 수의 격차를 줄이는 데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또 CNAF에서는 가족의 사회적 지위와 상관없이 모든 어린이가 동등한 권리를 보장받도록 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현재 프랑스 아이들의 60%만 혼인한 가정에서 태어나고 있다. 또 다섯 가정 중 한 가정은 한부모가정인데, 가족의 형태와 상관없이 모든 아이들은 동등한 권리를 보장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프랑스 가족정책 예산은 GDP 대비 3.6%. 참고로 한국은 1.32%다. CNAF에서는 가족정책에 현금, 서비스, 세제혜택 세 가지 종류의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프랑스 어린이의 의료비는 만 18세까지 모두 무료이며, 2017년 9월부터 만 3~6세 보육료가 무료다. 정규 수업과정이 끝나고도 오후 여섯 시까지 보육이 가능해 양육자의 풀타임노동이 가능하다.

◇ 한부모가정 양육비 국가가 먼저 주는 ‘대지급’ 제도 시행

가족정책 재정은 사회보장법에 의해 중앙정부에서 분할 지급되고, 사회보장법 안에서 어느 부처에 얼마를 지원할지 결정한다. 프랑스 사회보장법은 5년마다 개정돼 그 목적과 시행이 바뀌고 있다. 국회에서 의결하기 전, 개정될 사회보장법안을 홈페이지에 공개해 국민 누구나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CNAF 홈페이지에서는 가족수당에 대한 정보는 물론, 개인정보를 입력하면 보육기관, 보육료 지원 등 정보도 확인할 수 있으며, 향후에는 모든 가족수당 관련 정보도 디지털화 할 예정이다.

프랑스에서는 일과 가정의 양립을 지원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세 가지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첫째, 노동자에게 근무시간을 조절할 수 있게 하고, 둘째, 육아휴직 후 복직 시 사용자가 같은 직급과 환경을 제공할 것을 법으로 보장해주고 있으며, 셋째, 보육료 지원 및 종일학교나 급식소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출산휴가는 출산 전 16주, 출산 후 26주를 법으로 보장하고 있다. 배우자가 출산하는 경우 자녀가 몇 명이든 출산 직후 3일을 쓸 수 있고, 또 4개월 이내에 12일을 더 쓸 수 있다.

육아휴직은 남녀 모두에게 해당된다. 첫째 자녀는 남녀 합쳐서 1년이며, 그중 아빠가 무조건 6개월을 써야 한다. 아빠가 6개월의 휴가를 쓰지 않는다고 해도 엄마가 대신 쓸 수는 없다. 그만큼의 권리는 없어진다.

둘째일 경우 남녀 합쳐서 3년을 쓸 수 있다. 그것도 아빠가 1년은 써야 한다. 역시 엄마가 그 휴가를 대신 쓸 수 없다. 남녀 모두에게 육아휴직 전후 임금과 직급을 동일하게 보장할 것을 법으로 정하고 있다. 하지만 남성 육아휴직의 경우 최저임금의 50%밖에 지원이 안 돼 현실적으로 남성 육아휴직이 적다.

프랑스는 만 3세부터 공교육에 편입돼 모든 아동에게 동등한 교육의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만 3세 이하의 보육은 가정 어린이집, 종일 어린이집, 프리스쿨 등에서 맡고 있고, 부모의 수입에 따라 보육료는 차등 지원된다.

한부모가정의 대부분은 이혼 상태다. 주양육자가 아닌 전 배우자가 양육비를 지급해야 하는데, 지급되지 않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그 경우 프랑스는 국가에서 주양육자에게 돈을 주고, 전 배우자한테서 국가가 대신 양육비를 받아내는 양육비 대지급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그리고 CNAF에는 미지급된 양육비를 계좌에서 바로 이체시킬 수 있는 권한이 있어 미지급 양육비를 이체할 수도 있다. 보통 이체를 하기 전에 직장에 전화를 하는데, 그러면 대부분은 바로 지급을 한다고 한다. 

아빠가 누군지 모르거나, 연락이 두절되거나, 실직 상태로 돈이 하나도 없는 경우에는 CNAF에서 엄마에게 어린이 한 명당 월 100유로씩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 아빠가 나타나면 다시 다 돌려줘야 한다. 전 배우자가 다달이 양육비를 준다 하더라도 월 100유로 이하일 경우 나머지 돈은 CNAF에서 지급된다.

간담회를 마치고 장지화 여성·엄마민중당 대표와 르프린스 CNAF 국제담당관 ©김영신
간담회를 마치고 장지화 여성·엄마민중당 대표와 르프린스 CNAF 국제담당관 ©김영신

◇ “일·가정 양립 정책으로 여성의 사회참여는 물론 빈곤문제도 해결”

우리는 간담회 도중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한편으로 부럽기도 하고, 어떻게 실현 가능한지 질문했다. 담당자는 이렇게 답했다.

“프랑스도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이러한 제도들이 시행되게 됐다. 초기에 무조건 아이를 낳으면 아이당 얼마씩 수당을 준 것은 큰 실수였다. 장기적으로 볼 때, 엄마가 아이를 낳고도 일을 하면서 사회적으로 기여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일방적 보조금 지급은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또 “CNAF에서 하는 일은 재정적으로 볼 때 투자 대비 수익이 굉장히 좋다”며, “보조금이 다양한 수당으로 지급되고 보육비가 지급되면서 국민 전체의 소비수준이 높아져 나라 경제가 윤택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밖에도 ▲일·가정 양립 정책으로 여성의 사회참여는 물론 빈곤문제도 해결된 점 ▲더 많은 일자리가 창출돼 국민연금의 총금액이 상승한 점 ▲국민 전체의 교육수준이 상승한 점 등을 설명하며, CNAF에서 하는 일에 대해 대단한 자부심을 보였다.

그들은 끝으로 “꼭 한국에서도 좋은 정책이 시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프랑스의 남녀동수법이나 일·가정 양립 정책, 한부모가정 지원정책은 지금 당장이라도 한국에 도입해 시행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법과 제도를 도입하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을 것이다. 프랑스에서도 이러한 제도가 시행되기까지 기업과 국민들로부터 너무 이상적이라며 많은 비판과 비난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정부에서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국민을 설득하고 시행한 결과, 10여 년이 흐른 지금 국가가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고 한다.

새로운 법과 제도가 시행되려면 어느 정치세력이 어떠한 정책과 비전을 가지고 얼마나 강력하게 추진해나가느냐 하는 점이 무엇보다도 관건이라는 것을 여기에서도 느끼게 됐다.

민중당은 2017년 10월에 창당한 신생정당이다. 원내에 1석을 가진 작은 정당임에도, 정당에 지원되는 소액의 여성정치발전기금과 참가자들의 자비로 이번 정책연수가 시행됐다. 그래서 민중당이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추진해나간다면, 못할 것 또한 없다는 자부심이 생긴다.

민중이 직접정치에 참여해 세상을 바꾸겠다는 민중당의 창당정신에 맞게, 민중이 필요로 하는 정책이라면 어떠한 시련이 있더라도 반드시 시행하도록 할 것을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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