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이중삼 기자】
“대한민국을 믿고 맡긴 어린이집에서 유치원에서 축구클럽에서 아무것도 모르던 죄 없는 아이들은 엄마아빠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한 건 어른들의 잘못입니다. 무엇이 더 중요하고 무엇이 더 급합니까. 아이들 법안이 20대 국회에 통과되길 빕니다.”(태호 엄마 이소현 씨)
“해인이를 떠나보낸 지 4년이 다 되갑니다. 지난해 정말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며,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어린이생명안전법안 통과에) 뛰어들었습니다. 하지만 해인이와의 약속을 못 지키고 있습니다. 제발 (국회가) 끝까지 의지를 가지고 20대 국회 안에 ‘어린이생명안전법안’ 모두를 통과시켜주길 바랍니다.”(해인이 엄마 고은미 씨)
지난해 말 ‘어린이생명안전법안’ 통과를 노력해온 유가족들이 다시 국회를 찾아 법안 통과를 촉구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중랑구을)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정치하는엄마들과 기자회견을 열고 “2월 국회는 ‘어린이생명안전법안’을 우선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현장에는 해인이 엄마 고은미 씨, 해인이 아빠 이은철 씨, 태호 엄마 이소현 씨, 민식이 아빠 김태양 씨가 함께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오는 17일 임시국회가 열리기 전 다시 한번 ‘어린이생명안전법안’ 통과를 호소하기 위함이다. 2월 임시국회는 오는 17일부터 다음달 17일까지 열린다. 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는 두 차례 열릴 예정이다. 1차는 오는 27일, 2차는 다음달 5일이다. 본회의에서는 법제사법위원원회를 비롯해 각 상임위원회에 계류 중인 비쟁점법안 200여 건을 처리할 방침이다.
◇ "17일 임시국회는 아이들에게 국회의 존재 의미 증명할 마지막 기회"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정덕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는 “지난해 엄마들이 국회의원 앞에 무릎을 꿇은 모습을 전 국민이 지켜봤다”며, “그 이후 국회는 달라졌는가, 해가 바뀌어 2월이 되도록 임시국회가 언제 열릴지 기다리고 또 기다려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성은커녕 희희낙락 어묵이나 사먹으며, 다시 국회에 돌아올 생각하는 사람에게 묻는다, 당신들은 대체 누구를 위해 정치하는가”라고 국회를 비판했다. 덧붙여 “오는 17일부터 열리는 임시국회는 생명을 잃은 아이들과 그 가족들에게 사죄할 마지막 기회”라면서도 “대한민국의 모든 아이들에게 국회의 존재 의미와 정치의 필요성을 증명할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정치하는엄마들은 ‘어린이생명안전법안’ 이외에도 지난달 14일 서울 양천구의 한 주유소로 진입하던 굴착기가 인도를 지나가던 초등학생을 치여 숨지게 한 사고도 언급하면서 국민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어린이생명안전법안’은 안타까운 사고로 목숨을 잃은 아이들의 이름을 딴 법안이다.
어린이가 탑승하는 모든 차량을 어린이통학차량 신고대상에 포함시키도록 하는 ‘태호·유찬이법’, 스쿨존 내 안전대책 강화와 어린이 교통사고 가해자 처벌 강화를 골자로 하는 ‘민식이법’, 어린이 시설 종사자 응급조치 의무를 명시한 ‘해인이법’, 경사로 주차장 내 안전설비를 강화하자는 ‘하준이법’, 어린이통학버스 내 CCTV를 설치하자는 ‘한음이법’ 총 다섯 가지 법안을 이른다.
그 중 '민식이법'과 '하준이법'만 지난해 12월 1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