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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를 모른 채 시작한 학교생활... 이주배경아동 위한 지원은?

[이주배경아동, 함께 키워요] 25. 이주배경아동 14세 조연수(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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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뉴스와 초록우산은 우리 사회에서 성장하는 모든 아이들이 차별 없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이주배경아동, 함께 키워요’ 연속 기고를 마련했습니다. 이번 연재는 언어·문화 장벽과 불안정한 법적 지위로 인해 여전히 교육과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주배경아동들의 실태를 조명하고 제도적 개선 방향을 모색합니다. 모든 아동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포용적 사회를 만들기 위한 공감과 연대의 마음이 확산되길 바랍니다. - 편집자 말

조연수(가명) 아동이 가정에서 동생의 학교 숙제를 도와주고 있다. ⓒ초록우산
조연수(가명) 아동이 가정에서 동생의 학교 숙제를 도와주고 있다. ⓒ초록우산

이주배경아동인 나는 7살 때 할머니와 동생과 함께 한국으로 왔다. 할머니는 내가 한국어를 전혀 몰랐기에 초등학교 입학을 1년이라도 늦추고 싶어 하셨지만, 그럴 수 없었다. 그렇게 나는 수업, 교과서, 알림장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로 학교를 다니게 됐다.

초등학교 입학 당시 학교에는 한글을 모르는 학생이 따로 들을 수 있는 방과 후 수업이나 지원이 있지는 않았다. 잘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 있으면 옆자리 친구에게 물어가며 알아가려 했고, 그래도 잘 모르겠으면 모르는 단어나 문장에 동그라미를 쳐 두었다가 선생님께 여쭤봤다. 그것이 내가 스스로 한국어를 배워가는 방식이었다.

동생 역시 학교에 입학하면서 비슷한 어려움을 겪었다. 동생이 학교에 체험 학습을 간 날, 과일을 받아 왔는데 바로 먹어도 되는 것으로 생각해 집에서 나와 나눠 먹은 적이 있다. 하지만 사실 그 과일은 먹으라고 준 것이 아니라 수제청을 만들어 학교에 가져가야 하는 과제물이었다. 다음날 그 사실을 알게 된 동생은 무척 당황하고 부끄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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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중학생이 된 나는 한국어나 한국 생활이 많이 익숙해졌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동생은 아직 한국어가 부족해서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다. 내가 숙제를 도와주며 학교 적응을 돕고 있지만, 나의 한국어도 완벽하지는 않아 내가 동생의 학습을 돕는 데 한계를 느끼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면 동생의 학습 이해도뿐 아니라 학교 적응 전반에 좀 더 도움이 될 수 있는 체계적인 지원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이주배경아동의 한국어 향상, 학교 적응을 위한 지원이 확대되면 좋겠다. 일부 지역에서는 초등학교 입학 전 예비학교나 한국어 교실을 통해 한글 수업을 진행하지만, 모든 학교에서 하고 있지는 않다. 어디서든 학교에 들어가기 전 단기적이라도 기본적인 한글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다면, 이주배경아동들이 처음 교실에 들어설 때 느끼는 두려움과 답답함은 훨씬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입학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수업 시간에 나를 도와준 친구처럼, 또래나 선배들이 참여하는 멘토링 프로그램 같은 것들이 있으면, 수업에 적응하기도 쉽고 학교 생활에 안정감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보조교사 같은 어른이 가정통신문, 알림장뿐 아니라 수업 내용을 이해하는 데에서도 도움을 준다면 이주배경아동이 느끼는 언어와 공부의 벽은 낮아질 수 있지 않을까.

나와 동생처럼 이주배경을 가진 아이들이 교실에서 언어를 이유로 수업, 또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바꿔나가야 한다. 과거의 나처럼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한 채 교실에 앉아 있어야 하는 아이들이 더 이상 없도록 함께 배울 기회와 환경을 만들어 주시면 좋겠다. 이주배경아동들에게 학교가 두렵고 막막한 곳이 아닌 배우고 어울리며 즐겁게 성장하는 곳, 가고 싶은 공간이 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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