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만으로는 부족... 위기 아동, 자립까지 품는 지원주택 필요"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위기 아동·청소년 위한 통합형 주거모델 대안 제시
위기 아동·청소년에게 시설 중심의 가정외보호 체계에서 벗어나, 보호와 자립을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지원주택 기반 서비스’ 도입 필요성이 제기됐다.
우리나라에서 가정외보호가 필요한 위기 아동·청소년은 대부분 아동양육시설, 공동생활가정(그룹홈), 가정위탁 등의 보호조치를 받으며 평균 약 12년 동안 가정 밖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장기간 시설 중심 보호가 이어지면서, 현행 가정외보호 체계가 여전히 시설 위주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지원주택 기반 위기 아동·청소년 보호 서비스 도입의 쟁점과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신규 보호대상아동의 약 48%가 시설에 입소하고 있으며, 2023년 12월 기준 1만 1569명의 아동·청소년이 양육시설과 그룹홈에서 장기 보호를 받고 있다.
보고서는 시설 중심 보호의 한계를 짚었다. 시설 보호는 사생활과 자기결정권 보장이 어렵고, 일상생활 경험이 제한되는 등 자립 준비에 제약이 따른다. 또한 성별·연령에 따른 분리 운영으로 형제·자매가 함께 생활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도 존재한다.
이와 함께 보호 사각지대도 발생하고 있다. 시설 부적응으로 인한 이탈과 표류, 강제적 원가정 복귀 이후 지원 단절, 보호처분 이후 원적 시설 복귀 거부 등 다양한 상황에서 아동·청소년이 보호 체계 밖으로 밀려나는 사례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특히 현재의 가정외보호 서비스는 ‘보호’ 기능에 치우쳐, 자립 준비가 시급한 십대 후반 아동·청소년의 욕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시설 입소 초기부터 보호종료(만 18세) 이후를 대비해야 하지만, 다양한 연령대가 함께 생활하는 시설 환경에서는 개인별 상황에 맞춘 집중적인 자립 지원이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대안으로 ‘지원주택 기반 가정외보호 서비스’가 제시됐다. 지원주택은 공공임대주택에 의료·돌봄·주거 유지 지원 등을 결합한 형태로, 취약계층의 자립과 지역사회 정착을 돕는 통합 서비스다. 보고서는 특히 보호와 자립 지원이 동시에 필요한 십대 후반 아동·청소년에게 적합한 보호 모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국내에서는 현재까지 19세 이상 성인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지원주택 정책이 확대돼 왔으며, 18세 미만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적용은 사실상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반면 해외에서는 이미 유사한 모델이 운영되고 있다. 영국의 준자립주거(Semi-independent Living), 미국의 지원형 자립주거(Subsidized Independent Living)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보고서는 제도 도입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주택 공급 기반이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지방자치단체가 필요 시 즉각적으로 주택을 확보·제공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정비하고, ‘아동’을 주거정책의 직접 대상에 포함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보호자로부터 이탈한 아동·청소년을 주거약자로 명시하는 방안도 함께 제시됐다.
이와 함께 보고서는 "단순히 주거 공간을 제공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되고, 아동·청소년이 지역사회 안에서 생활을 유지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사례관리 기반의 통합적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아동·청소년이 지역사회 안에서 안정적으로 생활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주거, 돌봄, 교육, 자립 지원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서비스 설계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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