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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유아 사망사고 교사 형사처벌 부당… 현장체험학습 ‘무한책임’ 멈춰야”

전남 유아 사망사고 항소심 첫 재판…“예측 어려운 유아 사고까지 교사 책임인가”…현장체험학습 형사책임 재검토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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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20일 오후 광주지방법원 앞에서 전남 유치원 현장체험학습 안전사고 항소심 첫 재판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국교직원노동조합(위원장 박영환, 이하 전교조)이 전남 유치원 현장체험학습 중 발생한 유아 사망사고와 관련해 교사에게 내려진 형사처벌에 대해 재판부가 사고 당시 교사의 안전조치와 사고의 예측·회피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살펴 판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교조는 20일 오후 광주지방법원 앞에서 전남 유치원 현장체험학습 안전사고 항소심 첫 재판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교조는 사고로 소중한 생명을 잃은 유아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를 전하며, 재판부에 사고 당시 상황을 면밀히 살펴 법리에 따라 판단해 줄 것을 요청했다.

앞서 지난 1월 원심 법원은 현장체험학습 중 발생한 유아 사망사고와 관련해 담임교사에게 금고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전교조는 해당 교사가 사전에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이동 중에도 안전수칙을 반복해 안내했으며, 현장에서도 유아들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지원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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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당시 피해 유아는 교사가 다른 유아의 얼굴에 붙은 벌레를 떼어주고 피를 닦아주기 위해 잠시 손을 놓은 사이 시야에서 벗어났다. 이후 불과 7분 만에 왕복 4차선 도로를 건너 교사들이 예상하기 어려운 경로로 330m 떨어진 바닷가까지 이동했다.

전교조는 만 4세 유아가 이처럼 이례적인 경로로 이동할 가능성까지 교사가 사전에 예측하고 방지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웠다고 강조했다.

박영환 전교조 위원장은 여는 발언에서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와 위로를 전한 뒤 “교사들은 결코 책임을 피하려는 것이 아니다. 모든 정성과 주의를 다했음에도 예측하기 어려운 사고를 이유로 교사 개인에게 형사처벌의 책임을 지우는 현실에 절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사에게 모든 돌발 상황을 완벽히 통제하라는 ‘무한책임’을 강요하는 사회에서 어느 교사가 두려움 없이 교실 문을 나설 수 있겠느냐”며 “정당한 교육활동을 국가와 법이 끝까지 책임지고 보호하겠다는 실질적인 제도적 약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현장 발언에 나선 김경민 남악유치원 교사는 사고 인근 지역에서 10년간 근무하며 숲체험학습에 참여해 온 경험을 전했다.

김 교사는 “교사의 책임을 회피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어느 누가 그 자리에 있었어도 예측하기 어려운 사고였고, 그런 사고의 책임을 교사 한 사람에게 넘기는 것이 부당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이어 유아 15명을 인솔한 체험학습에서 교사 혼자 화장실에 가야 했던 경험 등을 소개하며, 사전 답사와 안전교육을 철저히 하더라도 유아의 모든 돌발 행동과 사고를 막는 데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사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사고는 일어날 수 있고 이에 대한 형사처벌, 법적 책임까지 교사 혼자 짊어지고 있다. 이것이 저희들을 두렵게 한다”고 호소했다.

김경미 순천성남초병설유치원 특수교사는 장애 유아를 지도하는 과정에서 겪었던 긴박한 상황을 소개했다.

김 교사는 한 손으로는 개울로 달려가려는 장애 유아를, 다른 한 손으로는 바닥에 드러누워 움직이지 않으려는 장애 유아를 붙잡아야 했던 경험을 전했다.

그는 “위험한 순간, 아이를 붙잡아야 합니까, 놓아야 합니까. 단호하게 제지해야 합니까, 기다려야 합니까”라고 물으며 “몇 초 안에 판단해야 하는 긴박한 상황에서 교사가 선택할 수 있는 ‘적절한 조치’란 과연 무엇입니까”라고 말했다.

이어 예측하기 어려운 사고의 책임까지 교사가 홀로 감당하지 않도록 제도적 보호와 충분한 지원 인력, 구체적인 안전지원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교조는 사고의 결과만을 근거로 교사 개인에게 형사책임을 묻는다면 교사에게 모든 사고를 막아야 하는 ‘무한책임’을 요구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책임 구조가 지속될 경우 교사들이 교육적 필요보다 사고 발생 이후 자신이 감당해야 할 처벌을 먼저 걱정하게 되고, 현장체험학습을 비롯한 교실 밖 교육활동과 학생들의 배움의 기회 역시 위축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전교조는 항소심 재판부에 원심이 인정한 교사의 업무상 과실이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법리에 부합하는지 면밀하게 다시 살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국회와 정부에는 학교안전법을 개정해 교사의 고의나 중과실이 없는 교육활동 중 안전사고에 대해서는 형법 제268조 업무상과실치사상죄의 적용을 완전히 제외하고, 국가가 책임지는 제도를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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