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분만도 '때'를 기다려야 합니다
유도분만도 '때'를 기다려야 합니다
  • 칼럼니스트 이하연
  • 승인 2019.11.28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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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과 분만 사이, 이게 가장 궁금했어!] 유도분만의 모든 것

임신 막달에 접어든 산모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유도분만이다. 예정일보다 이른 유도분만, 양수가 터졌을 때 유도분만 성공 여부, 자궁수축이 전혀 없거나 이슬이 없는 상태에서 시도하는 유도분만이 성공할 확률, 유도분만을 해 보는 게 나을지, 아니면 처음부터 제왕절개를 하는 게 나을지 등… 유도분만 이슈는 끝이 없다.

하지만 누구 하나 이렇다 할 답을 못 준다. 유도분만에 성공할 확률은 산모마다 다르다. 어떤 산모는 하루나 이틀 만에 성공하기도 하지만, 어떤 산모는 유도분만을 시도하다가 의료상의 이유로 응급 제왕수술을 하기도 한다.

유도분만은 언제 하는 것이 좋을까? 영국에서는 의료상의 문제가 없는 한 임신 42주가 됐을 때 유도분만을 결정하지만, 우리나라는 출산예정일 이전에 유도분만을 권유받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유도분만 성공 확률도 낮다. 아기가 내려와 있지 않거나, 자궁경부가 딱딱한 경우, 유도분만에 잘 걸릴 확률이 낮기 때문이다.

유도분만, 언제해야 좋을까? ⓒ베이비뉴스
유도분만, 언제해야 좋을까? ⓒ베이비뉴스

◇ 유도분만도 자연진통 왔을 때 하는 것이 제일 좋아

자 그럼 이제부터 유도분만을 성공하기 위해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알아보자.

우리나라는 대개 임신 38주, 늦어도 41주에 유도분만을 시행한다. 유도분만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연진통을 기다리는 게 제일 좋다. 자연진통 없이 인위적으로 자궁수축을 일으키는 것은 산모와 아기에게 스트레스를 준다.

하지만 아기가 더 커지면 자연분만이 힘들어질 것이라는 생각, 출산을 앞당기고 싶은 마음, 산모가 원하는 경우 등 자연진통이 오기 전에 출산해야 하는 갖가지 이유로 유도분만을 잡았다면 다음의 다섯 가지를 해보자. 여기서 소개하는 다섯 가지 방법은 임신 37주 이후부터 하면 되는데, 자연진통을 촉진하거나 유도분만에 성공할 확률을 높인다.

▲매운 음식 먹기 : 매운 음식을 하루에 한 끼 정도 챙겨 먹으면 유도분만의 성공에 도움이 된다. 매운 음식에 든 캡사이신이 자궁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임신성 당뇨가 있는 산모라면 탄수화물이 많은 떡볶이보다 지방과 단백질이 풍부한 매운 닭갈비, 매운 갈비 등이 좋다. 

▲부부관계 하기 : 만삭이라 조심스러울 수 있지만, 임신 후기 부부관계는 자연진통을 오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관계 중 산모를 부드럽게 만지면 효과는 더 좋다. 부부관계를 할 때 산모의 몸에서는 옥시토신(유도분만을 할 때 쓰는 촉진제의 성분이 바로 인공 옥시토신이다) 등 다양한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이는 출산에 도움이 된다. 질내 사정을 해도 괜찮다. 

▲유두마사지 : 유두를 마사지하면 자궁이 수축할 수 있다. 출산 전에 가슴마사지를 조심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자궁 수축으로 인한 조산의 위험이 있기 때문인데, 37주 이후에는 오히려 유두마사지를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충분한 이완과 호흡 : 출산은 다양한 호르몬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진행된다. 그러나 그 어떤 호르몬도 스트레스 호르몬을 이기지 못한다. 즉 산모가 너무 긴장하면 유도분만이 잘 될 리 없고, 자궁경부 역시 잘 열리지 않으므로 충분히 이완하고 호흡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유도분만 하러 병원에 갔다면 최대한 잘 자고 쉬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이완이 잘 된다.

▲심상화 : 유도분만을 시도하는 산모들이 내게 도움을 요청했을 때 알려주는 유도분만용 음원이 있는데, 실제 사용해 본 산모들이 상당한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이 음원은 반복해서 들을수록 효과적인데, 적은 양의 촉진제로도 자궁경부가 부드러워지고 활짝 열리는 상상을 지속하게 한다. 또 아기가 산도를 타고 잘 내려와 회음부 사이로 아기 머리가 보이고 태어나는 출산의 전반적인 과정을 반복적으로 상상하도록 도와준다. 심상화를 잘할수록 몸은 그에 반응하고, 결국 유도분만에 성공할 확률도 높아진다. 

충분히 이완하고 호흡하는 것이 유도분만 성공에 큰 도움된다. ⓒ베이비뉴스
충분히 이완하고 호흡하는 것이 유도분만 성공에 큰 도움된다. ⓒ베이비뉴스

◇ 의료상의 문제 없다면 유도분만은 최대한 출산예정일 이후로

이처럼 유도분만에 성공할 확률을 높이는 방법이 있는가 하면, 그 확률을 낮추는 방법도 있다. 다음의 세 가지를 주의하자.

▲유도분만은 시기가 중요하다 : 가급적 출산예정일 전에는 유도분만 안 하는 것이 좋다. 의료상의 문제가 없다면 되도록 임신 41주 이후에 하길 권한다. 자연진통이 있다면 성공할 확률은 더 높아진다. 아기가 클 때 유도분만을 많이 고려한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아기가 작을수록 유도분만에 성공할 확률이 커진다. 아기가 클수록 유도분만을 하면 수술할 가능성이 커진다. 그러므로 아기가 크다면 자연진통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최선이다. 

▲아기가 크다는 이유만으로 유도분만해선 안 된다 : 앞서 말한 대로 아기가 더 커지면 자연분만이 어려우니 예정일이 되기 전에 유도분만 하라는 권유를 받는 산모가 있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유도분만에 실패하고 제왕절개로 가는 확률을 높인다. 아기의 머리 크기나 몸무게는 지속해서 늘어나는 것이 아니다. 어느 한 주에 갑자기 커졌다고 그 추세를 이어가는 것도 아니다. 아기 머리 크기나 몸무게가 2~3주 크다고 해도 그 이후는 더디게 자라니 무리하게 유도분만을 시도하지 않아도 된다. 

▲유도분만은 원래 2~3일은 걸린다 : 유도분만은 시도한 첫날에 성공할 확률이 매우 낮다. 통상적으로 2~3일 정도 걸리는데도 어떤 병원에서는 하루 만에 경부가 거의 열리지 않았다고 다음날 제왕절개를 할지, 유도분만을 계속해볼지 산모에게 결정하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아침 일찍 병원에 가서 종일 침대에 누워 태동검사기를 달고 유도분만을 시도했는데, 그런 말을 들은 산모는 얼마나 힘이 빠질까. 심리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무척 지칠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유도분만으로 자연분만할 수 있는 확률을 배제해선 안 된다. 

이런 산모도 있었다. 그 산모는 유도분만 이틀째 자궁경부가 5cm 열렸는데 더 진전이 없어 수술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진행이 빨라지더니 자연분만으로 아이를 낳았다. 

아기의 심박수가 계속 떨어지는데, 산모가 유도분만을 더는 원하지 않는데 계속 시도하란 이야기가 아니다. 두려움이나 걱정에 휩싸여 지레 포기하지 말고, 할 수 있는 데까지 해 보고 제왕절개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는 의미다.

진통을 견디고 출산하는 사람은 결국 산모다. 산모가 더 나은 출산방식을 선택할 권리를 포기해선 안 된다. ⓒ베이비뉴스
진통을 견디고 출산하는 사람은 결국 산모다. 산모가 더 나은 출산방식을 선택할 권리를 포기해선 안 된다. ⓒ베이비뉴스

◇ 어떤 선택을 하든 산모가 더 나은 출산방식 선택할 권리 포기하지 말 것

유도분만은 정맥으로 촉진제인 피토신을 주사하여 인위적으로 자궁수축을 일으키는 것이다. 유도분만 후 산모에게 생길 수 있는 가장 위험한 일은 자궁무력증이다. 자궁무력증은 자궁 근육의 정상적인 이완과 수축 능력을 상실케 하는 것으로 다량의 출혈이 일어난다. 실제로 두 번째로 유도분만을 한 후 제왕절개를 했을 때 자궁무력증이 생겨 이것이 자궁적출술로 이어진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미국에서 유도분만이 흔해지면서 2007년에는 1994년과 비교했을 때 제왕절개 후 자궁적출이 15% 늘어났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일반적으로 병원에서는 양수는 새는데 진통이 없는 경우, 양수과소증인 경우, 엄마 배 속에서 아기가 잘 있다고 장담하기 어려운 경우, 임신중독증이 생긴 경우, 과숙아(임신 42주 이상)인 경우, 산모가 고혈압이나 당뇨로 인해 출산해야 하는 경우에 유도분만을 권한다. 즉 의료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순간에 유도분만을 권유하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맘카페에 올라온 글들을 보면 유도분만할 이유가 없는데, 심지어 아기도 작은데 출산예정일 전에 유도분만하라는 권유를 받아서 난감하다는 내용이 종종 보인다. 

그러나 유도분만 날짜를 잡아 놓고, 유도분만이 잘 되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것보다 유도분만 시기 등을 조정해서 성공적으로 출산할 확률을 높이는 편이 낫다. 의료상의 이유가 없다면 최소한 출산예정일은 넘겨서 유도분만을 시행하도록 산모가 의료진에게 요구해야 한다.

유도분만의 과정을 겪는 사람도, 진통을 견디고 출산하는 사람도 결국 산모다. 어떤 선택을 하든 산모가 더 나은 출산방식을 선택할 권리를 포기해선 안 된다. 

◇ 알아두면 쓸모있는 유도분만 절차

▲입원 : 전날에 입원하기도 하고 유도분만 당일 아침 일찍 병원에 가기도 한다. 병원에 따라 다르다.

▲유도분만 시간 : 통상 아침부터 오후까지만 하고 저녁 시간 이후부터 아침까지는 시행하지 않는다.

▲질정제 사용 : 자궁경부가 딱딱할 때 경부를 먼저 부드럽게 하려고 질정제를 쓴다. 질정제를 쓰는 중에 자연진통이 오면 질정제 사용은 중단한다. 질정제 사용 후 경부가 부드러워지면 촉진제를 쓴다. 이때 자연진통처럼 진통이 서서히 세졌다 약해지지 않고 마냥 세진 상태가 오래가기도 한다. 진통이 잘 안 걸리기도 하며, 더디게 진행되다가도 마지막에 갑자기 빠르게 진행돼서 자궁경부가 열리는 예도 있다. 

▲촉진제 투여 : 자궁경부가 부드러워졌다면 정맥주사로 촉진제를 투여한다. 적은 양부터 시작해서 점차 양을 늘려간다. 

▲태아 모니터링 : 아기가 촉진제에 어떻게 반응할지 몰라서 태동검사를 계속 시행하며 의료진이 모니터링한다. 아기 심박수가 지속해서 떨어질 경우, 촉진제 투여를 중단하거나 응급 제왕절개를 하기도 한다.

▲호흡 : 일반 분만도 그렇지만 유도분만은 진통이 워낙 세다. 그래서 호흡이 특히 중요하다. 진통이 왔을 때 최대한 호흡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도분만 날짜를 잡았다면 호흡 연습을 최대한 많이 해야 한다. 

*칼럼니스트 이하연은 대한민국 출산문화와 인식을 바꾸고자 자연주의 출산뿐만 아니라 자연 분만을 원하는 산모들에게 출산을 알리고 있다. 유튜브 채널 '로지아'에 다양한 출산 관련 영상을 올리며 많은 산모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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