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교사들이 시청 안에서 농성은 왜 한 거죠?
보육교사들이 시청 안에서 농성은 왜 한 거죠?
  • 권현경 기자
  • 승인 2018.12.27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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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시 육아종합지원센터 대체교사들이 한겨울 '투쟁'에 나선 까닭

【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공공운수노조 보육1지부는 26일 경기도 경춘로 남양주시청 앞에서 '대체교사 사업 재개'를 요구하며 집회를 가졌다. ⓒ공공운수노조 보육1지부
공공운수노조 보육1지부는 26일 경기도 경춘로 남양주시청 앞에서 '대체교사 사업 재개'를 요구하며 집회를 가졌다. ⓒ공공운수노조 보육1지부

26일 공공운수노조 보육1지부는 경기 남양주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시청 안에서 농성도 했다. 보육교사들이 추운 겨울 길거리에서 집회를 하고 시장실 앞에서 농성까지 한 이유는 뭘까.

오는 31일이면 남양주시 육아종합지원센터 대체교사 32명은 대체교사 사업 중단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게 된다. 대체교사는 보육교사가 연차를 사용했을 때 어린이집에 파견을 나가 아이들을 대신 돌보는 일을 한다.

지난달 30일 남양주시 육아종합지원센터는 대체교사들에게 12월 31일 자로 근로계약이 만료된다는 통지문을 보냈다. 동시에 관내 어린이집에는 ‘2019년 대체교사 지원사업 변경사항 안내’ 공문을 보냈다.

공문을 보면, “보건복지부 대체교사 지원사업의 운영 제반사항 및 대체교사 수요를 고려해 3~6회기(5월~12월)로 지원기간을 조정하고자 한다. 1~2회기(1월~4월) 기간 동안 대체교사 지원 신청을 원할 시 경기도형 인건비 지원사업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고 명시돼 있다.

1월부터 4월까지 4개월간, '대체교사 지원' 방식을 '인건비 지원' 방식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어린이집이 지원을 요청하면 대체교사를 직접 파견하던 것을, 어린이집에서 직접 대체교사를 고용하면 '경기도형 인건비'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바꾼다는 뜻.

남양주시육아종합지원센터가 11월 30일경 남양주시 관내 어린이집으로 발송한 공문 내용 캡쳐. ⓒ공공운수노조 보육1지부
남양주시 육아종합지원센터가 11월 30일경 남양주시 관내 어린이집으로 발송한 공문 일부 ⓒ남양주시 육아종합지원센터

◇ '대체교사 파견'을 '인건비 지원'으로… 교사들 반발 이유는?

공공운수노조 측은 이 공문에 대해 “대체교사 사업을 1월~4월 중단해 남양주시의 보육교사가 연차를 사용할 권리를 제한하고 교사의 쉴 권리를 박탈했다”고 보고, “대체교사 전원 해고를 철회하고 보육교사 쉴 권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라”고 요구하며 집회와 농성을 이어갔다.

허현옥 남양주시 육아종합지원센터 대체교사는 27일 베이비뉴스와 한 통화에서 "지난해 9월 처음 대체교사로 채용돼 계약했고, 매년 12월 31일 계약이 만료된다. 이후 재계약 한 상태다. 최장 23개월까지 할 수 있다고 알고 시작했다"며, "남양주시 대체교사 사업 중단으로 일자리를 잃게 됐다. 경기도형 인건비를 지원해준다고 하지만, 이는 대체교사가 일용직에 지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달에 3주 이상 대체교사 근무를 하면 환경개선비 등 수당이 있으나 경기도형 인건비를 지원받으면 일한 날 수로 계산해 급여를 받으니 차이가 있다는 것"이 허 씨의 설명이다.

대체교사 지원 사업 중단의 여파는 대체교사 본인들의 일자리뿐만 아니라 일선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의 근무 여건에도 영향을 미친다. 공공운수노조는 "대체교사 지원사업의 취지가 보육공백 보완인 만큼 보육교사의 연차 사용을 위해서 대체교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일선 보육교사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이제 4월까지는 휴가를 못 쓰는 거냐'는 걱정들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남양주시 육아종합지원센터는 왜 이런 결정을 했을까. 27일 남양주시 육아종합지원센터 관계자는 베이비뉴스와 한 통화에서 “따로 답변할 내용이 없다”면서, “아직 어떻게 될지 잘 모른다”고도 말했다. ‘확정되지 않은 사업에 대해 공문을 보낼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노코멘트 하겠다”고 답변을 거부했다.

남양주시 육아종합센터는 남양주시가 경복대학교에 위탁해 운영하고 있는 상황. 남양주시의 입장은 어떨까.

남양주시청 관계자는 27일 베이비뉴스와 한 한 통화에서 “대체교사 사업은 남양주시 육아종합지원센터가 대체교사와 (근로)계약하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사업으로 시에서 보조금을 주는 보조사업이다. 육아종합지원센터에서 결정한 사업(대체교사 사업 중단)에 대해 교부신청서가 오면 그 부분에 대해 협의하고 검토할 것”이라면서, “아직 신청서가 오지 않았다”고 답했다. 

시 관계자의 말대로라면, 아직 결정된 사업이 아닌데 일선 어린이집에는 왜 공문이 전달된 것일까. 시청 관계자는 “최종 결정이 안 된 상황이라 답변이 어렵고 사업계획서에 대해 협의를 하고 있다”는 말만 반복했다.

“육아종합지원센터가 1년에 한 번씩 (대체교사) 공고를 내서 채용하고 계약 등 연차 수요에 맞게 탄력적으로 운영한다. 보건복지부 사업이니 만큼 보육사업안내 등 내부지침과 매뉴얼을 따를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고, 시는 이를 따르는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대체교사 문제와 관련해 시의 역할을 묻자, “시에서는 육아종합지원센터에 위탁한 상황이고, (대체교사는) 보조사업이라 조정은 하지 못하는 입장”이라면서, “수습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 전북에서도 대체교사들 '투쟁'… 파업 이틀째 전원 고용보장 약속

남양주시육아종합지원센터는 11월 30일, 대체교사에게 12월 31일 자로 근로계약 만료된다고 통지했다. ⓒ공공운수노조 보육1지부
남양주시육아종합지원센터는 11월 30일, 대체교사에게 12월 31일 자로 근로계약 만료된다고 통지했다. ⓒ공공운수노조 보육1지부

남양주시 육아종합지원센터도, 남양주시청도 어째서 대체교사 사업 중단 결정이 내려졌는지 의미 있는 답변을 하지 못했다.

그런 가운데 27일 오후 3시 공공운수노조와 육아종합지원센터 간 6차 교섭이 진행됐다. 김경옥 센터장 등 남양주시 육아종합지원센터 측과 대체교사를 비롯한 노조 측이 교섭 테이블에 앉고, 남양주시청 보육지원 담당자 두 사람이 참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도 합의는 이뤄지지 못했다. 노조는 28일에도 남양주시청 앞에서 1인시위를 하겠다고 예고했다.

한편, 일자리 때문에 '투쟁'에 나선 대체교사들은 전북에도 있었다. 전라북도 육아종합지원센터 대체교사들도 26일 파업집회를 열었다. 전라북도 육아종합지원센터가 대체교사 지원사업을 일방적으로 시군 육아종합지원센터로 이관하면서, 고용승계가 이뤄지지 않아 90여 명의 대체교사가 일시에 해고된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파업 이튿날인 27일, 모두 고용보장을 약속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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