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남양주시-경복대 책임 미루기에 보육교사는 빈손 '뺑뺑이'
[단독] 남양주시-경복대 책임 미루기에 보육교사는 빈손 '뺑뺑이'
  • 권현경 기자
  • 승인 2018.12.29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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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결정권 없다"… 노조는 '노조 가입 교사 해고 위한 것' 의혹도

【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영하 15도’ 올 겨울 최고 한파를 기록한 28일 오전 보육교사들은 남양주시청 앞에서 '대체교사 사업재개' 1인 시위를 했다. 최대성기자 ⓒ베이비뉴스
‘영하 15도’ 올 겨울 최고 한파를 기록한 28일 오전 보육교사들은 남양주시청 앞에서 '대체교사 사업재개' 1인시위를 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남양주시 보육교사들이 남양주시 육아종합지원센터 ‘대체교사 사업 중단’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 공공운수노조 보육1·2지부는 28일 오후 1시 경기 남양주시청 관계자들과 만났다. 이어 남양주시 육아종합지원센터 위탁기관인 경복대학교를 찾아갔으나, 서로 결정권자가 아니라는 말만 듣고 결국 ‘빈손’으로 돌아왔다.

‘영하 15도’ 올 겨울 최고 한파를 기록한 이날 오전, 보육교사들은 면담에 앞서 남양주시청 앞에서 1인시위를 했다. 이들의 요구는, 오는 31일 자로 32명의 대체교사 전원을 해고하고 1월부터 4월까지 4개월 간 대체교사 지원 사업을 중단하겠다는 남양주시 육아종합지원센터의 결정을 철회하라는 것.

대체교사는 보육교사가 연차를 사용했을 때 어린이집에 파견을 나가 아이들을 대신 돌보는 일을 한다. 공공운수노조는 “대체교사 사업을 중단해 남양주시의 보육교사가 연차를 사용할 권리를 제한하고 교사의 쉴 권리를 박탈했다”고 보고, “대체교사 전원 해고를 철회하고 보육교사 쉴 권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보육1·2지부는 이날 오후 1시부터 20여 분 동안 시장실 앞 차가운 복도 바닥에 앉아 기다리다 남양주시청 복지 관계자를 만났다. 노조 측은 전날(27일) 있었던 육아종합지원센터와의 교섭에서, 김경옥 센터장이 대체교사 사업 중단과 관련해 “11월 남양주시와 (위탁기관인) 경복대와 협의해 결정한 것이지 (센터장이) 단독으로 결정할 수 없다”고 한 데 대해 남양주시의 입장을 물었다.

공공운수노조 보육1·2지부는 남양주시청 시장실 앞에서 면담을 요구하고 대기하고 있고, 20여 명 공무원들이 나와 시장실 앞을 지키고 있다. 최대성기자 ⓒ베이비뉴스
공공운수노조 보육1·2지부는 남양주시청 시장실 앞에서 면담을 요구하고 대기하고 있고, 20여 명 공무원들이 나와 시장실 앞을 지키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이군희 복지국장은 “대체교사 사업은 위탁기관인 경복대가 운영하는 것으로 시는 권한이 없다. 시는 효율성을 생각해 대체교사와 관련해서도 다양한 사업을 검토할 수 있다. 사업재개 요구에 대해선, 4개월 보육공백은 너무 길다고 판단해 경복대에 대체교사 업무에 차질이 있을 수 있으니 보육공백 없도록 하라고 권고했다. 그러나 권고하더라도 최종결정은 경복대가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국장에게 남양주시 관내 어린이집으로 발송된 육아종합지원센터의 대체교사 지원 사업 중단 공문에 관해 ‘시와 상의 없이 확정된 사업도 아닌데 공문을 보낼 수 있느냐’ 묻자, “육아종합지원센터가 독자적으로 사업을 결정하고 공문을 발송할 수 있다. 공문 하나하나 일일이 시가 관여할 수는 없는 것 아니겠느냐”고 답했다.

이어 노조 측은 “검토 중인 사업에 대해 공문이 발송됐고, 이로 인해 현장에서 민원이 발생하는 등 혼란을 겪고 있다. 위탁을 맡긴 관리주체인 시가 관여하지 않는다는 것은 시가 위탁기관 관리·감독을 소홀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국장은 “보육공백을 최소화하고, 대체교사 사업이 목적과 기능에 맞게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오늘(28일) 육아종합지원센터와 경복대학교 두 곳에 공문을 보내 권고했다. (위탁기관이) 문제가 있다면 위탁 취소에 대해서도 신중히 검토하겠고,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사업재개와 시점에 대해선 “경복대학교가 결정하는 것”이라고 한 발 물러났다.

공공운수노조 보육1·2지부는 28일 오후 1시 20분 남양주시청 복지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최대성기자 ⓒ베이비뉴스
공공운수노조 보육1·2지부는 28일 오후 1시 20분 남양주시청 복지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 남양주시는 "경복대가" 경복대는 "남양주시가"… 결정권자는 누구?

그러면 남양주시 육아종합지원센터 위탁기관인 경복대학교 측의 입장은 어떨까. 공공운수노조 보육1·2지부는 경복대 관계자를 만나러 이동했다. 오후 3시 20분 경복대학교 창조관 내 식당에서 신진우 경복대 산학협력실장을 만났다.

노조 측이 대체교사 사업재개 결정을 묻자, 신 실장은 “남양주시에서 결정할 일”이라고 했다. “경복대는 센터장을 공개 채용해 임명했다. 대체교사 채용 등 육아종합지원센터의 업무는 센터장이 한다. 사업 중단 공문을 보낸 것도 최근에 노조 파업과 집회로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도대체 이 사업의 결정권자는 누구일까. 남양주시는 경복대라고, 경복대는 남양주시라고 서로 책임을 미루고 있는 모양새다.

공공운수노조 보육1·2지부는 오후 3시 20분 남양주시육아종합지원센터 위탁기관인 경복대학교 산학협력 실장과 교내 한 식당에서 만났다. 최대성기자 ⓒ베이비뉴스
공공운수노조 보육1·2지부는 오후 3시 20분 남양주시육아종합지원센터 위탁기관인 경복대학교 산학협력실장과 교내 한 식당에서 만났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한편, 공공운수노조는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남양주시육아종합지원센터의 속내는 사업 중단을 통해 노조에 가입한 대체교사들을 해고하겠다는 것”이라면서, “육아종합지원센터는 남양주시 어린이집 원장들에게, ‘대체교사 10여 명이 노조에 가입해서 내년 초에는 사업을 하지 않겠다’고 공공연히 발언한 사실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21일 남양주시 이영환 시의원과의 대화 과정에서 ‘노조 만들어 교섭을 요구하고 그러는데 어떻게 계속 고용하겠느냐’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는 명백한 부당노동행위로 현행법에 위반된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정말 노조에 가입한 대체교사들을 해고하기 위해 이 사업을 중단한 것인지 남양주시 육아종합지원센터에 문의했다. 관계자는 28일 베이비뉴스와 한 통화에서 “(자신은) 실무자이지 책임자가 아니기 때문에 센터의 입장을 대변하기는 어렵다”면서, “베이비뉴스가 앞선 기사에서 ‘자신이 인터뷰를 거절했다’고 왜곡 보도를 했기 때문에 인터뷰하는 것이 의미 없다고 판단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덧붙여 “인터뷰를 거절하는 것이 아니라 준비가 되면 나중에 말하겠다고 했는데 (베이비뉴스가) ‘인터뷰를 거절했다’고 보도했다”고 항의했다.

공공운수노조 보육1·2지부는 오는 1월 4일 오전 11시 남양주시 육아종합지원센터에서 센터장과 남양주시 복지 관계자, 경복대 측이 한자리에서 만나 이 문제를 해결해 보자며 간담회를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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