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유아 현실 접한 변호사가 '부끄럽다' 말한 까닭
장애유아 현실 접한 변호사가 '부끄럽다' 말한 까닭
  • 이중삼 기자
  • 승인 2019.04.30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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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곳 없는 장애유아 해법을 논하다④] 김종호 장보연 상임대표, 엄선희·이주언 변호사 인터뷰

【베이비뉴스 이중삼 기자】

대한민국 헌법은 장애유아의 교육 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현행법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장애유아 의무교육은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다. 베이비뉴스는 장애유아 의무교육에 걸림돌이 되는 문제점을 짚어본 뒤, 교육 전문가들의 조언과 선진국 사례를 통해 해결방안에 대한 실마리를 찾아봤다. - 기자 말

김종호 장애영유아 보육·교육정상화를 위한 추진연대 상임공동대표의 모습.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김종호 장애영유아 보육·교육정상화를 위한 추진연대 상임공동대표.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장애유아 교육권을 보장하는 특수교육법이 시행된 지 10년 이상 지났다. 특수교육법 제1조는 ‘장애아동도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다’고 규정하지만 제도의 한계로 장애유아 교육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베이비뉴스는 지난 22일 서울 서대문구에서 김종호 장애영유아 보육·교육정상화를 위한 추진연대(이하, 장보연) 상임공동대표와 함께 엄선희·이주언 사단법인 두루 소속 변호사, 지적장애가 있는 만 5세 아이를 키우는 부모이자 전국장애영유아부모회 회장을 맡고 있는 이혜연 씨를 만났다. 사단법인 두루는 장애인 이동권을 비롯해 국제 인권 활동을 하는 단체다.

“제 후배 부부 아이는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습니다. 후배는 학교에서 취학통지서가 나왔지만, 아이를 6~7년 동안 집에서만 키웠습니다. 그 이유가 ‘누구한테 보이기 싫어서’라고 했습니다. 저는 눈물을 펑펑 쏟으면서 그 후배를 나무랐습니다. 후배는 여전히 아이가 장애아라는 걸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김종호 상임공동대표는 “대부분 장애유아를 키우는 부모들은 아이가 장애가 아니길 바라며, 잠시 있으면 벗어날 질병이라고 생각한다”며, “장보연의 목표는 장애유아를 키우는 부모들이 자녀가 장애아라는 것을 인정하게 만드는 데 있다”고 밝혔다. 김 상임공동대표는 “우리나라 보육원은 6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반면, 장애아동의 보육 역사는 1997년부터 시작해 불과 22년밖에 안된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6월 18일 장보연을 만들었다. 장보연은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전국장애영유아부모회, 전국장애아통합어린이집연합회 등 장애유아 의무교육 실현에 한 뜻을 품은 11개 단체가 결성한 연대체다.

특수교육법이 시행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김 상임공동대표는 법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아 한탄스럽다고 했다. 장보연은 지난해 7월 5일 청와대에서 결성 후 첫 기자회견을 열고 “만 3~5세 장애 유아의 의무교육을 보장하라”고 주장했다. 이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 “장애인권리위원회 문서에 장애유아에 대한 내용 단 한 개도 없어”

사단법인 두루 소속 이주언 변호사는 장애유아 의무교육 보장을 위해서 특수교육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사단법인 두루 소속 엄선희 변호사는 교육부가 장애유아 의무교육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엄선희 변호사와 이주언 변호사는 소외되고 있는 장애유아 교육권 문제에 대해 함께 해결해나가자는 장보연 측의 요청에 흔쾌히 뜻을 같이했다.

먼저 이주언 변호사는 2012년부터 변호사 활동을 시작했다. 이 변호사는 처음부터 장애인과 관련된 인권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다른 로펌에 있을 당시도 법률가들의 공부모임인 ‘장애인법연구회’에 참여했다. 2015년부터는 사단법인 두루에서 장애인권을 담당하는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2014년 9월 30일 장애인권리위원회는 ‘유엔 장애인권리협약 제1차 국가보고서에 대한 장애인권리위원회의 최종견해’를 발표했다. 문서에는 장애인 안전, 장애여성 등 다양한 분야의 개선점이 나와 있다. 하지만 장애유아에 대한 내용이 단 한 개도 없다는 것이 이 변호사의 설명.

“장보연에서 함께 하자고 제안했을 때 장애유아 교육권 문제가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며, “그때서야 알게 됐다는 게 부끄러웠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이 변호사는 이러한 배경으로 장보연과 함께하게 됐다.

엄선희 변호사는 아동청소년 교육 영역을 주로 맡아서 활동한다. 엄 변호사는 “아동청소년기에 겪었던 차별과 소외의 경험은 일생에 거쳐 남을 수 있다”면서, “특히 장애아동의 경우는 심하게 남는다”고 설명했다. 엄 변호사는 “장보연 측이 제안해 함께하게 되면서 장애유아 의무교육을 처음 공부하게 됐다”며, “의무교육에 대해서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현행법상 비장애아동과 장애아동은 의무교육 기간과 보장하고 있는 법도 다르다. 교육기본법에 의해 6년의 초등교육과 3년의 중등교육이 의무교육이다. 반면 장애아동은 특수교육법에 따라 유치원·초·중·고등학교 과정까지가 의무교육이다.

엄 변호사는 “가장 중요한 것은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이 차별 없이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라면서, “다만 (장애아동의) 의무교육이 (비장애아동보다) 앞뒤로 더 있는 이유는 장애특성상 조금 더 조기에 개입의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기 개입으로 적절한 교육적 조치, 치료, 돌봄이 이뤄져야 비장애아동과 동일한 삶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 “‘특수교육법’ 개정안 통과는 장애유아 의무교육 시작점이 될 것“

사단법인 두루 소속 이주언 변호사는 장애유아 의무교육 보장을 위해서 특수교육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사단법인 두루 소속 이주언 변호사는 장애유아 의무교육 보장을 위해서 특수교육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이들은 장애유아 의무교육 보장의 걸림돌로 ▲시설 부족 ▲특수교사 부족 ▲부처 이원화 ▲특수교육법 '간주' 조항을 꼽고, 네 가지 문제를 하나로 보고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장애유아 의무교육 보장을 위한 해결책의 하나로 교육부 산하의 ‘민간협의체 구성’을 제시했다.

민간협의체는 전문가, 학부모, 장애유아 당사자가 참여해 문제를 논의하고, 합의한 내용을 법과 제도를 만드는 기구다. 김 상임공동대표가 민간협의체의 장애유아 참여를 강조한 이유는 장애유아를 중심으로 문제를 파악하고 개선방안을 논의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변호사는 “단기적으로는 민간협의체를 만들어 장애유아를 위한 최선의 이익이 무엇인지 논의하는 한편, 장기적인 방향에서 고민하고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과정에서 장애유아와 부모들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고려할 것"을 강조했다.

장기적인 해결방안의 하나로 현재 국회에 제출돼 있는 ‘특수교육법 개정안’의 통과를 제안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부산 연제구)이 지난 2월 20일 대표발의한 특수교육법 개정안은, 현재 어린이집을 의무교육기관으로 '간주'만 하고 있는 특수교육법 항목에 어린이집을 추가함으로써 장애유아가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현행 법은 일정한 조건의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경우, 유치원 과정의 의무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개정안은 장애유아 교육에 포함된 차별 가능성을 없앤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변호사는 김 의원의 안으로 특수교육법이 개정돼야 하는 이유를 “어린이집에서 이뤄지는 특수교육도 의무교육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수교육법 개정만이 모든 해결방안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현재 장애유아의 차별문제를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특수교육법 개정안이 통과돼야만 한다”고 부연했다.

이 변호사는 “어린이집 의무교육은 특수교육법에 기초한 특수교육”이라며, “여기에는 교육부도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엄 변호사는 의무교육 보장을 위해 “어린이집을 바라보는 교육부의 관점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엄 변호사는 “어린이집은 돌봄의 역할이 큰 기관이고, 유치원은 교육에 초점이 맞춰진 기관이지만, 사실 유치원에서도 돌봄이 이뤄지고 있고 어린이집도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엄 변호사는 “특수교육법 제19조 '간주' 조항을 근거로 교육부는 어린이집에 있는 장애유아에 대해 아무런 교육적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교육부가 특히 장애유아에 대해서는 돌봄과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관점을 가지는 것만이 의무교육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김 상임공동대표는 법안 통과에 국민들이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장보연은 국가가 장애유아의 의무교육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고 방치해온 것에 대해 국가배상청구소송 등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2일 서울 서대문구에서 김종호 장애영유아 보육·교육정상화를 위한 추진연대 상임공동대표와 함께 엄선희·김주언 사단법인 두루 소속 변호사, 전국장애영유아부모회 회장 이혜연 씨를 만났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지난 22일 서울 서대문구에서 김종호 장애영유아 보육·교육정상화를 위한 추진연대 상임공동대표와 함께 엄선희·김주언 사단법인 두루 소속 변호사, 전국장애영유아부모회 회장 이혜연 씨를 만났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지난 22일 서울 서대문구에서 김종호 장애영유아 보육·교육정상화를 위한 추진연대 상임공동대표와 함께 엄선희·이주언 사단법인 두루 소속 변호사, 전국장애영유아부모회 회장 이혜연 씨를 만났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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