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당선인, 교육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우를 범하지 말라"
"윤석열 당선인, 교육의 시계를 거꾸로 돌리는 우를 범하지 말라"
  • 기고=전희영
  • 승인 2022.03.17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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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에 바란다' 특별기고] 1. 전희영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

24만 7077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득표 차다. 그만큼 치열했고 뜨거웠던 20대 대선이 끝이 났고, 오는 5월 출범할 새 정부에 모든 관심과 눈이 쏠려 있다. 윤석열 정부는 아이와 부모가 행복한 세상을 어떻게 만들어가야 할까? 윤석열 정부에 바라는 점에 대해 영·유아, 교육 단체·기관 측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기자 말

전희영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전희영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20대 대선 결과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이재명 후보와 0.73% 차이로 신승을 거뒀다. 0.73% 차이라는 선거결과는 촛불항쟁의 열망에 부응하지 못하고 극단적 양극화와 불평등을 심화시킨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심판의 의미도 있지만, 윤석열 당선인에게는 민심의 무서움을 알라는 경고의 의미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윤석열 당선인은 대학 정시 비율 확대, 학업성취도·학력격차 파악을 위한 주기적 전수 학력평가 실시, 고교유형 다양화, 5시까지 방과후학교, 8시까지 초등돌봄교실 운영 등의 교육공약을 내걸었다. 이는 경쟁교육을 더욱 극단으로 몰고 갈 수 있는 내용으로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과 흡사하다. 경쟁교육을 강화하겠다는 교육정책 기조는 반드시 수정돼야 한다.

대입 정시는 부모의 경제력이 가장 많이 작용하는 입시제도다. 소득격차를 넘어 자산격차가 극심한 불평등 구조를 두고 정시를 확대하면 교육격차는 벌어지고 불평등은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 정시 확대를 주장할 것이 아니라 대학서열을 완화하고 입시경쟁교육을 해소하여 고교교육을 정상화할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주기적 전수 학력평가 실시는 일제고사의 악몽을 떠올리게 한다. 전국 획일적인 선다형 시험으로 기초학력을 진단한다고 해서 학생들의 학력을 높일 수 없다. 기초학력은 진단이 아니라 학생들 하나하나의 배움을 채워가야 할 지원의 문제다. 이명박 정부 시절 일제고사로 인해 교과 시간에 시험지 풀이, 강제 방과후수업, 높은 점수를 받은 학생에게 상품권 지급 등 각종 파행사례가 넘쳐났던 것을 기억해야 한다. 학급당 학생 수를 줄여 교사가 학생 하나하나를 살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개별 학생을 지원하고 교육의 질을 높이는 길이다.

전국의 모든 초등학교에서 오후 5시까지 방과후학교, 8시까지 돌봄교실을 운영한다는 것도 우려스럽다. 해 뜨는 시간부터 해질 때까지 학교에 학생을 붙잡아 두는 것이 과연 교육적으로 옳은지 검토해야 한다. 학생들이 가정에서 쉬고 친구들과 우정을 쌓을 기회도 없이 종일 학교와 학원을 돌며 책상에만 앉아 있는 건 아동학대에 가깝다. 학생들은 현재의 삶에서 행복을 누리며 미래를 준비할 권리가 있다.

여기에 당선인은 선거 기간 유세에서 전교조를 모욕하는 발언을 서슴없이 내뱉었다. 당선인이 사회적 대타협, 국민통합을 이야기한 만큼 노동조합을 적대시하는 시선을 거두고 교원노조인 전교조와 대화와 협력에 나서길 바란다.

전교조는 20대 대선을 앞두고 '차별과 불평등을 넘어 모두를 위한 교육'을 위한 13대 교육공약을 제시했다. 입시경쟁교육 해소로 협력교육을, 교육이 가능한 학교를 위한 전교조의 제안을 진지하게 살피길 바란다.

기후위기와 감염병, 불평등이 우리 삶을 위협하는 지금, 아이들의 미래를 지키기 위해서는 차별과 경쟁을 넘어 평등과 협력으로의 교육 방향 전환이 절실하다. 국가교육위원회가 출범하고 새로운 대입정책을 마련해야 하는 시기, 새 정부가 교육공약의 방향을 수정하고 대학서열 해체, 과도한 입시경쟁교육 해소의 길로 나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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