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변화하고 있는 가족의 진짜 의미
코로나19로 변화하고 있는 가족의 진짜 의미
  • 기고=문경배
  • 승인 2022.04.25 08: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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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품다] 8. 문경배 전남동부가정위탁지원센터 팀장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이 커지는 현재, 보호대상아동 및 보호종료아동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져야 할 것입니다. 베이비뉴스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세상이 함께 키워가야 할 아이들을 따뜻하게 품고자 하는 마음을 담아 ‘세상이 품다’ 연속 특별기고를 마련했습니다. 매주 월요일 아이들과 학부모, 전문가들과 함께 아동자립역량강화를 위한 글을 전해드립니다. - 편집자 말

전남동부가정위탁지원센터 문경배 팀장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전남동부가정위탁지원센터 문경배 팀장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코로나바이러스는 우리의 평범한 일상을 뒤집어 놓았고 사회복지현장에도 마스크와 손소독이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장면을 만들었다. 평범한 사람들조차 극복하기 어려운 상황은 취약계층에게 너무나도 큰 벽이자 장애물로 다가오고 있다.

가정위탁지원센터는 위탁아동과 위탁부모, 친부모를 관리하고 가족이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가정위탁’이라는 제도는 낯설고 많이 들어보지도 않은 신기한 제도일 수도 있다. 친부모가 여러 사정으로 인해 자녀를 양육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을 때 최대한 가정과 유사한 환경에서 아동을 보호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가 가정위탁이다. 조부모가 손자녀를 양육하는 조손가정도 가정위탁의 일부이다.

가정위탁아동들은 저마다 다양한 사연으로 위탁가정에서 자라고 있지만 대다수의 사유는 부모사망, 이혼 후 관계단절 등이다. 이러한 이유로 아동은 가정이 해체되는 경험을 하게 되고 아동이 받은 상처는 쉽게 아물어지지 않는다.

가정위탁으로 보호된 아동들은 나이가 적든 많든 위탁부모의 마음에 들기 위해 눈치를 보기도 하고, 착한 일을 하려고 애쓰기도 한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보는 위탁부모와 직원들은 안타까움에 마음속으로 많은 눈물을 흘린다.

필자가 속한 가정위탁지원센터는 코로나19 상황에 개소해 전라남도 동부권역 10개 시·군의 가정위탁아동 약 350여 명을 지원하고 있다. 가정방문을 통해 가정위탁아동들의 어려운 생활을 살펴보면, 코로나19로 아동들의 삶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코로나19 초반에는 큰 문제가 보이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자 가정위탁세대의 어려움은 커져갔다. 많은 아이들이 컴퓨터나 노트북이 없는 상황에서 비대면 수업을 들어야 했고, 위탁부모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방법을 몰라 어려움을 겪었다. 다행히 지자체와 많은 후원처에서 아이들에게 비대면 수업을 위한 장비를 지원하며 큰 고비를 넘길 수 있었다.

하지만 한 고비를 넘기니 조금 더 복잡한 문제가 나타났다. 가정위탁아동들이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학교수업을 잘 따라가지 못했고, 가정위탁세대 중 조부모가 양육하는 대리양육세대는 이를 지원해주기 어려운 상황이 많았다. 전자기기를 다루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다만 영상으로 진행되는 학교 수업을 아동이 혼자 따라가기에는 어려웠고, 성적 격차와 기초학습역량의 차이는 크게 벌어지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기본학습도 배우지만 사회성을 기르고 양보와 배려 등 시민사회구성원으로서 필요한 덕목도 같이 배우게 된다. 비대면 수업이 진행되면서 아동들은 친구들과의 관계를 생각하지 않게 되었고 양보나 배려하는 모습이 사라지기도 했다.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위탁아동들이 겪는 문제 상황을 위탁부모가 개입해 도움을 주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특히, 대리양육세대(조부모가 주양육자인 가정위탁세대)는 현재의 교육 및 사회 시스템에 대한 정보나 접근방안이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코로나19로 급격하게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아동들이 꿈을 키우며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대리양육세대 보호자에게 바라기에는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2022년 초, 30여명의 아동들이 가정위탁제도를 벗어나 자립의 길로 들어섰다. 이제 아동들은 스스로 사회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떠나는 아이들에게 이 과정은 큰 도전이자 모험이다. 세상의 무관심 속에 사회로 떠밀려졌던 과거와는 달리 많은 분들의 관심으로 아동들이 힘을 낼 수 있게 되었다.

전남 지역에서는 코로나와 함께한 지난 2년간 의회, 지자체, 유관기관들이 힘을 모아 아동자립지원 조례를 개정하고, 자립정착금을 2배 상향(1000만원)시켰다. 이런 과정에서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전남아동옹호센터를 통해 보호가 종료되는 아동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첫 살림 키트를 연계했다.

한 명 한 명의 소중한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실천 현장에서는 지금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제부터는 가정위탁아동들을 돌보는 위탁부모들에게도 세밀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위탁가정이 100세대라면 100가지의 양육방식이 존재하기 때문에 아동과 함께하는 위탁부모가 지치지 않고 아동을 건강하게 양육할 수 있는 지원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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