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해야 하는 건 알겠는데 주변에 좋은 사람이 안 보여." 혼기를 넘긴 이들의 입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말 중 하나다. 그들의 단골 멘트 목록에는 이런 것도 있다. '과연 날 좋아해 줄 사람이 있긴 할까?', '아무리 결혼이 급해도 저런 사람이랑 결혼할 수는 없지'.
「사랑은 서툴고 결혼은 먼 그대에게」(이치카와 히로코 지음, 김예원 옮김, 북플라자, 2013년 1월 15일 발행)는 결혼은 하고 싶지만 상대를 못 찾겠다는 여성들에게 '변화'에 대해 이야기한다. '몰라서 못하나. 알아도 못해온 걸 지금 나이에 어떻게 고치라고.' 그러나 이 책이 말하는 '변화'는 대단한 각성이나 변신이 아니다. 일상에서 조금씩 바꿔볼 수 있는 사소하고 구체적인 조언을 통해 좋은 짝을 만나는 방법이나 행복한 결혼에 도달할 수 있는 방법을 말하고 있다.
처음 시도해야 할 것은 '의식 환기'다. 자기 혼자 삶을 꾸려나갈 수 있다는 것을 부모에게 증명해 독립할 것, 주변에 있는 사람을 잘 둘러볼 것 등. '상대를 주식이라고 생각하고 저평가된 주식을 찾아라'라는 코멘트는 참 뻔한 얘기지만 같은 말도 '아' 다르고 '어' 다르듯 '주변에 있는 사람 잘 둘러봐라'는 말에 비하면 사뭇 도발적이다. 평소 전혀 눈여겨보지 않던 사람이 연애나 결혼을 하면서 매우 달라 보이는 걸 경험한 이들이 새겨야 할 말이다. 지금껏 당신이 결혼하지 못한 이유는 '사람 보는 안목이 없어서'였다.
이제 이유를 알았으니 반성의 시간을 가질 차례다. 벌 받고 눈물 쏙 빼자는 것은 아니다. 과거의 나를 돌아보며 나의 상처를 치유하고 내가 정말로 하고 싶은 결혼이 어떤 것인지 되새겨보는 과정이다. 심리학에서 자주 사용하는 내 안의 상처받은 어린아이'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는 것, 지금까지의 연애사에서 반복적으로 일어났던 일과 과거 연인들의 공통점을 찾아보는 것은 결혼을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나의 행복을 위해 꼭 필요한 일들이다. 이 과정을 통해 자신의 내면에 가까워졌을 때, 내면이 말하는 소리에 집중해야 한다. 진짜로 원하는 결혼이 무엇이고 진짜로 만나고 싶은 사람이 누구인지는 그만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어렵게 알아낸 사실을 단박에 잊어버리고 싶지 않다면 다음 충고를 반드시 따라야 한다. '여자들만 모인 푸념회에는 가지 말 것'이다. 여자라면 느낌이 확 오는 뉘앙스다. '누구는 이랬대, 그 집은 저랬대' 식의 남의 뒷담화, 자기 연민 토론회에는 이제 발길을 끊을 때가 됐다. 이어지는 비슷한 이야기 중 하나가 '친구의 결혼 부러워하지 말 것'이다. 좋은 면에서 부러워하는 게 아니라, 수준의 높낮이를 운운하며 질투하는 옹졸함을 버리라는 것이다.
내면을 가꿨으니 외모도 가꿔야겠다. 이 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인데, 그 첫걸음이 '퍼스널 컬러 찾기'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색깔과 패션 콘셉트가 무엇인지 파악해서 인상을 바꾸는 것인데, 평소 옷장을 열면 하얀색, 아니면 검은색 옷밖에 없는 것에 불만이 있던 이들이라면 눈여겨볼 부분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 신경써라', '화장의 핵심은 이미지 메이킹이다'라는 말은 여러번 고쳐 새겨들어도 부족함이 없는 조언이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결혼식'이 아닌 '결혼식 이후'의 나와 가정에 대해 상상하며 매일 꾸준히 그것을 복기하라는 것이다. 모든 일에 메시지가 있다고 생각하고 나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을 아무렇게나 흘려보내지 않아야 하고, 새로운 생활이 들어올 마음의 여유 공간도 비워둬야 한다. 반드시 좋은 사람이 눈에 띌테고, 그 사람은 분명 당신을 좋아할테고, 그 사람은 당신이 매일 꿈꿔오던 사람일 것이 확실하다. 이 책은 그것을 간절히 바라는 이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건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