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남과 여 그리고 여행
오늘은 조금 가벼우면서도 꼭 알아둬야 할 소재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최근 해외로 떠나는 허니문이 일반화되면서 국내에서와는 다른 해외에서 지켜야 할 사항들이 있음에도 이를 무시해서 ‘한국망신’을 시키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나 역시 기자생활을 하면서 잘 몰라서 지키지 못한 점도 있었고, 또 알면서도 무시하는 사람을 보면서 같은 한국사람이지만 부끄러운 적도 있었다. 혼자 여행을 가도 해외란 곳은 우리나라와 다른 많은 것들이 있다. 그럼 사랑하는 사람과 떠나는 허니문에서는 어떨까? 만약 지켜야 할 에티켓을 모르다 불미스러운 일을 겪는다면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무너지는 자존심으로 자칫 행복해야만 할 신혼여행을 망칠 수도 있다. 그래서 준비했다. 해외에서 지켜야 할 에티켓 그리고 허니문들이 자제했으면 하는 사항들에 대해 적어봤다.
첫 번째로 신혼여행에서는 사랑만 넘치되 나머지는 적당히 하는 것이 좋다. 지인 중 해외 레스토랑에서 일한 사람들에게 들은 이야기로, 리조트 레스토랑에 신혼여행을 오는 고객 중 유독 한국사람들이 ‘과음’을 많이 했다고 한다. 분위기 있게 와인을 주문했으나 한국 습관대로 ‘원샷’을 많이 한 덕에 과음을 했고, 과음 후 조용히 숙소로 간다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부부싸움이 일어난다거나 웨이터에게 화를 낸다던가 등의 문제를 많이 일으켰다고 한다. 가까운 나라 일본만 하더라도 일정시간에 동일한 금액으로 주류를 무한리필해주는 레스토랑이 많이 있는데 술취한 사람들을 보면 대부분 한국 사람이라고 한다. 과음에 이어, 과소비 역시 문제가 된다. 지난 번 칼럼에서 잠시 언급했지만 ‘선물문화’ 때문에 허니무너들은 신혼여행비 보다 더 큰 비용을 선물 값에 지불하고 있다. 그 외에 ‘명품’이란 글짜가 붙은 가방과 물건들로 인한 과소비도 자제가 필요하다.
두 번째로 ‘여행에서 남는 건 사진’뿐이라지만 법을 어기거나 외국사람들을 불편하게 하는 건 피해야 한다. 신혼여행은 다른 여행에 비해 특히 사진이 중요하다. 근데 꼭 '촬영금지'란 표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몰래 둘만의 추억을 남기고 오는 사람들이 많다. 최근 스마트폰 덕에 더욱 이런 일이 많이 일어나고 있는데, 실제로 촬영하다 들켜서 메모리카드를 뺏기는 경우도 발생한다. 소중한 허니문의 기억이 한 순간에 날아갈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만약 현지인과 기념사진을 찍고 싶다면 꼭 허락을 받은 후에 사진을 찍어야 한다.
세 번째로 ‘음식’에 대한 폭을 넓혀야 한다. 허니문은 혼자 가는 여행이 아님에도 자신에게 맞는 음식만을 원하는 경우가 많고 이로 인해 부부싸움을 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신혼여행지에서 가장 많이 싸움이 일어나는 곳이 ‘레스토랑’이란 점만 보더라도 음식이 얼마나 두 사람에게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서로를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한 일부 신혼부부 중 한국 음식을 가져가는 경우가 있는데, 짧은 신혼여행이고, 건강상 문제가 없는데, 너무 한국음식을 원한다면, 현지에서 한국음식점을 찾는 방법을 택하길 권해본다.
네 번째로 센스있는 커플룩 선택이 필요하다. 외국 친구들이 “왜 한국사람들은 여행와서 남자와 여자가 똑같은 티를 입고 다녀?”라고 물어보는 경우가 있다. 사실 같은 한국사람들이 봐도 굳이 똑 같은 옷을 입어야 할까란 생각을 하게 만들 정도로 모자, 티, 바지, 신발 등 모든 걸 똑같이 공유하는 커플들이 있다. 기왕이면 남들이 봐도 “이상하다”가 아닌 “센스있다”란 말을 들으면 좋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으로 모든 기준을 ‘신부’ 또는 ‘신랑’ 즉 상대방의 기준에 맞춰 행동해야 한다. ‘이게 무슨 말이냐?’라고 묻는다면, 답변은 간단하다. 위에서 언급한 4가지 모두 나와 함께 허니문을 온 사랑하는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행동들이다. ‘내 기분’ ‘내 상황’에 기준을 맞추는 건 혼자 여행 왔을 때로 충분하며, 허니문은 ‘함께’란 점에 기준을 두는 게 당연하다.
함께 온 사람에게 초점을 맞추는 허니문, 신혼여행 제1의 에티켓으로 기억하면 된다.
*칼럼니스트 김영은 과거 항공사와 여행사, 관광청들이 보는 여행 관련 전문지 취재부 팀장을 지냈으며, 현재 전문유학 및 어학연수 업체인 유학컴퍼니를 운영하고 있다. 여행 전문지에서 경험한 세계 곳곳의 여행지, 그리고 현업에 있으면서 경험한 세계의 이야기를 칼럼에 담을 예정이다.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uhakcompany)를 통해 더욱 많은 칼럼을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