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사람들이 아기 낳기를 거부하는 사회. 이른바 젊은이들의 '출산 파업'은 우리 사회의 큰 문제로 떠올라 있다.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새로 출범한 박근혜 정부는 젊은이들의 출산 파업을 끝낼 수 있을까? 베이비뉴스는 박근혜 정부 출범을 맞아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쓰는 부모들의 편지' 특별기획을 진행한다.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소망하는 마음으로 보내온 독자들의 편지를 연재한다.
박근혜 대통령님께.
안녕하세요? 저는 두 돌 된 딸 하나를 키우고 있는 평범한 대한민국 엄마입니다. 다른 엄마들과 마찬가지로 이맘때쯤 가장 많이 듣는 말은 “둘째가져야지”란 소리입니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그저 씁쓸하게 웃기만 합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귀한 자식이 많을수록 좋겠지요. 하지만 현실은 이상과는 먼 거리에 있습니다.
아이를 키운 지난 2년의 세월을 돌이켜 보면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아픈 아이를 밤새 간호하며 안타까워했던 일, 잔뜩 어질러진 집안을 보며 망연자실했던 일, 엄마 소리를 처음 들으며 가슴 뭉클했던 일 등….
2년간 쌓은 추억을 생각하며 흐뭇해하는 것도 잠시 저는 지금 미래에 대한 생각에 마음이 참 답답합니다. 대학 졸업 후, 아이를 낳기 전까지 줄곧 학원 강사를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와서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일을 하자니 돌아갈 곳이 없습니다.
어린이집 시간에 맞춘 주 5일, 오후 6시 퇴근 직장이 왜 그렇게 주변에 없는지요. 상황에 맞는 곳을 용케 찾았다 해도 늘 듣는 말이 있습니다. “애가 있는데 일을 제대로 할 수 있겠어요? 아프거나 집안일 생기면 일 잘 못하잖아요.” 그렇게 이력서를 들고 쓸쓸하게 돌아 나온 곳이 몇 군데인지 모릅니다.
상황은 다른 엄마들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공무원 또는 복지가 잘 된 회사에 있지 않는 한 육아휴직, 출산휴가는 그저 남의 이야기일 뿐입니다. 그래서 전집회사에 들어갔다가 책만 잔뜩 사고 나오는 엄마, 집에 앉아 몇 푼 안 되는 부업을 하는 엄마, 육아 카페 경품에 목숨 거는 엄마가 생겨난 것입니다.
탈무드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물고기를 한 마리 준다면 하루밖에 살지 못하지만 물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준다면 한평생을 살아갈 수 있다.” 시행 초기부터 말이 많은 육아수당보다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바로 이 부분 아닐까요?
아이 키우던 엄마들도 한때는 일을 통해 보람을 찾았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우리에게 돌아갈 공간을 마련해주세요. 오늘도 아이 손을 잡고 길을 가는 길에 벽에 붙은 ‘패스트푸드점 주부 파트 모집’ 전단지 앞에 멈춰 섰습니다. 잠시 머뭇거리다 다시 걷는 발걸음이 참 무거웠습니다.
대통령에게 쓰는 편지 공모 안내
박근혜 대통령에게 쓰는 부모들의 편지에는 누구나 응모할 수 있다.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바라는 소망을 담아서 진솔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쓰면 된다. 심사를 거쳐 채택된 원고에는 소정의 원고료가 지급된다. ▶ 보내실 곳 ibabynews@ibaby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