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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사이 강간죄 논란이 뜨거워진 이유

"여성 성적 자기 결정권 보호" VS "이혼 소송에서 악용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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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적인 혼인관계 중인 부부 사이에도 강간죄가 성립될까?

 

18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법원에서 ‘부부 강간’을 둘러싼 검찰과 변호인 간에 치열한 공개변론이 열렸다. 이날 공개변론에서 검찰 측과 변호인 측은 양승태 대법원장 등 대법관이 참석한 가운데 ‘정상적인 혼인관계가 유지되고 있을 때에도 남편을 배우자에 대한 강간죄로 처벌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열띤 공방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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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공개변론은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한 사건 중 찬반이 팽팽하거나 기존 판례를 뒤집을 가능성이 있는 사회적 의미와 파장이 큰 사건에만 열린다.

 

사건은 2011년 11월 남편 A(45) 씨와 아내 B(41) 씨 사이에서 벌어졌다. 두 사람은 2001년 결혼해 두 명의 자녀를 뒀다. 두 사람은 사건 2~3년 전부터 아내 B 씨의 늦은 귀가로 자주 다툼을 벌였고, 남편 A 씨는 2011년 11월 아내 B 씨와의 말다툼 끝에 흉기로 아내를 위협해 강제로 성관계를 했다. 이후 이틀 뒤 A 씨는 다시 흉기로 아내 B 씨를 위협해 강제로 성관계를 했다.

 

이에 검찰은 남편 A 씨를 특수강간죄로 기소했고 1심 법원은 부부 사이 강간죄를 성립한다고 보고 징역 6년을 선고했다. 2심 법원도 유죄를 인정했지만, 형량은 3년 6개월로 낮췄다. 그러나 남편 A 씨는 그동안 법원이 정상적인 부부 사이에 강간을 죄로 인정한 적이 없음을 강조하며 무죄를 주장하고 나섰다.

 

주요 쟁점은 형법 제298조 강간죄의 객체인 ‘婦女(부녀)’에 법률상의 처가 포함될 수 있는지 여부다.

 

A 씨의 변호를 맡은 신용석 변호사는 “형법상 강간죄의 객체인 ‘부녀’에는 ‘처’가 포함되지 않는다”며 “아내는 강간의 대상인 ‘부녀’가 아니므로 강간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 측 이건리 대검찰청 송판송무부장은 “‘부녀’라는 단어는 기혼, 미혼, 미성년, 성년 모두를 포함한다. 형법에 부녀에서 부인을 뺀다는 조항은 어디에도 없다”고 맞섰다.

 

여성의 성적 자기 결정권 보호와 이번 판결이 선례가 돼 이후 이혼소송에서 남용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검찰 측 참고인으로 나온 김혜정 영남대 로스쿨 교수는 “부녀에서 부인이 포함되는 것은 당연하다”며 “이 법 조항이 보호하려는 것은 성적 자기 결정권이다. 결혼을 했다고 성적 자기 결정권의 포기를 의미한다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피고인 참고인으로 나선 윤용구 강원대 로스쿨 교수는 “부부 관계의 특수성을 무시하고, 부부 사이 강간을 인정하고 처벌하면 부부 사이가 틀어진 부인이 이혼소송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기 위해서 악용할 우려가 있다”고 우려했다.

 

판례를 보면 한국에서 역대 부부 강간 사건이 재판에 회부된 사례는 총 5건이다. 최초의 부부간의 강간 사건은 1970년 3월 대법원 판결에서 볼 수 있다. 이들 부부는 정상적인 혼인상태에서 벌어진 부부간의 강제적인 성관계로 당시 강간죄로 인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2009년 1월 부산지법에서는 혼인상태가 파탄 난 부부간에 강제적인 성관계를 강간죄로 인정했으며 2009년 2월 대법원에서도 혼인상태가 파탄 나 이미 이혼에 합의한 부부간의 강제적인 성관계를 강간죄로 인정했다.

 

A 씨의 변호인단은 강간죄가 인정된 2009년 2건의 판례는 이미 부부간의 혼인관계가 파탄 난 부부 사이에서 벌어진 강제 성관계로, 법원은 정상적인 부부 관계에서 벌어진 부부간의 성관계에 대해서는 60년 이상 부부 강간죄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신용석 변호사는 “부부생활은 가장 은밀하고 사생활에 해당하고, 성범죄는 살인죄보다 형벌이 무겁다. 혼인관계는 혈연이나 성을 매개로 한 특수 관계, 실질적으로 혼인관계가 인정되지 않는 부부사이에만 강간죄를 인정하는 것이 합당하다”며 “정상적인 혼인관계에 있는 부부 사이에서의 강간죄를 인정하는 것은 형법의 보충성을 벗어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혜정 영남대 로스쿨 교수는 “국가가 내밀한 사생활에 함부로 개입해서는 안 되지만 폭력과 협박까지 사생활로 볼 수는 없다. 강간죄는 폭행과 협박을 전제로 하므로 이미 그 자체만으로 이혼청구가 가능하다”고 맞섰다.

 

이 사건은 현재 대법원에서 재판이 진행 중으로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법리 검토에 들어갔으며 선고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대법원이 A 씨에게 유죄판결을 내린다면 1970년 이후 43년 만에 정상적인 혼인관계의 부부간에 강간죄가 성립돼 판례가 바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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