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광수 "동성결혼 합법화 헌법소원 할 것"
"이성애자의 결혼할 권리, 동성애자도 똑같이 있다"

"9월 7일 8년간 사귄 동성 연인 김승환 씨와 결혼한다. 우리 사회에서 이성애자만 결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동성애자에게도 이성애자한테 주어진 결혼할 권리가 당연히 있어야 한다."
영화감독 김조광수 감독이 15일 오후 서울시 동작구 사당동 아트나인 야외무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동성 연인 김승환 씨를 공개하고, 동성 결혼을 선언했다. 국내에서 유명인사가 공개적으로 동성결혼을 선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검은 턱시도에 검은 보타이를 매고 기자회견장에 등장한 김조광수 감독은 "2005년 커밍아웃을 한 이후 언젠가 공개적으로 결혼식을 하려고 마음먹었다. 성 소수자에게도 이성애자가 당연하게 누리는 모든 권리를 차별 없이 주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결혼식으로) 아름다운 모습으로 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식적으로 처음 공개된 김조광수 감독의 동성 연인은 퀴어 영화 전문 업체 레인보우 팩토리 대표 김승환 씨다. 올해로 서른 살인 남성이다. 김승환 대표는 김조광수 감독의 동성 연인으로 19살의 나이차가 화제를 모은 바 있지만 공식적인 자리에 나선 적이 없어 베일에 가려 있었던 인물이었다.
김조광수 감독처럼 검은 턱시도를 입고 등장한 김승환 대표는 “결혼은 나이, 성별, 국적, 인종, 성적 취향을 떠나서 한 개인이 성인이 돼 누군가를 만나 가정을 이루면, 주변 사람들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법의 테두리 안에서 인정받는 것이 당연한 권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동성결혼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보호,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우리의 공개적인 결혼식을 통해서 동성 결혼 합법화를 위한 헌법 소원뿐만 아니라 모든 필요한 법적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조광수 감독은 “결혼식 이후에 당연히 혼인신고 절차도 밟을 것이다. 혼인신고가 아마도 반려처리 되겠지만 그것을 근거로 헌법소원할 것이다. 헌법재판소에서 동성결혼을 법적으로 보장하지 않는 것이 헌법에 위배되는 것인지에 대한 판단을 구할 것이다. 그것과 동시에 동성 결혼 합법화하기 위한 법적 장치들을 싸움도 벌일 예정이다. 국민들에게 동성 결혼 합법화에 대한 의견을 묻는 다양한 행사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 사람은 오는 9월 7일 공개적으로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 결혼식 장소는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이들은 앞서 결혼식 축의금으로 국내 최초의 무지개(LGBT) 센터를 건립하겠다고도 밝힌 바 있다.
김조광수 감독은 지난해 대선에서 동성결혼을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던 문재인 대선후보를 결혼식에 초대할 생각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당연하다. 오늘 보도자료에 반기문 유엔 총장이 성 소수자 인권지지에 대한 의견 표명한 부분을 실었다. 반기문 UN 사무총장을 초대할 생각이고, 박근혜 대통령도 초대할 생각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나는 정치적, 사상적으로 다른 길에 서 있지만 대한민국의 대통령이기 때문에 당연히 우리 결혼식에 와서 축하해준다면 당연히 초청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재인 후보, 안철수 후보 등 한국 사회를 이끌어 가는 많은 분을 최대한 초대할 생각이다. 그분들이 성 소수자 인권을 한 걸음 더 앞당기는데 도움을 준다면 어떤 누구와도 손잡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의 결혼 후 자녀 계획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김조광수 감독은 결혼 후 입양할 계획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세계적으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하고, 동성 커플이 아이를 기를 수 있는 법안을 만드는 추세다. 그러나 나는 아이를 썩 좋아하지 않는다. 나이도 많다. 자녀 양육은 아직 큰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김승환 대표는 “기본적으로 아이를 키우고 싶다는 욕구는 있다. 다만 부모가 될 수 있는 준비가 됐나 싶다. 나 스스로 아직 준비가 덜 됐다”고 말했다.
이어 김조광수 감독은 “만약 (부모가 될) 준비가 된다면 당연히 입양해서 잘 키워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또 그걸 위해서도 (법과 국가 정책을 고치기 위해) 싸우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조광수 감독은 “동성애자라는 존재와 동성애를 반대하는 것을 같은 선상에 놓고 보면 안 된다. 동성애는 인정하든 안 하든 세상에 존재한다. 반대한다고 동성애자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인정할 수밖에 없다. 동성애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동성애를 반대할 권리고 인권이라고 말하는데 사람을 혐오하는 것은 인권이 아니다”고 꼬집으며 “여느 이성애자 커플처럼 잘 살겠다”고 말했다.
김조광수 감독은 지난해 자신이 연출한 영화 '두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언론시사회에서 양가 부모님의 동의와 지지를 받으면 19살 연하의 동성 연인과 공개 결혼식을 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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