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 시민청은 오는 25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태평로 시민청 이벤트홀에서 전통혼례를 간소화한 한식 결혼식이 열린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결혼식은 시민청 결혼식 사상 처음으로 치러지는 한식 결혼식이다. 평소 전통혼례를 올리려고 알아보던 35세 동갑내기 커플 이민수·신혜성 씨가 시민청에서 한식 결혼식을 할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신청하면서 이 결혼식의 주인공이 됐다.
시민청 한식 결혼식은 전통의 멋과 의미를 살려 격식은 갖추되 진행방식은 간소화해 현대 감각에 맞게 변화를 준 것이 특징이다. 전통 혼례에서 신부가 원삼이나 활옷을 입었던 것과 달리 일상에서 입을 수 있는 당의를 입고, 양가부모님 상견례와 양가 어머니가 초를 밝히는 순서가 추가된다.
교배례는 신부가 신랑에게 3번 반 절하고 신랑이 신부에게 2번 반 절해야 하는 것과 달리 신랑신부 맞절로 대체하고 손님 대접은 잔치국수를 주식으로 해 간소하게 차린다.
시는 이 방식으로 진행하는 결혼식 비용이 600여만 원으로 조금 더 저렴하게 준비하면 300~400만 원 정도로 알뜰한 결혼식을 치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일반 결혼식과 달리 볼거리가 있어 하객은 물론 외국인들에게도 우리 결혼 문화를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월 12일 제1호 커플이 시민청에서 첫 결혼식을 올린 이후 그동안 총 10여 커플이 개성 있고 검소한 결혼식을 올렸다. 예식비용은 평균 572만 원, 하객수는 평균 154명으로 집계됐다.
시민청 결혼식의 콘셉트는 ▲천편일률적인 결혼식이 아닌 나만의 스토리가 있는 품격있는 결혼식 ▲환경을 생각하고 나눔과 기부가 있는 착한 결혼식 ▲특별한 공간에서 여유롭게 이뤄지는 가족 이벤트 ▲사회낭비적인 불필요한 과정들을 없앤 검소하고 합리적인 결혼식이다. 진행 가격이 합리적이고 결혼식 진행 관련 선택의 폭이 넓고 자유롭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울러 시는 시민들이 안정적이고 건강한 결혼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시민청 결혼식을 신청하는 부부에게 반드시 부부교육을 이수하도록 하고 있다. 분기별로 1회 실시되는 부부교육은 지난 11일 서울시 홍보대사 가수 션의 특강으로 시작됐다. 다음 분기 교육은 8월과 10월에 시민청 바스락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부부교육은 각 자치구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도 받을 수 있다.
앞으로 시는 시민청 결혼식에 필요한 사진촬영, 주례, 축가 등 재능인을 모집해 재능나눔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6월 중 시민청 홈페이지를 통해 재능나눔 네트워크 참여자를 분야별로 모집해 1년 동안 시범 운영에 들어간다.
김선순 서울시 시민소통기획관은 “시민청 결혼식에서 우리나라의 전통이 살아있는 제1호 한식 혼례를 열게 돼 기쁘다”며 “앞으로도 시민청 결혼식이 작고 검소하지만 뜻깊은 결혼식 문화를 만들어가는 디딤돌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