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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위탁, 보호의 사각지대, 아이들은 여전히 소외돼 있다

[가정위탁, 또 하나의 집] 17. 박지윤(가명, 22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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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뉴스와 초록우산은 가정위탁 아동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자 '가정위탁'의 다양한 사례를 조명해 제도 보완점과 개선 방안을 찾아보는 '가정위탁, 또 하나의 집' 연속 특별기고를 마련했습니다. 이번 연재를 통해 위탁가정의 이야기와 제도의 현실을 함께 들여다보고, 위탁아동이 보다 안정된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사회적 공감과 지지를 모아가고자 합니다. 매주 월요일 가정위탁 제도를 위한 아동, 부모, 복지 현장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들려드립니다. -편집자 말

아쿠아리움에서 생각에 잠겨 있는 박지윤(가명). ⓒ초록우산
아쿠아리움에서 생각에 잠겨 있는 박지윤(가명). ⓒ초록우산

가정위탁은 보호가 필요한 아동을 ‘가정 환경’에서 안전하게 자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그러나 내게 있어 ‘제도에 속해 있다’는 것과 ‘제도를 통해 보호받는다’는 것은 다른 문제로 다가왔다. 위탁가정에서 나는 생계를 유지할 수는 있었지만, 배움과 성장의 기회는 늘 부족했다. 방과후 수업, 학원, 취미활동 같은 또래의 일상은 나에겐 허용되지 않는 꿈처럼 생각됐다.

다양한 지원 제도가 있지만 조부모와 함께 살며 정보를 접하기 어려운 환경에선 내가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조차 알길이 없었다. 외부 소식을 들을 수 있었던 창구는 사례관리자가 전해주는 소식만이 유일했고, 그마저 누락되면 사회적 지원이 존재하더라도 내겐 아무런 소용 없는 일이었다.

4년 넘는 위탁보호 중 거주지를 옮긴 뒤에야 처음으로 사례관리자를 통해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만약 이사를 하지 않았다면, 나는 끝까지 제도 밖에서 어떠한 정보도, 기회도 마주하지 못했을지 모른다. 가정위탁이라는 동일한 제도 안에 있지만 지역에 따라, 담당자에 따라 누군가는 지원을 받고, 누군가는 사각지대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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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부족만이 문제는 아닐 것이다. 서울가정위탁지원센터 운영 현황을 보면, 2025년 상반기 기준으로 사례관리자 1명당 평균 50가정, 60명 이상의 아동을 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아동에 대한 행정뿐 아니라 상담, 정서 지원, 복지 연계까지 맡는 사례관리자가 수많은 아동을 담당하다보니 정보 전달이나 기회 제공에 누락이 생기는 것은 아닐까.

아동이 어느 곳에 살고, 어떠한 담당자를 만나느냐에 따라 보호의 질이 달라지는 지금의 가정위탁 지원 구조에는 변화가 필요하다. 사례관리자가 아동 삶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적정 인원을 배치하고, 정보 격차를 줄이기 위한 전달 체계를 보완해야 할 것이다.

제도는 존재만으로 아동을 보호해주지 않는다. 위탁가정에서 ‘충분한 보호’를 통해 아동 삶의 변화가 일어날 수 있어야 한다. 같은 제도 안에서 소외되는 아이가 없도록 우리 사회에서 지원의 틈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해주시길 부탁드린다.

이제 나는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자격증 준비와 대외활동에 힘쓰며 사회복지사라는 꿈을 키워가고 있다. 2026년 1월에는 사회복지사 자격시험을 앞두고 있고, 2월엔 졸업을 한다. 비로소 이제야 내 삶을 스스로 준비할 수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늦게 찾아온 기회이지만, 같은 길을 걷는 또 다른 아이들이 보다 빨리, 충분히 보호받고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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