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차 웨딩플래너의 결혼식은 어땠을까
[화제의 신간] 나는 이렇게 결혼했다

결혼식 날짜는 잡았는데 시간은 없고 돈도 없고…. 부랴부랴 결혼식을 준비하다 보면 이렇게 준비하는 게 맞는 건지, 빠트리거나 틀린 것은 없는지 불안한 마음이 들게 마련이다. 준비할 것은 너무 많고 그중에 어떤 것이 자신에게 맞는 지 판단하기 어렵다.
신간 '나는 이렇게 결혼했다'(이은미 저, 부키, 정가 1만 4800원, 264페이지)는 저자가 직접 결혼을 준비하면서 겪은 이야기와 준비 방법을 소개한 책이다. 여행사 허니문 담당으로 3년, 웨딩컨설팅사 웨딩플래너로 4년간 일하며 수많은 신랑 신부의 결혼식을 도운 것을 발판 삼아 결혼을 준비하는 독자에게 모든 과정을 ‘어떻게’가 아닌 ‘왜’ 해야 하는지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대부분의 예비 신랑 신부는 결혼 날짜를 받고 난 후 모든 것을 신속, 정확하게 잘 준비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가지고 결혼 준비를 시작한다. 그러다 보니 ‘왜’보다는 ‘어떻게’만 고민하면서 제3자의 조언이나 참견대로 식을 준비하고, 정작 중요한 결혼식 이후의 삶은 결혼식 이후로 미룬다. 정말 결혼을, 결혼식을 잘 준비하려면 누군가 정해 준 길을 따라 무작정 따라가지 말고 달리 보는 눈을 가져야 한다”며 결혼 준비에서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지 조언한다.
가장 먼저 살펴야 할 것은 중심을 찾는 것이다. 저자는 “준비 초기 단계에는 남들과 다른 결혼식을 하고 싶다고 하면서 결국 남들과 같은 결혼식을 하게 되기 마련이다. 취할 것과 버릴 것을 분별하고 두 사람의 기준을 정해야 한다. 컨설팅 회사에서, 친구들이, 부모가 하는 말에 휘둘리다 보면 싸울 일만 생긴다”며 “‘어떤 결혼식을 올리고 싶다’고 생각하지 말고 결혼 이후의 모습을 기대하며 준비하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 다음은 서로의 입장 존중이다. 서로 잘할 수 있는 것을 맡기고 따르되, 전혀 생각지도 못한 상대방의 면모를 발견하더라도 상대방 입장에선 그럴 수 있다고 이해하는 것이다. 저자는 본인이 겪은 일을 소개하며 이를 설명한다.
“애인에게 신중하게 고른 청첩장을 보여줬다. 애인이 다 별로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전부 다 마음에 안 든다고 다시 찾아보자는 애인을 보자니 당황스러웠다. 애인은 청첩장의 사이즈, 종이 재질, 각도에 따른 색깔의 차이, 폰트의 종류와 크기, 자간과 행간은 물론 청첩장 봉투 색깔과 종이 종류까지 일일이 확인했다. 처음엔 이 작은 일에 왜 이리 많은 에너지를 쏟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그동안 내가 원하는 방향대로 잘 따라와 준 애인을 위해 나 또한 조용히 따랐다.”
이 두 가지 원칙을 숙지하고 실전 결혼준비에 들어가면 된다. 웨딩홀, 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한복, 예물 등을 선택·구매할 때 본인들이 생각한 가치를 반영해 정도를 가감하고, 그 과정에서 싸움이 나지 않을 수 있도록 하면 된다. 저자는 “비용은 두 사람 상황, 능력, 형편에 맞춰 준비하면 된다. 쓰고 싶은 품목에는 후회 없을 만큼 제대로 돈을 쓰되 소중하고 값어치 있는 것에 현명하고 즐겁게 쓰라”고 충고한다.
이외에도 예물, 예단 준비, 혼수 마련 등 사소한 것부터 굵직한 것에 이르는 결혼 준비의 모든 항목을 어떻게 선택해야 하는지, 무엇을 따져봐야 할지에 관한 노하우도 전수한다. 항목별 추천 업체는 덤이다. 현직 웨딩플래너 자리에서 물러난 상태이니 객관성은 믿을만 하다.
저자는 2000만 원의 결혼 자금과 전셋집 자금을 가지고 남들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결혼식이었다”는 칭찬을 들으며 결혼했다고 말한다. 최고의 결혼을 위한 준비물은 돈이 아니라 수고를 더한 준비였다는 말도 덧붙인다. “웨딩플래너라서 많이 아니까 잘 준비했겠지”라고 하기에는 주례 없는 예식을 올린 것이나 스스로 청첩장을 만든 것 등 정성이 들어간 준비 과정이 눈에 띈다.
마지막까지 저자는 결혼을, 결혼식을 왜 하는 것인지 생각해보라며 이 생각으로 결혼을 준비하면 누구나 최고의 신부가 될 수 있고 꿈꾸는 결혼을 할 수 있다고 격려한다.
“결혼 준비는 결혼식만을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님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결혼식과 함께 결혼식 이후의 삶까지 준비하는 것이 진짜 결혼 준비다. 누가 뭐라 하더라도 흔들리지 않을 두 사람만의 삶의 중심이 있어야 함을 잊지 말자. 무엇보다도 결혼의 중심에 두 사람이 우뚝 설 준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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