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띄우는 엄마의 첫 번째 러브레터
아이에게 띄우는 엄마의 첫 번째 러브레터
  • 정리 = 정은혜 기자
  • 승인 2013.08.16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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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유수유 수기공모전 동상 우지선 씨 작품

[연재] 나의 모유수유 성공기 공모전 수상작  

 

국내 유일의 임신출산육아 전문방송 육아방송(회장 신경식)과 국내 최초 육아신문 베이비뉴스(대표 최규삼)는 세계모유수유주간(8월 1~7일)을 기념해 최근 ‘나의 모유수유 성공기’ 모유수유 체험 수기공모전(http://mother.ibabynews.com)을 진행했다. 아기에게 모유를 먹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엄마들의 눈물겨운 사연들이 올라왔다. 그중 공정한 심사를 거쳐 당선된 우수작품 12편을 차례차례 공개한다.

 

지금 엄마 곁에서 곤히 잠든 나의 천사 효원아. 그냥 이렇게 물끄러미 바라만 보아도 미소 짓게 되고 가끔은 네 생각만으로도 너무 좋아 눈물이 핑 돌 정도로 아들바보가 되어버린 이 철부지 엄마를 어쩌면 좋으니. 혹자는 결혼이 제2의 인생이라고 말하지만 엄마는 널 만난 이후로 세상 모든 게 예뻐 보이고 작은 것에 감사하며 욕심내기보다는 베푸는 게 미덕임을 알고 실천하려 노력 중인걸 보면 엄마에게 있어서는 출산이야말로 제2의 인생이고 다시 태어난 것만 같은 기분이야.

 

열 달을 뱃속에 품고 너와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선물 같은 하루하루를 보내던 엄마는 예정일이 다가올수록 사실 설렘보다는 두려움이 컸었단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출산에 대한 막연한 공포심에 자연분만에 관련한 책과 인터넷 검색을 통해 분만후기를 읽으며 출산을 글로 배웠지 뭐야. 엄마가 너무 보고 싶어서 예정일보다 열흘 일찍 태어난 우리 효원이 덕분에 예약해놓았던 산전 모유수유 강의를 듣진 못했지만 그렇게나 바라던 자연분만에 성공했다는 성취감에 엄마는 정말이지 구름 위를 걷는 기분이었어.

 

그러나 그런 기쁨도 잠시 엄마의 시련은 곧 시작되었지. 분만실에서 새파랗게 질린 널 처음 안았을 때는 이제 지옥 같던 진통이 끝났다는 후련함에 또 그 작디작은 몸을 꼬물거리는 마냥 귀여운 네 모습에 눈물보다는 웃음이 나왔어. 하지만 수유실에서 널 품에 안고 젖을 물리니 그때야 비로소 콧등이 찡해오더라. 아직 눈도 뜨지 못한 우리 효원이가 그 조그만 입으로 엄마 쭈쭈를 물고 아직 나오지도 않는 젖을 쪽쪽거리며 빠는데….

 

효원아 기억나니? 이렇게 건강하게 엄마에게 와줘서 고맙다고, 감사하다고, 사랑한다고 너의 귀에 속삭였던 거. 모유 특히 초유는 아가에게 꼭 먹여야 한다는 말에 시간이 날 때마다 수유실을 찾아 젖을 물렸지만 안타깝게도 병원에서 퇴원할 때까지 젖은 나오지 않았고, 조리원으로 옮긴 후에도 유선이 뚫리지 않아 딱딱하게 뭉친 유륜을 풀어야 한다고 해서 너무 아팠지만 꾹 참고 눈물을 뚝뚝 흘리며 마사지를 받았어.

 

이 때문에 유두가 팅팅 부어 효원이가 잘 물지 못했고 결국 밤이고 낮이고 두 시간 간격으로 유축하며 모자란 양은 분유로 혼합수유를 시작하게 된 거야. 말 그대로 몸조리하러 들어간 조리원에서 조리는커녕 엄마는 눈물 마를 날이 없었단다.

 

자연분만만 하면 다음은 다 알아서 척척 되는 줄로만 알았는데 산 넘어 산이라고 모유수유가 엄마를 이렇게 힘들게 할 줄은 꿈에도 몰랐어. 미리미리 모유수유 수업도 듣고 공부 좀 해둘 걸 후회도 되고 우리 아가 배부르게 먹여주고 싶은데 그게 마음처럼 안 되니까 속상하기도 하고 이런 상황을 만든 엄마 자신이 싫어 자책도 원망도 많이 했어.

 

그런데 왜 이렇게 모유수유에 집착 하느냐고? 모유가 아가에게 좋다는 것은 당연히 알고 있었지만 수유실에서 널 처음 안고 눈도 못 뜬 채 냄새만으로 고개를 돌려 엄마 젖을 찾던 네 모습, 그때의 그 감정, 그 느낌을 잊을 수가 없었거든. 순간 다짐했지. 꼭 완모에 성공하고야 말겠노라고 말이야.

 

그렇게 엄마에게 보물 1호가 되어버린 유축기를 들고 조리원에서 퇴실하여 본격적으로 쓸쓸하고도 고독한 모유수유와의 전쟁이 시작되었지. 다행히 이제 효원이가 부족하지 않게 먹을 수 있을 만큼의 모유량은 충분하게 준비가 되었지만 조리원에서 직수를 시도하다 효원이가 자지러지게 울었던 트라우마 때문에 도저히 직수는 용기가 나지 않아 유축해서 젖병으로 먹이게 되었어.

 

두 시간에서 세 시간 간격으로 유축 텀은 늘었지만 한 번 유축 할 때마다 깔때기, 젖병, 젖꼭지를 끓는 물에 소독하고 또 효원이가 배고파할 때는 급하게 중탕하고, 이 생활이 밤낮으로 계속되었지만 이렇게 해서라도 우리 아가 배부르게 먹일 수만 있다면 엄마는 그게 또 행복이었어.

 

그러던 어느날 오한이 들고 정신도 몽롱하니 온몸이 불덩이 같아 체온을 재보니 41도더라. 내과에 갔더니 원인을 모르겠다며 모유수유 때문에 약 처방도 어려워 해열제 주사 한 방만 맞고 왔는데 엄마가 몸이 아픈 것보다 더 괴로웠던 건 며칠 전부터 오른쪽 가슴 주변이 딱딱하게 뭉친 듯 하더니 열이 오르고 난 후부터는 젖양이 반의반도 나오지 않게 된 거야.

 

정말 싫었지만 효원이에게 분유를 타 먹이며 ‘미안해, 미안해’ 되뇌며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 그러다가 효원이 예방접종으로 찾은 소아과 선생님께 증상을 말씀드렸더니 ‘유선염’이라며 약을 처방해주셨고 직수를 해야 얼른 낫고 젖도 다시 잘 나온다고 알려주셨어.

 

얼떨결에 시작된 직수 도전. 그동안 젖병 젖꼭지에 익숙해져 엄마 유두가 낯 설만도 할 텐데 엄마의 간절한 마음을 알아주는 걸까? 걱정이 무색하게도 엄마 젖을 너무 잘 빨아주는 우리 아들. 신생아 때는 그 작은 입으로 마사지와 유축 때문에 부은 엄마 유두를 물기 벅찼었던 거였나 봐. 마치 “유선염 때문에 열나고 아파서 고생했지 엄마~ 앞으로는 내가 잘 먹을 테니 아프지 말아요”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어.

 

나의 천사, 우리 효자 한효원. 그렇게 오늘 178일까지 그 흔한 감기 한 번 걸린 적 없이 엄마 모유만으로 튼튼하고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는 우리 기특한 효원이. 이틀 후 180일부터 이유식을 시작하면 또 어떤 시련이 기다리고 있을지 벌써부터 두근두근하지만 이 또한 감사하게 받아들이며 분명 이겨내고 승리할 엄마라는 걸 이제는 믿어 의심치 않아.

 

그간의 경험을 토대로 모유수유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느낀 것은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 초보맘들의 가장 치명적인 실수가 바로 너무 완벽하려 한다는 거래. 내 아가에게 남들 못지않게 혹은 더 많이 해주고 싶은 엄마 욕심이야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처음이기에 실수도하고 시행착오도 겪으면서 더 발전하고 나아지는 거잖아.

 

너무 급하게 서두르지 말고 차근차근 한발 한발 내딛다 보면 어느새 목표에 도달해 있더라고. 빠름과 조금 느림의 차이일 뿐이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벌써부터가 될 수도 있고, 이제서야가 될 수도 있는 건 마음가짐의 문제일 거야. 시간이 이만큼이나 지나 몸소 체험한 후에야 깨닫게 된 진리를 그때 미리 알았더라면, 걱정하고 마음 졸일 시간에 우리 효원이 한 번 더 따뜻하게 안아주고 사랑한다고 더 많이 얘기해줬을 텐데.

 

그렇지만 굳이 말하지 않아도 마음으로 느끼고 있을 우리 아가일 테니, 지금까지 잘해왔듯이 앞으로도 잘 부탁할게 아들. 엄마 쭈쭈는 우리 효원이가 원할 때, 효원이 만을 위해, 효원이 곁에서 항시 대기 중!

 

2013년 7월 15일 길고 긴 장마의 중간에 하루하루가 감사이고 사랑이고 행복인 효원이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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