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엄마들이 꼭 읽어야할 동시 6편
아기 엄마들이 꼭 읽어야할 동시 6편
  • 칼럼니스트 김진미
  • 승인 2013.10.15 1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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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보다 엄마가 좋아해요

[연재] 책 읽기는 엄마랑 함께해

 

 

아기엄마들이 꼭 읽어야할 동시 6편. ⓒ김진미
아기엄마들이 꼭 읽어야할 동시 6편. ⓒ김진미

 

10개월 된 아이를 등에 업고 동네 헌책방을 찾아간 기억이 난다. 동화책을 사려고 들어갔는데 나올 때는 이해인 수녀의 동시집을 손에 들고 있었다.

 

그의 동시집 <엄마와 분꽃>(창작과 비평사)은 동시에 대한 눈을 뜨게 해주었다.

 

그러나 엄마들은 동시집보다 동화를 선호는 편이며 동시집에 관심을 갖는 기간이 매우 짧다. 또한 동시집을 선택할 때 의성어, 의태어가 많이 나오는 작품, 훗날 노래로 만들어져 리듬감이 느껴지는 유명 작품을 선호한다. 이것은 동시 시장을 과소 평가하고 다양한 작품을 접하지 못한 탓이다. 동시의 매력을 잃지 않으면서도  엄마 혼자 곱씹어 읽기에 부족함이 없는 작품이 우리 주변에 많다. 오늘은 아기 엄마들이 읽으면 좋을 동시 6편을 소개한다.

 

자장가 / 윤석중

 

우리 아기 잠드는 걸

누가 먼저 알았나?

두눈을 소르르 감을 때

눈썹이 먼저 알았지 

우리 아기 잠드는 걸

누가 먼저 알았나?

젖꼭지 스르르 뺄 때

입술이 먼저 알았지 

우리 아기 잠드는 걸

누가 먼저 알았나?

장난감 스르르 놀 때

주먹이 먼저 알았지 

 

꽃밭 / 이문구

 

봄부터 아빠가

가꾼 꽃밭을

가을에 엄마랑

정리했더니

야구공 유리 구슬 오뚝이랑

없어진 장난감을

모두 찾았네

읽어버린 신발짝도

거기 있었네

누가 누가 꽃밭에

숨겨 놨을까

아기가 혼자 놀다

두고 왔겠지 

 

애기와 바람 / 이원수

 

찬 바람이 제아무리 많이 불어도

애기는 꼭 밖에 나가놀지 

“감기 들라, 가지 마라” 할머니가 붙들면

고개를 잘래잘래 도리질하고

“아냐, 아냐, 감기 없쪄” 

문 열고 내다보면 바람맞이 밭길에

아, 우리 애기는 뛰어다니네 

떼지어 몰려가는 겨울바람 속으로

저기 우리 애기는 뛰어다니네

 

어젯밤 손님 / 권태응

 

사랑방 문 앞에

낯선 구두 

엄마 엄마 어젯밤

누가 왔수

밤늦도록 떠들썩

웃음 소리가

잠결에 자꾸만

들려 오데 

어젯밤 꿈같이

오신 손님

너는 너는 누군지

모를 거야

 

너 낳던 해 똑 한 번

다녀가신 

아빠의 젤 친한

동무란다. 

 

우는 연습 / 이해인

 

엄마를 기다리다 지친 아이는

심통이 잔뜩 나서

찡그린 얼굴로

거울 앞에 섰습니다. 

엄마가 도착하면

“이렇게 울어볼까?”

“저렇게 울어볼까?”

우는 연습 한참 하다

어느새 스르르

잠이 든 아이 

꿈에서도

우는 연습

계속하는지

얼굴엔 눈물도 없는데

흐느낍니다.

 

잠 안 오는 밤 / 이수경 

정말 잠 안 오는데

엄마는 자꾸만

“얼른 자자”하시고 

정말 잠 안 오는데

엄마는 자꾸만

“어서어서 자거라”

전등불 끄시고 

정말 잠 안 오는데

엄마는 자꾸만

“들썩이지 말거라”

이불 툭 치시고 

아, 진짜 잠 안와서

실눈 살짝 떴더니 

옆에 누운 엄마 눈

내 눈과 마주쳤네 

“그래. 얘,

수제비나 끓여먹자“

엄마가 웃으시네

 

부엉이가 우는 밤에

잠도 오지 않는 밤에.

 

책을 펼치고 활짝 웃는 아이의 모습. ⓒ김진미
책을 펼치고 활짝 웃는 아이의 모습. ⓒ김진미

  

동시를 읽다보면 어린이집에 간 아이 모습이 떠오르기도 하고 나를 키우셨을 친정 엄마 모습도 그려진다. 가을바람이 부는 만큼 육아에 지친 엄마들의 마음도 스산해지는 계절 아닐까. 동화책 곁에 엄마의 감성을 깨워줄 동시집 한권 함께하길 권한다.이 칼럼을 쓰기 위해 50여권의 동시집을 읽었고 읽는 동안 아이와 친정엄마가 생각나 행복했다.

 

*칼럼니스트 김진미는 대학에서 문예창작학을 전공하고 독서논술지도사로 활동했습니다. 출산 후 글쓰기에 전념. 현재 시민기자와 수필가로 활동중입니다. 아이에게 맛있는 음식, 예쁜 옷은 못 챙겨줘도 책읽어주기만큼은 최선을 다해야한다고 믿는 ‘읽기광’ 엄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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