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정감사] 희귀질환자 1514명, 본인 형편 아닌 ‘부양의무자 소득·재산’ 때문에 의료비 지원 탈락
서영석 국회의원 "경북처럼 진단 인프라가 없는 지역부터 전문기관과 진단요양기관을 채워야"
희귀질환 의료비 지원 대상자 가운데 1514명이 본인의 소득이나 재산이 아닌 부양의무자의 소득·재산 기준을 넘었다는 이유로 지원에서 탈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3명 중 2명은 중증난치질환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 서영석 국회의원(경기 부천시갑)이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제출받아 8일 공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희귀질환자 의료비 지원 과정에서 부양의무자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탈락한 사례가 1514명에 달했다.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는 희귀질환의 경우 2027~2028년, 중증난치질환은 2029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중증난치질환 의료비 지원 인원은 2021년 1만597명에서 2025년 7363명으로 30.5% 감소했다.
희귀질환 환자들이 진단을 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문제도 확인됐다.
희귀질환 진단지원사업에 의뢰된 환자가 처음 증상을 경험한 뒤 검사 의뢰까지 걸린 기간은 2023년 평균 8.5년, 2024년 7.4년, 2025년 9.2년으로 나타났다. 희귀질환자 전체를 대상으로 증상 발현부터 확진까지 걸린 기간은 국가통계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
2025년 진단지원사업을 통해 검사를 마친 환자 810명 가운데 확진자는 285명(35.2%)에 그쳤다. 413명(51.0%)은 진단이 미결정됐으며 112명은 음성 판정을 받았다.
확진자 285명 가운데 74명(26.0%)은 해당 연도 국가가 지정한 희귀질환 목록에 포함되지 않은 질환이었다. 2024년에도 확진자 129명 가운데 28명(21.7%)이 당시 희귀질환 목록에 없는 질환으로 확인됐다.
희귀질환으로 인정받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문제로 지적된다. 희귀질환 지정 심의는 연 1회 열리며, 신청부터 지정 공고까지 평균 1년, 최장 1년 10개월이 소요됐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305개 질환이 새롭게 희귀질환으로 지정되는 동안 581개 질환은 지정되지 않았다. 이 가운데 유병인구가 2만 명을 넘는다는 사유만으로 미지정된 질환도 24개였다.
지역에 따라 희귀질환 진단 인프라 격차도 컸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극희귀질환·기타염색체이상질환 산정특례 등록이 가능한 진단요양기관 44곳 가운데 14곳이 서울에 집중돼 있었다. 반면 경북·세종·제주에는 진단요양기관이 한 곳도 없었다.
질병관리청이 지정한 희귀질환 전문기관 19곳 역시 경북과 충남에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극희귀질환 등록자가 603명인 경북은 진단요양기관과 전문기관이 모두 없는 유일한 시·도로 확인됐다.
서영석 의원은 “희귀질환자에게 가장 힘든 때는 병명을 모르는 그 긴 시간인데, 지금 제도는 목록에 오른 질환으로 확진받은 뒤에야 온전히 열린다”며 “진단지원사업 의뢰 환자가 검사 의뢰까지 평균 9.2년을 겪고 확진자 넷 중 한 명이 목록 밖이라면, 그 사이에 선 환자를 위한 길이 따로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질병청은 희귀질환자 전체의 확진 소요기간을 공식 통계로 만들어 제3차 희귀질환관리 종합계획의 성과지표로 삼고, 미결정·목록 밖 확진 환자를 재분석과 지정 신청, 의료비 지원으로 잇는 미진단 환자 트랙을 마련해야 한다”며 “지정 심의를 연 2회 이상으로 늘리고, 경북처럼 진단 인프라가 없는 지역부터 전문기관과 진단요양기관을 채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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