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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과정 교육시간 늘리면 사교육 줄어들까

유치원 교육과정 적정시간 놓고 교육부-현장 입장 충돌

eun3n@ibabynews.com

 

만 3~5세 유아의 누리과정 수업시간을 내년부터 현행 1일 3~5시간에서 5시간으로 단일화하는 정부의 방침을 두고 교육현장의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교육부는 기존의 탄력적인 교육과정 운영시간이 방과후과정 비용 부담 증가 등 여러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데다 누리과정 운영의 질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는 반면, 현장에서는 유아의 연령대별 발달특성, 유치원교사의 노동권, 사립유치원의 자율권 등을 침해하는 정책이라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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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는 19일 오후 서울교대 전산교육관 교육공학실에서 ‘유치원 교육과정 운영 적정시간에 대한 토론회’를 열었다. 만 3~5세 누리과정의 1일 교육과정 운영시간을 내년부터 5시간으로 단일화하는 정부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였다.

 

유치원 과정은 유아교육법에 의거해 교육과정과 방과후과정으로 구분되며 누리과정은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다니는 만3~5세 유아들에게 적용하는 공통의 교육과정이다.

 

현재 유치원 교육과정의 운영시간은 1일 3~5시간의 범위 내에서 기관이 자율적으로 편성·운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유치원 현장에서는 교육과정의 운영시간이 일정 단위 시간으로 제시되지 않고 범위로 제시되다보니 혼란과 오해가 발생함에 따라 운영시간의 기준이 명확히 정립돼야 한다는 요구도 있어왔다.

 

교육부는 19일 오후 서울교대 전산교육관 교육공학실에서 ‘유치원 교육과정 운영 적정시간에 대한 토론회’를 열고, 만 3~5세 누리과정의 1일 교육과정 운영시간을 내년부터 5시간으로 단일화하는 정부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안은선 기자 eun3n@ibabynews.com
교육부는 19일 오후 서울교대 전산교육관 교육공학실에서 ‘유치원 교육과정 운영 적정시간에 대한 토론회’를 열고, 만 3~5세 누리과정의 1일 교육과정 운영시간을 내년부터 5시간으로 단일화하는 정부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안은선 기자 eun3n@ibabynews.com

 

◇ 정부 “양질의 누리과정 위해 충분한 시간 확보 필요”

 

교육부가 유치원 교육과정 운영시간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국 8254개 유치원 중 84%인 6931개 유치원이 4~5시간 운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교육과정 운영시간의 최소 시간인 하루 3시간 이용이 끝난 이후에도 다양한 특성화 활동으로 인해 대부분의 유아가 최소 5시간 이상 유치원을 이용하고 있다.

 

2012년 전국보육실태조사 결과, 만 3세의 평균 유치원 이용시간은 7시간 3분, 만 4세 7시간 13분, 만 5세 7시간 16분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학부모가 희망하는 유치원 이용시간(방과후 과정 포함)인 만 3세 7시간 37분, 만 4세 7시간 52분, 만 5세 7시간 45분과도 큰 차이가 없다.

 

주제발표를 맡은 최은영 육아정책연구소 누리과정연구팀장은 “누리과정 운영의 질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유아가 활동에 몰입할 수 있고 교사와 유아 사이의 다양한 상호작용이 일어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만3세 유아의 경우에도 3시간 정도의 유치원 이용시간을 마치고 귀가한다고 해서 그 이후 시간 동안 집에서 부모가 편하게 보살피며 놀게 하는 것이 아니라 유아교육 특성에 부합하지 않는 무분별한 사교육시장으로 내몰리게 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치원의 교육과정 운영시간 5시간 단일화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과제와 무관하지 않다. 앞서 박근혜 정부는 지난 2월 ‘영유아 보육·교육에 대한 국가 완전 책임 실현’을 국정과제로 제시하며 주요 추진계획으로 만 3~5세 누리과정 지원 강화를 내세웠다.

 

이러한 국정과제를 위한 실천 계획은 교육부가 발표한 ‘유아교육발전 5개년 계획’(2013~2017)에 구체적으로 담겼다. 유아교육발전 5개년 계획에는 유치원 돌봄기능 강화를 위해 누리과정 운영시간을 현행 3~5시간에서 전 연령 동일하게 점심시간 포함 5시간으로 조정해 교육과정 운영의 정상화를 도모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는 1일 3~5시간의 탄력적인 교육과정 운영 시간이 방과후과정 운영 시간과 맞물려 있어 교육과정 정상화 및 관리감독 문제, 학부모 방과후과정 비용 부담 증가 등 여러 가지 문제를 야기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누리과정 운영시간을 재정비함으로써 누리과정(5시간)을 중심으로 오전 7시부터 밤 10시까지 아침돌봄, 방과후과정, 저녁돌봄을 연계한 돌봄기능을 강화해 학부모 만족도를 제고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내용은 지난 3월 교육부의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해서도 재확인됐다.

 

하지만 이러한 정부 방침에 대해 현장 실무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유아의 연령대별 발달특성과 유치원교사의 노동권, 사립유치원의 자율권 등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반대의 목소리가 높다.

 

◇ 전문가 “행정적 뒷받침 없이 운영시간만 늘려선 안 돼”

 

이날 토론자로 나선 석호현 한국유치원총연합회장은 “법령에서 등원 시 부모가 유치원 통학차량에 인계한 이후부터 유치원 책임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 유치원의 등원 시각부터 교육과정 운영시작 시각으로 봐야 한다”며 “아무런 제도적 뒷받침 없이 강제적으로 5시간 운영을 정할 것이 아니라 유아교육기관의 특성을 고려해 기관별로 교육과정 운영시간을 융통성 있게 적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욱 덕성여대 교수도 등원시간을 유치원 교육과정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이 교수는 “양질의 교육 및 교원의 처우 관련해 수업시수 산정은 필요하고, 여기에는 등원 시간부터 포함시켜야 한다”며 “등원은 교사가 유아의 상태를 확인하고 개별 유아의 자유선택놀이 계획을 포함하는 교육활동”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만3~5세 유아가 어느 정도의 시간을 기관중심의 프로그램에서 머무는 것이 유아의 발달에 적합한지에 대한 실증적 연구가 부족하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연구결과들을 고려하면 유아교육기관에서 너무 오랜 시간을 보내는 것은 유아의 발달상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전호숙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장은 “누리과정 운영시간을 5시간으로 조정한다면 교사가 질 높은 수업을 할 수 있도록 행정인력 배치나 30분 정도의 융통성 있는 시간운영을 할 수 있도록 지침을 마련해 달라”고 제안했다.

 

반면 학부모 입장은 달랐다. 이혜성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유아교육분과위원장은 “누리과정 도입 이전부터 반일반 개념의 오후 2시~4시 사이의 하원은 현 누리과정(반일반 6시간~7시간 보육)으로 운영되고 있는 현 시점에도 계속돼야 한다”며 “유치원, 어린이집 교육과정의 적정 운영시간은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3시나 4시까지로 보는 것이 적정하다”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교육부 주최로 19일 오후 서울교대 전산교육관 교육공학실에서 열린 ‘유치원 교육과정 운영 적정시간에 대한 토론회’에서 누리과정 수업시간을 5시간으로 단일화하는 정부의 방침에 반대하는 내용의 피켓을 토론회장 곳곳에 전시했다. 안은선 기자 eun3n@ibabynews.com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교육부 주최로 19일 오후 서울교대 전산교육관 교육공학실에서 열린 ‘유치원 교육과정 운영 적정시간에 대한 토론회’에서 누리과정 수업시간을 5시간으로 단일화하는 정부의 방침에 반대하는 내용의 피켓을 토론회장 곳곳에 전시했다. 안은선 기자 eun3n@ibabynews.com

 

◇ 현장 “기관별, 아동 연령별 특성에 맞게 자율권 주어져야”

 

이날 토론회에는 유아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유치원교사와 원장, 전교조 관계자 등이 전국에서 참석하는 등 많은 관심을 보였다.

 

전남의 한 단설유치원에서 근무하는 A교사는 “유치원별로 지역별, 기관별 특성에 맞게 다양한 교육활동을 할 수 있도록 자율권이 주어져야 하는데 운영시간을 9시부터 2시 이렇게 5시간으로 못 박아버리면 다양화 할 수 없다”며 “아이들이 가정에서 지내야 하는 시간이 많아야 함에도 오히려 국가가 정책적으로 아이들을 기관에서 머물게 한다. 이 부분에서 국가가 반성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상인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 서울회장은 “올해까지도 3~5시간을 권고했는데 갑자기 5시간으로 전환하는 건 무리”라며 “교육과정 운영시간을 늘려야 한다면 4~5시간으로 해서 유치원 실정에 따라 만 3~5세 유아의 연령별로라도 고려해 반영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또한 그는 “교육부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보듯이 대다수 학부모들은 기본 교육과정의 운영시간을 늘리는 것에 찬성한다. 그렇다고 교육과정이 늘어나는 대신 특성화교육을 안하는 것엔 반대한다”며 “부모들이 원하는 요구를 참고할 순 있지만 그걸 현장에서 모두 반영하는 건 힘들다. 아무런 지원도 없는 상태에서 교육과정 5시간을 준수하라는 건 무리”라고 현장에서의 고충을 토로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관계자들도 토론회에 참석해 “유아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발달단계에 적합한 교육이지, 시간만 연장하는 돌봄이 아니다”라면서 교육부의 유치원 교육과정 운영시간 5시간 방침에 대한 철회를 요구했다.

 

이러한 현장의 목소리에 대해 김도완 교육부 유아교육정책과장은 “교육과정 운영시간 5시간 단일화 정책은 올 초 유아교육발전 5개년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나름 각계 의견을 수렴해 정립된 것이지만, 현장에 부담을 주면서 융통성도 없이 밀어붙이는 식으로 정책을 추진하진 않겠다”며 “왜 5시간에 대해 천명할 수밖에 없었는지 정부의 기본적인 방향성을 가지고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이러한 논의하는 자리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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