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학번으로 만나서 입학하고선 며칠 안 돼서 우연히 개강파티 자리에서 만나 CC로 3월부터 사귀게 된 우리. 사귀는 동안 군대영장이 나왔었는데 1년 사귀고는 못 기다린다고 하자 바로 연기하고선 같이 졸업하고 군대를 갔고, 난 당신을 기다렸죠. 군대 인사병이어서 휴가를 원하는 날짜에 맞춰 나올 수 있어서 생일과 크리스마스는 꼭 함께 보냈지. 이번 12번째 크리스마스는 둘이 아닌 셋^0^ 2006년 11월 11일에 7년 넘게 사귀다 결혼했고, 지금은 결혼 4년차.
2009년 초에 유산을 하면서 너무 많이 힘들었는데, 자상한 당신 덕분에 우울증 없이 잘 견뎠어요. 병원 일주일 입원하는 동안 회사에 휴가도 냈고, 샤워도 못하는 나를 눕히고서 머리를 감겨줬던 날이 마침 당신 생일이어서 기억이 또렷하네. 한의원 찾아다니느라 수원까지 가보고…, 불임과 진료에 자궁조영술도 받았었지. 2010년 1월 드디어 임신. 어렵게 가진 만큼 몸조리 잘하며 울 꽁주를 튼튼하게 키웠어요.
출근해서도 항상 ‘내꺼! 내새끼 두 마리!’라며 문자로 전화로 ‘밥은 먹었냐’, ‘뭐 챙겨 먹어라’, ‘ 조심히 다녀라’, ‘무리하지 마라’, 날씨가 어떻다는 등 나랑 예린이를 항상 챙기고 늘 생각하는 남편을 정말 사랑한답니다.
내가 좋아하는 단어인 소울메이트가 우리를 지칭하기 위한 단어 같아. 뭐든지 처음을 느끼고 경험하게 해주려고, 새로 나온 과자나 음료 등 먼저 사다주고, 영화도 꼭 자기랑 봐야하고, 대학 시절엔 알바해서 비행기도 태워주고, 비싼 랍스터도 사주고. 12년 추억이 너무 많네~
결혼해서 “잡힌 물고기 어항에서 안 죽게 더 신경 쓰는 거야”라고 말한 우리 남편. 역시 달라요. 내가 눈에 하트달고 쳐다보면 너무 텀블링도 보여주고, 개그맨 성대모사까지… 날 웃게 만드는 내 남편. 내가 뭐 해달라고 하면 일단 “알았어”라고 말하는 당신은 예스맨!
결혼해서 지금까지 음식쓰레기나 재활용품을 들고 집밖에 나간 적이 없으니. 이불 털기도 도 화장실 청소도 식사 준비하는 동안 빨래 널기도 스스럼없이 잘 도와주는 자상한 우리 남편. 요즘 부쩍 붓는 발을 열심히 주물러 주고 12시간 넘게 일하고 퇴근해서도 집안일 같이 해주는 미안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든든하고 고맙고.
이 남자가 내 옆에 있다는 것과 사랑하는 남자의 아이가 함께 있다는 것 모두 나에게 감동이야~ 99년 3월부터 지금까지 설렐 수 있었던 건 모두 남편의 노력이 더 크다는 걸 잘 알고 감사히 생각하고 있어요. 사랑해요!
*국내 최초 육아신문 베이비뉴스가 애독자 여러분들과 호흡하는 신문이 되기 위해 애독자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코너를 발굴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네이버 임신ㆍ출산ㆍ육아 카페 맘스스퀘어(http://cafe.naver.com/momssquare)와 함께 지난 2월 19일부터 3월 3일까지 '남편과 아기, 부모님께 쓰는 편지'를 공모했습니다. 편집국 검토결과, 남편에게 쓰는 편지에 허지우(32세, 서울 강서구 공항동) 씨의 글이 당선작 중 하나로 선정됐습니다.
평소에 애정표현을 못하는 편인데...
이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