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날, 국내 첫 동성부부가 소송에 나선 까닭
부부의날, 국내 첫 동성부부가 소송에 나선 까닭
  • 김고은 기자
  • 승인 2014.05.21 1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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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광수·김승환 부부, 성소수자 인권 위해 동성혼 소송 제기

【베이비뉴스 웨딩뉴스팀 김고은 기자】

 

김조광수, 김승환 부부와 성소수자 가족구성권 보장을 위한 네트워크가 변호인단과 함께 부부의 날인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인동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동성부부 혼인신고 불수리 불복 소송을 제기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가족구성권을 인정을 촉구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김조광수, 김승환 부부와 성소수자 가족구성권 보장을 위한 네트워크가 변호인단과 함께 부부의 날인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인동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동성부부 혼인신고 불수리 불복 소송을 제기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가족구성권을 인정을 촉구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그 어느 때보다도 행복하다. 지금 우리는 서로가 부부라는 점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하지만 성 소수자들의 목소리가 묻히게 그냥 두지는 않겠다. 많은 성 소수자가 결혼식을 꿈꾸고 있다. 대한민국에 다양한 가족 구성권에 대해 제도화가 빠른 시일 내에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국내 최초의 동성결혼 커플인 김조광수 김승환 부부는 21일 서울 종로구 통인동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9월 김 씨 부부는 성대한 결혼식을 치른 바 있다. 약 3개월 뒤인 12월 서대문구청을 통해 혼인신고를 추진했지만 서대문구청장으로부터 혼인신고 불수리처분을 받아 사실상 거절당했다.


두 사람을 비롯해 두 사람을 대리하는 변호인단과 ‘성 소수자 가족구성권 보장을 위한 네트워크’(이하 네트워크)는 이날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해 국가와 사회를 향해 성 소수자에 대한 보호와 인권 보장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기자회견은 당초 예정된 정동 프란체스코회관에서 대관을 취소하면서 참여연대로 급히 옮겨졌다. 이에 대해 김 씨 부부와 변호단, 네트워크 측은 사회적 반대를 무릅쓰고 동성 결혼 합법화를 반드시 이뤄내겠다는 의지가 더 결연해졌다는 듯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변호인단은 김조광수 씨와 김승환 씨의 결혼이 단순히 두 사람만의 결혼 인정 문제가 아닌 사회의 많은 소수자들의 인권이 달린 문제라고 강조했다. 변호인단은 “편견과 차별이 가해지는 성 소수자에 대한 보호는 법원의 책무”라며 “두 사람은 혼인의 예식을 올렸고 혼인 의사의 합치가 있으므로 이들 부부의 혼인신고를 수리해야 한다”라고 피력했다.


또 “민법에 동성 간 혼인을 금지하는 조항이 없다. 혼인의 자유와 평등을 규정한 헌법 제36조 제1항은 혼인과 가족생활에서 남성과 여성 양성이 평등해야 한다는 것이지 혼인이 성립하려면 두 당사자가 이성이여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각종 서면 증거와 헌법, 가족법, 심리학 등 전문가 증언을 통해 혼인신고 불수리가 위법하고 부당하다는 것을 입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트워크는 같은 사회의 구성원인 성 소수자가 제도권 안에서 부부의 권리를 인정받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건강보험공단의 의료보험을 예로 들어 이성애자들에게 당연한 권리가 성 소수자들에게는 생존의 문제에 직결된 경우가 많다고 호소했다.


네트워크는 “낡은 가족규범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가족들이 가족이라는 이름을 박탈당했다. 외국은 동성혼을 도입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들의 혼인은 동성애 혐오를 선동하는 일부 시민들의 염려처럼 사회를 붕괴시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동성애에 대한 드라마 등 매체의 호응은 높지만 성적 소수자에 대한 차별 인식은 큰 사회적 모순을 우리가 안고 있다”라며 “민주주의, 인권에만큼은 선진국에 역행하는 한국사회에서 이 소송이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바로미터라고 생각하고 소송의 승리뿐 아니라 성 소수자 인권을 위한 투쟁을 위한 노력을 해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이번 기자회견의 주인공인 김조광수 씨와 김승환 씨는 두 사람의 관계에 이상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일이 없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조광수 씨는 “기자회견 한다고 하니 아직 안 헤어졌느냐는 분들이 있더라. 동성애자들이 빨리 만나고 헤어질 것이라는 편견은 이성애자들이 만든 것이다. 우리는 10년 전 만나 9년 연애하고 작년에 결혼했다. 소송이 얼마나 지속되고 판결까지 가는 동안 얼마나 힘들지 모르겠지만 지금 상태라면 우리가 헤어질 일은 없다”라고 말했다.


특히 이들의 보도와 관련한 누리꾼들의 댓글에 대해서는 “댓글을 전부 읽지는 않지만 몇 개가 달렸는지는 본다. 관심이 무관심보다는 나은 것 같다. 아무튼 우리는 댓글이나 여론과는 상관없이 행복하게 잘 살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환 씨는 “지난해 결혼식 발표 기자회견 한 지 만 1년 정도 됐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우리가 부부라는 것을 매일 느끼고 있다. 이렇게까지 계속 기자회견 하고 공개적으로 우리 입장을 밝히는 건 많은 성 소수자가 결혼식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빠른 시일 내에 우리의 결혼뿐 아니라 다양한 가족 구성권에 대한 제도화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소송 변호인단으로는 이석태 참여연대 공동대표, 김수정 민변 여성인권위 위원장, 엄형국 민변 소수자인권위 위원장, 장영석 민변 국제연대위 위원장 등 약 50명의 변호사가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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