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기며 배우는 숲 유치원
즐기며 배우는 숲 유치원
  • 이경동 기자
  • 승인 2011.04.29 13:15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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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 있는 듯 없는 듯 하지만 자연스럽게 놀이와 교육을 동시에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지난 19일 오전 서울 노원구 상계동 수락산 계곡에서 열린 숲 유치원 프로그램에 참가한 유아들이 계곡에서 생물을 관찰하고 있다. 숲 유치원 프로그램은 북부지방산림청에서 마련한 것으로 산림청 소속 숲 해설가가 직접 숲 이야기와 생태 이야기 등을 아이들에게 쉽게 해설하고 아이들이 직접 체험하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지난 19일 오전 서울 노원구 상계동 수락산 계곡에서 열린 숲 유치원 프로그램에 참가한 유아들이 계곡에서 생물을 관찰하고 있다. 숲 유치원 프로그램은 북부지방산림청에서 마련한 것으로 산림청 소속 숲 해설가가 직접 숲 이야기와 생태 이야기 등을 아이들에게 쉽게 해설하고 아이들이 직접 체험하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지난달 19일 오전 진달래꽃과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서울시 노원구 상계동 수락산 제2등산로 입구는 봄 정취를 만끽하려는 등산객들로 북적거렸다. 이곳에서 시작해 200m 정도를 오르니 분홍색 체육복을 입은 아이들의 힘찬 구령 소리가 들려왔다. 예닐곱 살로 보이는 20여 명의 아이들은 아담한 배드민턴장에서 아직 쌀쌀한 아침 날씨에도 교사들의 구령에 맞춰 즐겁게 국민체조를 하고 있었다.


이날은 바로 서울국유림관리소에서 운영하는 수락산 숲 유치원 프로그램이 있는 날. 서울 도봉구 쌍문동의 천사유치원 들꽃반 아이들 26명이 숲 해설가 5명의 지도 아래 숲 유치원 프로그램을 즐기는 날이다.

 

사유치원 박민정(35) 교사는 “7살 반은 한 달에 한 번, 6살 반은 한 달에 두 번씩 참여하는데 아이들이 숲 유치원에 오는 것을 좋아해 오늘은 중이염에 걸린 한 아이만 빼고 전원 참석했다”고 말했다.

 

국민체조에 이어 ‘동 동 동대문을 열어라’ 게임으로 몸과 마음을 푼 아이들은 총 4개조로 나뉘어 애벌레 되어보기, 나무토막 자르기, 나이테 알아보기, 개구리생태 알기, 무당벌레 목걸이 만들기 수업에 참여했다. 각 조별로 어린이집 교사 1명씩이 아이들과 동행했다.

 

숲 유치원 수업에는 정답과 틀이 없다. 나무토막 자르기 교실에 참여한 아이들은 “나무를 자를 때 나오는 톱밥이 뭐죠?”라는 숲 해설가의 질문에 “옛날 사람들이 먹는 밥”이라고 대답했다. 수락산 숲 유치원 변영숙(57) 원장은 “프로그램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 안에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하고 싶은 놀이를 한다. 외나무다리를 건너거나 곤충을 관찰하는 등 숲에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놀이와 교육을 동시에 받는다”고 설명했다.

 

나무토막 자르기 교실에서는 교사는 위험한 톱질을 할 때만 아이들에게 도움을 줬다. 나무를 자른 아이들은 자신의 관심사에 따라 개미를 찾아 땅을 헤집거나 쓰러진 나무가 만든 외나무다리를 건너며 신나게 놀았다. 교사들이 안전하게 낮게 만든 외나무다리도 있었지만, 아이들은 쓰러진 나무 위를 타는 것을 더 좋아했다.

 

윤원가(70) 숲 해설가는 “6살 아이들이나 여자아이들은 선생님들이 만든 낮은 외나무다리를, 7세 남자아이들은 굵은 나무가 쓰러져 형성된 외나무다리를 즐겨한다”며 “외나무다리를 건너면서 아이들은 균형을 잡고,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을 자연스레 배운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숲에서 애벌레가 되고, 나비로도 변신했다. 애벌레 되어보기 시간에 아이들은 안대로 눈을 가린 채 서로의 어깨에 손을 올려 한 마리의 애벌레를 만들었다. 이 애벌레는 산 까치와 사마귀 등 천적을 피해 허물을 벗고 마침내 나비가 돼 훨훨 숲 속을 날았다. 이는 공동체 의식과 자연의 이치를 자연스레 깨닫게 하는 교실이다.

 

강민우(7) 군은 “나비 날개를 더 달고 날고 싶은데 시간이 너무 짧아요. 다음에 또 올 거예요”라고 아쉬워했다.

 

아이들은 개구리 알과 올챙이를 직접 보고 만져볼 때 가장 흥미를 느끼는 듯 했다. 아이들은 물컹물컹한 개구리 알과 미끄러운 올챙이를 직접 손으로 만지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개구리 알과 올챙이 관찰을 마친 아이들은 두 조로 나뉘어 반환점까지 올챙이가 헤엄치듯 뛰어갔다가, 개구리 점프를 하며 되돌아오는 이어달리기 게임을 했다.   

 

무당벌레 목걸이 만들기 수업에서 아이들은 자신만의 개성을 살려라는 숲 해설가의 주문을 받았다. 원옥분(58) 숲 해설가는 빨간 페인트가 칠해진 은행나무 열매가 붙어있는 나무조각을 주면서 “반점을 많이 그려도 되고, 적게 그려도 되고 눈을 그릴 수도 있어요. 마음대로 그려 보세요”라고 일렀다. 아이들은 검은색 매직을 들고 빨간 은행나무 열매에 무당벌레 반점을 그려 넣었다.

 

모든 수업을 마치고, 다시 배드민턴장으로 돌아오는 길에 한 숲 해설가가 멧돼지 얘기를 하자 한 아이는 “멧돼지는 네 발로 걸어요”라며 멧돼지 흉내를 냈다. 다른 아이들도 이내 꿀꿀 소리를 내며 따라했다. 또 “오늘 개구리 관찰했지”라며 체험 내용을 상기시키자, 아이들은 스스로 개구리 노래를 불렀다. 아이들은 교사나 숲 해설가가 방법을 알려주지 않아도 스스로 즐겁게 노는 방법을 터득한 듯 보였다.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지난 19일 오전 서울 노원구 상계동 수락산 숲 속에서 열린 숲 유치원 프로그램에 참가한 유아들이 나무와 나무 사이를 걷고 있다.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지난 19일 오전 서울 노원구 상계동 수락산 숲 속에서 열린 숲 유치원 프로그램에 참가한 유아들이 나무와 나무 사이를 걷고 있다.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지난 19일 오전 서울 노원구 상계동 수락산 숲 속에서 열린 숲 유치원 프로그램에 참가한 유아들이 나비가 되어 보는 곤충 생태 체험을 하고 있다.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지난 19일 오전 서울 노원구 상계동 수락산 숲 속에서 열린 숲 유치원 프로그램에 참가한 유아들이 나비가 되어 보는 곤충 생태 체험을 하고 있다.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지난 19일 오전 서울 노원구 상계동 수락산 숲 속에서 열린 숲 유치원 프로그램에 참가한 유아들이 나비가 되기 전, 애벌레가 되어 보는 곤충 생태 체험을 하고 있다.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지난 19일 오전 서울 노원구 상계동 수락산 숲 속에서 열린 숲 유치원 프로그램에 참가한 유아들이 나비가 되기 전, 애벌레가 되어 보는 곤충 생태 체험을 하고 있다.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무당벌레처럼!' 지난 19일 오전 서울 노원구 상계동 수락산 숲 속에서 열린 숲유치원 프로그램에 참가한 유아들이 곤충 생태 체험에서 무당벌레가 돼 나무에 꼭 붙어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무당벌레처럼!' 지난 19일 오전 서울 노원구 상계동 수락산 숲 속에서 열린 숲유치원 프로그램에 참가한 유아들이 곤충 생태 체험에서 무당벌레가 돼 나무에 꼭 붙어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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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2011-04-30 13:37:00
맴맴
저.. 회사 다니면서 레크레이션 하는데 매미가 되어 울어 본 기억이 나네요.
아이들도 이런 재미 있는 활동을 통해서 즐겁게 놀이하며 학습 할 수 있다

wo**** 2011-04-29 18:27:00
근처에
이런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있으면 저도 보내고 싶어요.
숲 체험 자체.. 자연 자체가

tenys**** 2011-04-29 15:21:00
즐거운 놀이시간..
슾에서 함께하니..
특별한 프로그램이 따로 없어도 아이들이 너무 즐거워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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