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정은혜 기자】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처럼 어릴 때부터 올바른 생활습관을 길러주는 것은 무척이나 중요하다. 이러한 중요성을 일찍이 인지한 (재)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이사장 이시형)은 18개 생명보험사로부터 사회공헌 기금을 조성해 구립 생명숲어린이집을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는 등 다양한 공익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앞으로 베이비뉴스는 생명숲어린이집만의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차례로 연재한다. 그 첫 번째로 생명을 존중하는 마음과 감수성을 키워주는 ‘세로토닌 키즈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버섯) 이거 주웠어요.”
“저는 낙엽 주웠어요.”
지난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평창동 화정박물관 앞 공원으로 나온 종로생명숲어린이집(원장 이선우) 아름나무반(만 5세) 아이들이 동그랗게 모여앉아 익숙한 듯 땅을 만져보고 있다.
전날 비가 온 뒤라 그 어느 때보다 화창한 날씨 속에서 아이들은 땅 위에 놓인 버섯을 주워 버섯의 주름을 관찰하고 무슨 색인지 친구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눴다. 신주은(가명) 양의 오늘의 목표는 낙엽 10장 찾기. 바삭하게 마른 낙엽부터 연녹색 낙엽을 마치 보물인냥 한손에 움켜진 신 양은 “낙엽이 예뻐요?”라는 교사의 물음에 살포시 미소를 지었다.
공터 한켠에서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놀이가 한창이다. 가위바위보로 술래를 정한 아이들은 술래가 자리에서 구호를 외치기도 전에 이미 술래 뒤로 뛰어가고 있었다. 출발선을 두고 술래와 아이들 간 분쟁도 일어났지만, 타협을 통해 새로이 규칙을 만들기도 했다. 이 놀이에서는 모든 아이들이 공평하게 말하고 상대방의 말을 들을 기회가 있다.
이곳에서 교사는 아이를 통제하기보다는 자연을 활용한 놀이를 마음껏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수풀이 높거나 나무턱이 있는 곳만 미리 알려주고 나머지는 아이들의 재량권에 맡기는 것이다.
김정은 담임교사는 “아이들은 일일이 알려주거나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놀잇감을 찾고 관찰한다”며 “아이들끼리 규칙을 정해 노는 모습을 보면 뿌듯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실컷 뛰어논 다음에는 마음을 가라앉히는 명상에 들어간다. 바닥에 매트를 깔고 앉은 아이들은 저마다 아빠 다리를 하고선 손을 가지런히 무릎 위에 올려놓고 지그시 눈을 감았다. 친구와 더 놀고 싶은 마음을 뒤로 한 채 조용히 명상에 들어간 아이들의 몸에서는 싱그러운 풀 내음이 풍겼다.
이날 아이들을 푹 빠지게 한 야외활동 수업은 생명숲어린이집의 특화 프로그램인 ‘세로토닌 키즈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아이의 올바른 습관을 형성시켜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한 아이로 키우기 위해 특별히 개발됐다.
세로토닌이란 뇌 속의 신경전달물질로 폭력, 파괴, 중독을 일으키는 놀-아드레날린, 엔도르핀의 활동을 조절하는 물질이다. 또한 아이의 집중력과 기억력을 향상시키고 생기와 의욕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만약 아이에게 세로토닌이 부족하면 지나치게 공격적이거나 밥을 잘 먹지 않거나, 자신감이 부족하고 활동을 많이 하지 않아도 매번 피곤한 모습 등을 보이게 된다.
이처럼 세로토닌의 효과가 과학적으로 증명되면서 세로토닌의 분비를 촉진시키는 생활습관 개선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는 추세다. 특히 생활습관이 형성되는 어린 시절에 올바른 식습관, 몸습관, 마음습관을 익히고 실천하면 그 효과는 더욱 큰 것으로 나타났다.
종로생명숲어린이집은 식습관을 기르는 방안으로 보육실 안에 다양한 음식을 골고루 먹어 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해당 코너에는 우유 및 유제품, 견과류, 과일, 채소류 등이 보관돼 있어 아이들이 배고플 때나 간식으로 먹게 된다. 처음에는 견과류 등을 기피하던 아이들이 친구를 따라 한두 번 먹게 되니 현재는 습관화됐다고.
아이의 성장발달을 고려한 식단도 눈에 띈다. 식단은 현미밥, 흑미밥 등 쌀밥 외의 다양한 먹거리를 제공하며, 1일 영양필요량의 약 30%(420칼로리)를 점심으로 약 15%(210칼로리)를 오전, 오후 간식으로 각각 제공한다. 간식은 토마토, 딸기, 오이 등 껍질 채 먹을 수 있는 자연식으로 제공되고 식단은 철저한 염도 측정을 통해 저염식으로 제공된다.
아이들은 아침 등원시간마다 교실 통로에 그려진 줄을 따라 걷기 운동을 한다. 연령대별로 구분돼 영아들은 간단한 모양을 따라 걷고, 유아들은 뱀처럼 구불구불한 모양을 따라 매일 걷는다. 반복되는 걷기 운동과 체조, 명상 등을 통해 신체 건강한 아이로 자라길 바라는 어른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겼다.
세로토닌 키즈 프로그램의 핵심은 인성교육 즉 ‘마음습관’이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을 존중할 줄 알고 배려할 줄 아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 친구에게 고마운 마음을 말과 글로 표현해보는 것이다. 어린이집 1층에는 아이들이 직접 적거나 교사를 손을 통해 전한 메시지 수 십장이 칭찬나무에 달려있다.
이외에도 친환경 자재를 사용하고, 벽이나 기둥 모서리를 둥글게 마감 처리하는 등 아이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 또한 아이들이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법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필수면적보다 1.7배 넓게 설계했고, 벽면은 자작나무와 친환경 페인트, 교구재는 원목을 사용했다. 또한 그늘가리개가 있는 옥외놀이터와 모래놀이장, 영아반 놀이터, 작은도서관 등이 설치돼 있다.
이선우 원장은 “세로토닌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선 평소 생활습관이 매우 중요하다. 현재 어린이집에서는 일과 속에서 아이들이 자연스레 습관을 들일 수 있도록 신경쓰고 있다”면서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길러 좋은 인성을 갖춘 건강한 인재로 자라나길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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