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으로 시작하는 결혼 너무 걱정입니다
빚으로 시작하는 결혼 너무 걱정입니다
  • 웨딩뉴스팀 김고은 기자
  • 승인 2014.06.17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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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겪는 예비부부를 위한 두 결혼 선배의 조언

【베이비뉴스 웨딩뉴스팀 김고은 기자】


인생에 정답을 내려주는 사람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내가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전부 알고 때에 맞게 그 방법을 친절하게 알려주는 사람이 있다면? 결혼은 오죽하랴. 일생일대의 문제인데.

 

물론 내게 해가 될 것 하나 없는 좋은 충고나 조언을 해주더라도 잘 알아듣지 못하거나 잘 지키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누군가 날 지켜봐 주고 조언해주려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 아무도 없다고 생각하는 것보단 나을지 모른다. 해서 결혼을 준비하며 갈등을 겪고 있는 한 예비남편의 사연에 두 명의 결혼과 인생 선배로부터 지혜를 구했다.

 

빚으로 시작하는 결혼 때문에 걱정이라는 이들에게 ‘이럴 거면 나랑 왜 결혼했어’(라이온북스, 2012)의 저자 이수경 가정행복코치, ‘빚 걱정 없는 결혼준비’(서로가꿈, 2012)의 저자 박상훈 재무상담사가 각각 현실적이면서도 따듯한 조언을 내놨다.

 

◇ 사랑하지만…. 어쩐지 불안한 ‘돈’의 벽

 

올해 33살의 평범한 직장인 김아무개 씨는 1년 조금 넘게 연애해온 27살의 여자친구 이아무개 씨와 결혼을 2개월 앞두고 있다. 착한 여자친구를 너무 사랑하지만 최근 두 사람은 결혼자금 문제로 몇 번의 말다툼을 했다.

 

현재 연봉 4000만 원 정도를 받는 김 씨는 학자금 대출을 갚는 문제로 많은 돈을 모아 두지는 못했다. 이번에 결혼을 위해 1억 2000여만 원짜리 전세 아파트를 마련하며 8000만 원의 대출을 받은 상황. 여자친구 이 씨는 연봉 2000만 원을 벌고 있는데, 부모님이 오래 전에 이혼하시고 어머니와 단 둘이 살면서 어머니를 부양하고 있다. 이 씨 역시 모아놓은 돈은 많지 않고, 결혼 후 어머님께 한 달 100만 원의 생활비를 드려야 하는 상황이다.

 

대출금을 갚아야 한다는 부담을 차치하고서라도 벌이가 많지 않은 이 씨가 기약 없는 세월을 월 100만 원씩 이 씨의 어머니에게 드려야 한다는 사실이 두 사람의 신경을 예민하게 하는 가장 큰 이유다. 최대한 이 문제에 대해 서로의 신경을 건드리지 않으려고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의논해야 하는 경제적 문제를 마냥 회피할 수 없고, 대화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마음이 상하는 것 때문에 마음이 무겁다.

 

◇ “또렷한 생각 나누고 상호의존적 관계 돼야”


결혼 생활은 한 사람만의 힘으로 해낼 수 있는 게 없다. 두 사람의 정서적 자원, 재무적 자원이 뭔지 자세히 써보고 서로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 분담하는 것을 추천한다. ⓒ베이비뉴스
결혼 생활은 한 사람만의 힘으로 해낼 수 있는 게 없다. 두 사람의 정서적 자원, 재무적 자원이 뭔지 자세히 써보고 서로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 분담하는 것을 추천한다. ⓒ베이비뉴스

김 씨는 ‘이 결혼 안 했어야 하는 건데’라고 평생 후회를 할 수도 있다. 분명 경제적 압박은 결혼 기간 내내 자신을 많이 괴롭힐 것이다. 하지만 결혼을 맘먹었다면 이를 가지고 아내에게 문제 삼지 않겠다고 본인 스스로 최면을 걸어야 한다.

 

경제적으로 조금 힘들더라도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서 이에 관한 문제를 해결하면서 사는 것은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다. 오히려 돈이 많아서 관계가 나빠지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봤다. 흥청망청 돈을 쓰고 자신의 취미생활에 마음도 다 써버린다. 상대방은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심하면 외도까지 한다. 모두 경제적 여유가 넘칠 때 생기는 일들이다.

 

남편 될 사람은 이 결혼이 어떤 의미인지 솔직하게 말해야 한다. 아내를 사랑하니까 얼마든지 장모님을 부양할 순 있으나, 이 문제는 분명 우리에게 큰 장애가 될 것이라는 점을 솔직하고 분명하게 말하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고 그냥 넘어가면 훗날 아내가 ‘이미 해주기로 한 걸 가지고 왜 문제를 삼느냐’고 말할 수 있다. 아내가 남편의 생각을 완벽히 이해해야 한다. 그런 후 본인이 잘할 수 있는 것에 대해 노력하게 되면 이 가정의 경영에는 큰 무리가 없다.

 

아내는 남편이 힘든 결정을 해 준 것에 대해, 또 그것을 감당하며 사는 것에 대해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자주 해야 한다. 남자는 여자의 칭찬을 먹고 산다. 대부분 가정을 보면 아내들이 이것을 몰라 실수하는 경우가 많다.

 

결혼 생활은 한 사람만의 힘으로 해낼 수 있는 게 없다. 두 사람의 정서적 자원, 재무적 자원이 뭔지 자세히 써보고 서로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 분담하는 것을 추천한다. 또 서로가 원하는 바를 이뤄줄 수 있는 사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남편은 자신이 되고자 하는 워너비가 무엇인지, 돈을 버는 의미가 무엇이고 성공이 무엇인지 구체화해서 아내에게 말해야 하고, 아내는 남편이 그것을 이루기 위해 자신이 해야 하는 것을 본인 자원에 따라 지원해주면 된다. 이런 관계는 일방적인 의존 관계가 아닌 상호 의존적인 관계가 돼서 가장 좋은 부부 관계, 가정을 만들어 낸다. (이수경, 가정행복코치)

 

◇ 부모님 노후는 또 하나의 ‘화두’


결혼은 ‘인정’하는 것이다. 배우자의 재정상황, 성장배경과 부모님의 현실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이다. 결혼준비 역시 서로가 어떤 삶을 살 것인지를 나누는 과정이다. 이러한 의미와 가치를 재무적으로 계획하지 못할 경우 맞벌이로 수고해도 감사함이 없고 갈등을 겪는 삶을 살게 된다. 맞벌이하고자 하는 이유와 그 가치를 인정한 후에 서로가 버는 돈에 대한 용도와 역할을 구분하고 안정적으로 빚을 갚아나가야 한다.


이 가정은 결혼 2년 후 전세를 줄여 가면서 아이를 낳고, 아이가 5~7세 되는 해에 아파트 전세로 늘려가는 것을 고려해야 안정적인 재무 관리를 할 수 있다. ⓒ박상훈
이 가정은 결혼 2년 후 전세를 줄여 가면서 아이를 낳고, 아이가 5~7세 되는 해에 아파트 전세로 늘려가는 것을 고려해야 안정적인 재무 관리를 할 수 있다. ⓒ박상훈
 

이 가정의 경우 신혼집 대출 8000만 원도 문제지만 2년 뒤 전세금은 또 오른다는 게 문제다. 대출만 1억 원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들이 안정적으로 빚을 갚고 생활하려면 남편의 월급은 고정생활비와 대출금 상환, 아내의 월급은 어머니 생활비와 대출금 조기 상환하는 것으로 역할을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신혼부부 두 사람이 회사를 다니며 드는 비용과 집에 들어가는 생활비 등 고정비를 200만 원 정도로 잡고 검소하게 생활한다면 어머님 생활비 드리면서도 대출상환이 가능하다. 전세대출 8000만 원이라는 돈은 최장 8년까지 이자를 포함해 월 95만 원씩을 상환해야 하는 액수다. 만약 결혼 2년 후까지 계획임신을 한다면 이 기간 동안 아내가 버는 돈으로 40만 원을 추가로 조기상환 할 수 있다. 그럼 2년 동안 원리금 2700만 원 상환이 가능하다.

 

내려놓음의 지혜도 가졌으면 한다. 신혼집 전세기간이 종료되는 2년 뒤는 ‘골든타임’이다. 이 중요한 시기에 전세금을 2000만 원 낮추면 차액 2000만 원으로 빚을 갚을 수 있다. 남은 전세대출은 3200만 원이 되며 이는 전세값 1억 원의 30%여서 자금 안정권에 접어들게 된다. 남편은 원래대로 계속 95만 원씩 상환하게 되면 5년 만에 모든 대출은 종료가 된다. 아이가 세 살 되는 이때부터가 본격적으로 전세금을 높여갈 때다. 아이와 함께 커가는 건강한 가정경제를 이룰 수 있게 된다.

 

부모님 노후는 둘의 결혼과 별개로 나눠야 할 또 하나의 ‘화두’다. 생활비를 얼마 드리고 안 드리고의 문제가 아니다. 무기력하고 낮아진 어머님의 자존감을 위로하며 과연 본격적인 노후가 되는 10년 뒤 ‘어떻게 사실건지’에 대한 대안을 만드는 게 핵심이다. 노후에 대한 현실적인 대안을 만들어드리고 자녀로서 어머님을 도울 수 있는 방법과 용도를 미리 말씀드려야 한다. 현재 생활비를 얼마정도 쓰시는지 70세 이후에 얼마 정도면 되는지 따져보고 부족한 자금에 대해 내가 얼마만큼 도움을 드릴 수 있는지 가족 간에 ‘재무대화’를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드리던 100만 원을 갑자기 줄일 수는 없지만, 임신 출산 등 변화가 많은 신혼 때에 무작정 어머님께 용돈을 드릴 수는 없다. 어머님이 재정적으로 자립할 수 있을 때까지 생활비와 ‘용도자금’을 구분해 드리자. 현재 생활비가 100만 원 필요하다면 50만 원정도 생활비로 드리고, 50만 원 정도는 버실 수 있게 하자. 하루 5시간 정도의 베이티시터 활동 등도 추천드릴 만하다. 대신 용도자금으로는 의료비를 위해 최소한의 실비보험을 가입해 드리고 노후 대비 저축을 하도록 한다. 40만 원 정도 5년간 집중하면 2500만 원 정도는 준비해 드릴 수 있다.

 

65세부터는 20만원의 기초연금을 받게 되고, 국민연금을 수령하고 계시다면 물가상승에 따라 올라가는 만큼 50만 원 이상의 생활비는 맞출 수 있을 것이다. 어두운 터널이라도 양지가 보이면 불안하지 않은 것처럼 어머님도 막연한 노후에 대한 불안감을 덜면서 자신감과 자존감도 생기고 현실적인 노력을 하게 될 것이다.  돈보다 사람을 세우는 재무지혜로 사랑과 사람, 돈을 함께 지키길 기원한다. (박상훈, 재무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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