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부리 할아버지처럼 착하게 살래요”
“혹부리 할아버지처럼 착하게 살래요”
  • 정은혜 기자
  • 승인 2014.10.23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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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구육아종합지원센터, 차별화된 문화체험 공연 눈길

【베이비뉴스 정은혜 기자】

 

칠흑같이 어두운 공간 속에 밝게 빛나는 조명 하나가 무대 위를 비춘다. 무대 위 정중앙에 마련된 대문이 열리자 마당을 쓸고 있는 한 할아버지의 모습이 비춰졌다. 특이하게 할아버지의 관자놀이에는 커다란 혹 하나가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다.

 

“가다보니 가닥나무, 오다보니 오동나무, 너도나도 살구나무, 따끔따끔 가시나무, 바람 솔솔 솔나무, 낮에 봐도 밤나무~” 할아버지는 노래를 무척 좋아하는지 비질을 하면서도 흥에 취해 구수한 노래 가락을 뽑아냈다.

 

그때였다. 때마침 등장한 동네 아이들이 할아버지를 보고선 ‘혹부리 할아버지’라고 큰 소리로 놀려대기 시작했다. 철없는 아이들의 말에도 할아버지는 그저 ‘허허’ 웃으며 자애로운 눈빛으로 아이들을 바라봤다. 그런 할아버지의 모습에 흥미가 떨어졌는지, 아이들은 저마다 발길을 돌렸다.

 

어느 날 산에 나무를 하러 간 혹부리 할아버지. 날이 저물어 어둑어둑해지자 서둘러 발길을 재촉하다 빈집을 만나게 된다. 혼자 심심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해서 한참 노래를 부르고 있는데 무시무시하게 생긴 도깨비와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할아버지, 어쩜 그렇게 노래를 잘 불러요? 가르쳐주세요.” 이에 할아버지는 “으응, 내가 원래 목청이 좋았지, 노래를 잘하려면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도깨비는 할아버지가 알려준 대로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소리를 저 멀리 내보내듯 불렀지만 정작 나오는 소리는 기괴하기 짝이 없었다. 노래를 부르는 도깨비의 목소리에서 연신 삑사리 나자 관객석에서는 깔깔대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네오아트홀에서 어린이집 3~5세 아이들이 뮤지컬 '혹부리 영감'을 관람하던 도중 직접 무대에 올라 문화체험을 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네오아트홀에서 어린이집 3~5세 아이들이 뮤지컬 '혹부리 영감'을 관람하던 도중 직접 무대에 올라 문화체험을 하고 있다.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지난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동숭동 네오아트홀. 오늘은 ‘혹부리 영감’ 공연이 있는 날이다. 아이들은 할머니가 읽어주는 듯 한 구수한 전래동화에 흠뻑 빠져든 모습이다. 험상궂게 생긴 도깨비가 요란한 소리와 함께 나타났을 땐 몇몇 아이들이 놀라기도 했지만, 얼굴과 달리 나긋나긋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아이들도 울음을 멈추고 빠끔히 고개를 들었다. 무대 위 선생님들은 1시간 남짓 진행된 공연 내내 다양한 생활소품과 악기로 아이들과 생생한 교감을 나눴다.

 

이날 공연은 우리가 평소 잘 알고 있는 전래동화를 아이들의 감수성에 맞게 재해석한 오디(AUDIE)의 음악뮤지컬이다. 혹부리 할아버지의 노랫소리에 반한 도깨비가 할아버지의 ‘혹’을 노래주머니로 여기고선 보물을 주고 혹을 떼어갔다는 이야기, 이후 욕심을 부리던 심술부리 할아버지에게는 혹을 덤으로 붙여주었다는 전형적인 권선징악의 뜻을 담고 있다.

 

아이들을 대동하고 온 고지희 종로생명숲어린이집 주임교사는 “종로구육아종합지원센터에서 이런 공연이 있다는 정보를 알려줘서 찾아보게 됐는데, 아이들에게 색다른 경험이 될 것 같아서 신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 작년부터 관내 영유아에게 문화체험 제공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이 위탁 운영하는 종로구육아종합지원센터(센터장 류외희)는 재단의 사회공헌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부터 2년째 종로구 관내 어린이집 원아들과 지역 영유아들에게 이같은 문화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참을성과 고진감래의 방법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초콜릿’ 공연, 이 세상에는 소중하지 않은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어린이집으로 찾아가는 복화 인형극’, 인형극과 국악의 만남을 들려주는 ‘땅속 두더지 두디’ 공연 등을 지원하기도 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혹부리 영감’ 외에도 ‘하슬라의 피노키오 이야기’라는 전시 체험활동을 세종문화회관에서 진행하고 있다. 그저 보기만 하는 전시회의 틀을 벗어나 보고, 듣고, 만지는 등 오감으로 작품을 이해하며 아이가 창작의 나래를 펼칠 장을 제공하는 것.

 

그 외에도 ‘오감발달 텀블키즈’, ‘트윈클영어발레’ 등 아이와 부모가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이렇듯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다 보니 현장에서의 관심도 높은 편이다. 인기가 많은 프로그램을 들으려면 대기신청을 해야 할 만큼 경쟁률도 치열하다.

 

류외희 센터장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감성을 끄집어 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도입하다보니 어린이집 원장과 부모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어릴 때 문화체험을 경험해보면 정서적 함양에도 도움 되지 않을까란 생각에서 작년부터 지속적으로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 아이와 부모를 위한 프로그램 눈길

 

현재 종로구육아종합지원센터는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의 ‘생애보장’ 정신을 바탕으로 타 육아종합지원센터와 차별화된 행보를 걷고 있다. 먼저 보육교직원들을 위해 요가, 스피닝, 헬스, 스포츠댄스 등 휘트니스 센터 강좌를 무료로 진행했다. 교사 자신의 심신을 단련시킴으로써 아이들에게 안정감을 전달하기 위한 힐링 프로그램인 셈이다. 추후에는 보육교사 소모임도 실시할 예정이다.

 

또한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의 지원으로 장난감도서관과 하늘놀이터(놀이체험실)을 시설 보수했고 아이들이 안전하게 뛰어 놀 수 있도록 실내놀이터를 설치했다. 아이를 키우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모에게는 전문가 상담 및 심리치료와 육아정보를 제공하는 등 경제적 부담을 줄이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장애와 비장애 아동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올해 여름방학에는 가족과 함께하는 물놀이캠프를 진행한 바 있고, 장애·비장애 아동 350명이 함께하는 ‘장애아 통합 어울림 한마당’을 개최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장애라는 사회적 편견과 차별을 허물고 서로에 대해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유석쟁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 전무는 “여러 가지 문화체험을 통해 아이들이 즐거움을 만끽하고 함께 사랑을 나눌 수 있다면 이것이야말로 최고의 교육이 아니겠느냐”면서 “앞으로도 재단은 어린이들의 전인적 발달과 정서 함양을 돕고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영유아 대상 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종로구육아종합지원센터(www.jnccic.or.kr, 02-737-0890)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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