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덧! 그 참을 수 없는 울렁거림
입덧! 그 참을 수 없는 울렁거림
  • 칼럼니스트 정옥예
  • 승인 2010.10.11 15:03
  • 댓글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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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다음으로 힘들었던 기억이지만 행복한 고통

[연재] 지안이 엄마의 좌충우돌 육아일기

 

-입덧의 사전적 정의: 입덧이란 임신 중에 느끼는 구역 및 구토 증상으로, 주로 임신 초기에 발생하는 소화기 계통의 증세를 말한다. 이른 아침 공복 때의 구역질이나 가벼운 구토 외에 식욕부진과 음식물에 대한 기호의 변화 등이 나타난다. 전체 임신부의 70~85%에서 나타나며, 병이라기보다는 일종의 생리적인 현상이다. 보통 임신 9주 내에 시작되고 임신 11~13주에 가장 심하며 대부분 14~16주면 사라지지만 20~22주 이후까지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다음 달이면 돌이 되는 딸아이에게 동생을 낳아줘야 하지 않냐는 질문을 들을 때마다 고민에 빠진다. 남편과 나는 현재 둘째 생각이 없지만 나중에라도 둘째를 가질 거냐는 물음에도 선뜻 대답하지 못한다.

 

내 경우에 둘째를 망설이는 첫 번째가 경제적 이유, 두 번째가 출산의 고통, 세 번째가 젖몸살, 네 번째가 입덧이다. 그중에서도 임신을 하고 그 기쁨을 누리자마자 직면하게 되는 첫 번째 고통인 입덧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산부인과에서 임신4주에 확인을 하고 2주간은 남편과 행복한 미래를 상상하며 집에서도 최고의 대접을 받으며 이정도면 임신할 맛이 난다고 생각했는데….

 

임신6주때 그분이 찾아오셨다. 입덧!

 

나의 경우는 토하는 입덧이었다. 식사를 다하고 숟가락을 내려놓자마자 토하는 입덧. 주위에서 그나마 잘 먹어서 다행이라고 하셨지만 하루에 7~8번 토하니 8주간의 입덧기간동안 4kg이 빠졌다. 집에 들어가자마자 나는 특유의 냄새와 밥솥 안에 밥 냄새를 참지 못해 매일 외식을 했던 기억이 난다. 아침에 출근할 때가 제일 힘들었다. 아침을 먹고 가면 속에 음식물이 있어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중간에 몇 번이나 내려 화장실을 찾아 토하고, 아침을 안 먹으면 공복에 입덧이 심해져 헛구역질을 하고 임신초기라 티가 안나서 양보도 받지 못하고 임산부보호석에 앉지도 못하고 콩나물시루같은 지하철에서 혼자 식은땀을 흘리며 출근을 했었다. 임신을 하고 출산을 하고보니 임신기간 동안 가장 힘들고 임산부보호석이 필요했던 순간은 몸이 무거웠던 만삭 때가 아니라 입덧하던 임신초기였다. 그때는 '저 임산부예요. 자리 양보해주세요'라는 플래카드라도 들고 다니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입덧을 할  때 차가운 아이스크림이나 자극적이지 않은 크래커 등을 먹으면 조금 진정이 된다. 그렇게 나만의 방법을 찾아 하루하루 고통스런 날들을 참고 견디며 입덧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신기하게도 14주정도 되니 음식냄새만 맡아도 울렁거리던 속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멀쩡해졌다. 그리고 그때부터 천국이 펼쳐졌다. 울렁거림 없이 음식을 먹는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입덧을 경험하고 나니 알게 되었다.

 

입덧을 할때 밥을 먹지 못하는 나를 위해 남편이 차려준 아침. ⓒ정옥예
입덧을 할때 밥을 먹지 못하는 나를 위해 남편이 차려준 아침. ⓒ정옥예

 

입덧이 끝나고 나니 먹지 말라는 음식만 먹고 싶었다. 녹두, 팥, 탄산음료, 인스턴트 음식은 해롭다고 먹지 말라고 했지만 팥빙수를 먹으면 속이 진정되는 까닭에 슈퍼에서 파는 팥빙수를 사다가 200ml 우유를 듬뿍 부어서 먹었다. 팥은 거의 밑으로 가라앉아서 실제로 먹는 팥은 얼마 되지 않았다. 거의 매일 팥빙수를 먹고 각종 외식음식에 사이다를 먹었지만 아기는 건강하게 태어났다.

 

임산부 카페 게시판에 보면 음식에 관련된 글이 하루에도 몇 건씩 올라온다.

 

“저, 오늘 피자 먹었는데 괜찮을까요?”

 

“저 오늘 팥빙수 먹었어요. ㅠㅠ”

 

그 물음에 심각하게 절대 안된다는 댓글도 눈에 띈다. 그 당시 나또한 그 글들을 심각하게 읽고 있었다. 하지만 입덧 때문에 먹고 싶었던 것은 거의 다 먹어본 나로서는 매일 많은 양을 먹지만 않는다면, 임산부가 행복한 마음으로 조금씩 먹으면 크게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산부인과 의사선생님 또한 많은 양을 먹지 않으면 임산부가 먹지 못할 음식은 술과 담배 밖에 없다고 하셨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입덧의 고통으로 힘들어하고 있는 임산부들에게 한마디 하려고 한다. 너무너무 힘들고 괴롭지만 조금만 참으면 어느 날 아침 눈을 떴을 때 거짓말처럼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간다고. 입덧이 심할수록 똑똑한 아기가 태어난다는 연구결과도 있으니 마음의 위안을 삼고 행복한 고통을 즐기기를. 아기를 낳고 보니 입덧의 기억도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있다. 아기를 가진 엄마만이 누릴 수 있는 징표. 그게 바로 입덧이 아닐까.

 

*칼럼니스트 정옥예는 국민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고 아이에게 좋은 교육환경을 제공하고자 평생교육원을 통해 아동학 학위를 수료했다. 9년 동안 영어학원 강사와 과외강사를 하며 많은 아이들과 학부모를 만나면서 아이의 90%는 부모가 만든다는 것을 깨닫고 출산 후 육아에만 전념하며 지혜롭고 현명한 엄마가 되기위해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는 이 시대의 열혈엄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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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 2011-04-22 18:21:00
끔찍해요~!
전... 며칠전에 먹은것까지 다 나와서.. 정말 고생했어요~
입덧

dnwls**** 2011-02-28 23:16:00
입덧..
전 입덧을 안해서 정말 어떤 고통인지 모르겠어요..ㅜㅜ 근데 입덧 이란거

bo**** 2010-10-21 16:54:00
다신 하고싶지않은 경험
임신기간중 젤힘들었던게.바로 입덧같아요,
오래 하지않았지만..울렁거림의 기분나쁜 증상들..
아이를 위해 먹을라쳐도..내

slc**** 2010-10-19 09:49:00
전 입덧을
전 입덧을 안해서 잘 모르겠지만,
입덧하는 사람들

shlove**** 2010-10-18 20:15:00
입덧 안해본 사람은 몰라요^^
저는 입덧이 무지 심해서 정말 아무것도 못먹었어요..ㅋ
그나마 간신히 먹었던게 봄이맘님처럼 오이하고 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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