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사교육비 분석, 누구 말이 맞나?
영유아 사교육비 분석, 누구 말이 맞나?
  • 이유주 기자
  • 승인 2015.04.28 1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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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걱정없는세상-교육부, 사교육비 놓고 대립

【베이비뉴스 이유주 기자】

 

영유아 사교육비 증가 문제와 관련해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교육부가 날선 대립을 하고 있다.

 

지난 22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국책연구기관인 육아정책연구소가 내놓은 '영유아 교육·보육비용 추정 연구' 보고서를 토대로 2014년 영유아 사교육비 조사 결과의 심각성을 알리는 한편, 이에 대한 정부 대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기자회견은 영유아 사교육비가 1년 사이에 6000억 원 가량이 증가했고, 영유아 1인당 사교육비도 약 3만 원이 증가하는 등 점점 불어나는 영유아 사교육 시장에 대한 정부의 제지가 필요하다는 내용이 주요 골자였다.

 

하지만 교육부는 같은 날 언론에 '설명자료'를 배포해 "이는 연구자 개인의 견해이고, 보고서 상에 제시한 총 사교육비 규모는 추정치일 뿐 실제 영유아 사교육비 증가는 미미하다"고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입장에 대해 즉각 반박했다.

 

이에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28일 다시 반박성명을 내고 "교육부가 연구 결과의 문제점으로 제시한 몇 가지 근거는 타당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연구 결과를 뒤집을 만한 어떠한 영유아 사교육비 통계도 제시하고 있지도 않다"고 맞섰다.

 

영유아 사교육비를 두고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 심각한 문제"라고 인식하는 반면, 교육부는 "증가폭이 미미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양 측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고 있는 것.

 

지난 22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2014년 영유아 사교육비 결과의 심각성을 알리고 이에 대한 정부 대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yj.lee@ibabynews.com 이유주 기자 ⓒ베이비뉴스
지난 22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2014년 영유아 사교육비 결과의 심각성을 알리고 이에 대한 정부 대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yj.lee@ibabynews.com 이유주 기자 ⓒ베이비뉴스

 

◇ "사교육비 6000억 원 증가" vs "사교육비 규모 추정치에 불과" 

 

먼저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영유아 사교육비가 1년새 6000억 원이 증가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교육부는 이 값이 추정치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제시한 육아정책연구소의 자료에 따르면 2013년 영유아 총 사교육비 규모는 2조 6415억 원이였는데, 1년 사이에 5874억원이 증가 하면서, 2014년 3조 2289억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교육부는 이 조사에서 산출된 교육비는 실제 영유아 사교육비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교육부 "연구진이 조사한 총 표본수는 전국 100개 조사구, 2509가구의 0~5세 영유아 3611명"이라며 "조사된 영유아 총 사교육비(3조 2289원)는 조사대상 아동의 월평균 사교육비에 우리나라 전체 영유아수를 곱해 산출된 추정치로 실제 영유아 사교육비가 아니다"고 피력했다.

 

이에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이번 조사와 같이 집단의 일부를 조사하는 '표본조사'를 통해 총 비용을 산출하는 방식이 일반적인 통계방법"이라고 맞섰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전국 차원의 통계 조사의 경우 전 국민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하기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 표본조사로 총 비용을 낸다"며 "교육부의 주장은 영유아 사교육비가 6000억 원이 늘어난 것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자 하는 이유라고 밖에는 볼 수가 없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통계청과 교육부가 매년 발표하는 사교육비 조사도 표본조사로 시행되고, 추정값으로 발표되고 있다. 

 

이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육아정책연구소는 아동가구로 판별된 표본가구에 대해 심층조사를 수행하는 방식을 적용했다"며 "오히려 통계청에 의한 지면 설문 조사 방식보다도 직접 방문 면접 조사방식을 취해 훨씬 정밀하고 신뢰성 높은 조사방식을 취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교육부는 조사 표본 자체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 교육부는 "전국 100개 조사구는 매년 동일하게 유지하나, 표본추출된 조사지역이 달라짐에 따라 조사참여자 특성도 매년 상이하다"며 "조사대상 영유아가구의 총가구소득은 2013년 354.8만 원, 2014년 403.5만 원으로, 2014년은 전년도보다 고소득가구가 많이 조사됐다"고 주장했다.


◇ 사교육비 증가폭..."상당한 수준이다" vs "미미한 수준일 뿐"

 

양 측이 영유아 사교육비 증가폭을 인식하는 수준도 상이하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영유아 사교육비 증가폭이 작년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반면, 교육부는 증가폭이 미미하다는 입장이다.

 

교육부는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제시한 육아정책연구소 연구 결과에 대해 "가구소득대비 사교육비 비율은 전체 기준 2013년 2.4%에서 2014년 2.7%로 0.3%p 증가했으며, 사교육 비용을 지출하고 있는 가구를 기준으로는 2013년 3.5%에서 2014년 3.6%로 0.1%p 증가했다. 때문에 사교육비 증가는 미미하다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사교육 증가분에 대한 퍼센트포인트(%p)를 영유아 1명이 지출하는 실제 사교육 비용과 전체 영유아 사교육 시장 규모로 환산해, 증가폭 수준을 높게 보고 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2.4%에서 0.3%p의 증가는 전년도 대비 12.5%의 증가에 해당한다. 2013년 기준으로 영유아 총 사교육비는 약 2조 6415억으로서, 여기에서 12.5%가 상승하게 되면 이는 약 3302억 증가에 해당한다"며 "교육부가 실제 사교육비 증가는 미미하다고 하지만, 그 자체로도 상당한 정도의 증가폭"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가구소득에 대한 지출 대비 사교육비 비율이 3.5%에서 3.6%로 단 0.1%p만 증가했다고 이를 미미하다고 단정 짓는 것 또한 적합하지 않다"며 "유아시기로 분류되는 만 3세, 만 4세, 만 5세에 한정해 살펴보면, 비용 지불 아동의 사교육비가 각각 약 36만원, 약 20만원, 약 44만원 가량 상승했다. 이는 각각 2013년 기준 해당 사교육비의 약 35%, 약 14%, 약 25%에 해당하는 상승분이다. 즉, 이는 절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라고 교육부의 의견에 반박했다.

 

사교육비 증가폭을 두고, 교육부는 한 가구가 소득대비 사교육비를 전년에 비해 얼만큼 더 지출하는 지에 대한 비율로 판단하고 있으며,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전체 사교육비 시장 규모와 영유아 1인당 사교육비 지출 금액으로 판단하면서, 서로 다른 의견이 충돌하고 있는 것이다.

 

◇ "방과후활동 비용 초등학생보다 많아" vs "방과후활동은 사교육 아니야"

 

유치원의 방과후 과정의 일환으로 실시되고 있는 유치원 특성화 프로그램을 두고도 양 측은 서로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영유아 방과후 과정 참여 비율은 전년 대비 약 15%가 증가했고, 방과후활동 월평균 부담비용은 7만 4800원으로 초등학생의 방과후학교 월평균 비용인 2만 3000원보다도 3배 이상이었다"며 "대부분이 영어 과목(62.8%, 84.3%)에 집중돼 교과목 사교육의 심각성이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교육부는 방과후 활동이 사교육비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교육부는 "유치원 특성화 프로그램은 학부모의 다양한 교육수요를 유치원 내에서 충족시키는 한편, 학부모의 사교육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운영되는 것"이라며 "반드시 학부모의 동의를 받아 유치원 운영위원회의 심의․자문을 거쳐 실시하도록 하고 있어, 일반적 사교육비와 동일시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교육부는 "과도한 특성화 프로그램 운영으로 인한 학부모 부담을 완화하고 유치원비를 안정화하기 위해 교육부에서는 2013년부터 매년 '교육과정 및 방과후 과정 운영 내실화계획'을 시행해 지도,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내놓은 '교육과정 및 방과후 과정 운영 내실화계획'은 유아 1인당 1일 1개 프로그램, 1시간 이내의 특성화활동 운영하고, 누리과정 운영시간 내 특성화활동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특성화 프로그램 미참여 유아가 소외되지 않도록 돌봄을 철저히 할 것을 명시한다.

 

이에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교육부가 안일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교육부는 사교육비 증가폭도 미미하고, 유치원 방과후 과정에 대해서도 지도·감독하고 있으니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우리 기자회견문이 나간 이후 일반 영유아 부모들은 1인당 사교육비로 발표된 10만 8200원에 10배만큼 큰 체감을 하고 있다는 반응"이라며 "교육부는 쓰나미처럼 영유아 사교육시장이 커지고 부모와 아동들을 내몰고 있는 현실과는 너무나 안이하고 상반된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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