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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세 자매 죽음이 미스터리만은 아닌 이유

여성 근로자의 열악한 현실…"학습된 무기력 자살 가능"

eunsil.kim@ibabynews.com


부천에서 세 자매가 "사는 게 힘들다"는 말을 남기고 동시에 세상을 떠난 사건이 25일 발생했다. 사건 초기 경찰은 생활고를 비관해 자살한 것으로 추정했지만, 사망한 이들의 어머니가 시세 2억 3000여 만 원의 아파트를 소유하는 등 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빈곤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사망 원인을 둘러싼 의혹이 증폭되는 모양새다.


언론은 유가족의 증언을 인용해 "생활고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은 아니다"라는 추측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는 현실에서 무기력한 상황을 반복해 겪으면 우울증이 생기고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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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문식 한국긍정심리연구소 소장은 "자기 일이 뜻대로 되지 않거나 실패하는 등의 과정에서 무기력을 학습하면 실제로 큰 문제가 아니어도 감당하기 어려운 일로 여길 수 있다"고 설명한다.


사망한 세 자매 중 두 명은 2~3개월 전 다니던 어린이집이 문을 닫아 실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 사실이라면, '절대적 빈곤'이 아니라 '재기가 어려운 현실'이 자살의 원인일 수도 있는 셈이다.


실제로 여성들의 구직 상황은 좋지 않다. 올해 4월 여성 실업자 수는 45만 7000명을 기록했다. 작년과 비교하면 5.5%가 늘었다. 같은 기간 남성은 실업자 수가 1000명 줄어들어 실업률이 3.8%였다. 여성 실업률은 4%다.


세 자매가 속한 20~30대 여성의 취업률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서 나빠지고 있다. 국세청이 19일 발표한 ‘국세 통계로 본 여성의 경제활동’을 보면 2009년과 비교해 20~30대 여성 근로자는 감소했지만, 40~60대 여성 근로자의 비율은 높아졌다. 특히 20대 이하 여성 근로자의 숫자는 2009년 176만 6000명에서 5년간 5만 7000명이 줄어들어 2013년 170만 1000명을 기록했다.


취업해도 경제적 어려움이 바로 사라지지는 않는다. 여성 근로자의 다수가 낮은 급여를 받고 일한다. 2013년을 기준으로 여성 근로자의 평균 급여는 연 2100만 원 수준이다. 3700만 원인 남성 급여의 57.5% 수준이다.


서울노동권익센터가 조사한 결과를 살피면 여성 근로자의 현실은 더 열악하다. 사업시설관리 및 사업지원서비스업(139.9만 원), 부동산업 및 임대업(143.8만 원), 협회 및 단체, 수리 및 기타 개인 서비스업(144.8만 원)에서 일하는 여성은 150만 원 미만의 임금을 받고 있었다.


사망한 세 자매가 일했던 직종, 보육교사의 급여 수준도 낮은 편이다. 2년 전 육아정책연구소가 조사한 결과를 보면 전체 어린이집의 87.7%를 차지하는 민간·가정어린이집의 보육교사 급여는 각각 175만 9000원, 165만 3000원이었다.


고용의 안정성이 떨어지는 시간제 근로가 느는 것도 문제다. 22일 심상정 의원(정의당)은 여성 노동자 중 시간제로 일하는 사람의 비율이 지난해 17.7%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사회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없는, 15시간 미만으로 일하는 근로자가 32.1%나 됐다.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은 부천 세 자매의 사례를 사회·경제적 맥락에서 살펴야 한다고 말한다. 실직이 자살을 택할 정도의 충격인가를 판단하기에 앞서 이 가족이 얼마나 실직의 상황을 겪었는지, 어떤 근로 조건에서 계속 일했는지 '노동 경험'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여성의 빈곤이 남성보다 심각하다. 여성은 비정규직과 저임금으로 일하는 사례가 많고, 이런 노동 경험이 반복되는 경우가 많다. 부천 세 자매 역시 간호조무사, 보육교사 등으로 일했고, 자매의 어머니는 요양보호사로 일하다 최근 청소를 시작했다고 들었다."


김 사무국장은 정부가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해야 경제적 이유로 자살하는 이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빈곤과 불황으로 자살률이 높아졌다. 정부는 일할 능력이 있는 사람은 일하라고 말하면서도 일자리를 주는 복지를 펴고 있지 않다. 그러나 오늘날에 가장 필요한 것은 양질의 일자리이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창출해 고용률을 높이는 정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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