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행복이 아이에게 전염된다
부모의 행복이 아이에게 전염된다
  • 기고 = 최명희
  • 승인 2015.07.16 09: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이가 행복하길 자라길 바라는 부모에게

[한국보육진흥원-베이비뉴스 공동기획] 좋은 부모, 배우는 부모


부모는 아이들의 거울이다. 아이들이 훌륭하게 자라주길 바란다면 부모부터 바뀌어야 한다.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좋은 부모가 되려고 노력하는 이들을 위해 사회적 관심과 제도적 지원도 뒷받침돼야 한다. 베이비뉴스는 보육정책 집행기관인 한국보육진흥원과 함께 ‘좋은 부모, 배우는 부모’ 공동기획을 시작한다. 부모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짚어보고, 부모들에게 꼭 필요한 게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국내외 석학 및 보육정책 전문가, 부모교육 전문가, 현장의 어린이집 교사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자.

 

[특별기고] 최명희 신구대학교 아동보육전공 교수(전 중앙육아종합지원센터장)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하다. ⓒ한국보육진흥원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가 행복하다. ⓒ한국보육진흥원

 

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기 위해서 산다. 행복하기 위해서 욕심을 부리고 행복하기 위해서 욕심을 덜어낸다.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해질지 전전긍긍하는 게 삶이다. 세상이 일순간 밝게 보이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도 원만해지는 신비의 명약이 ‘행복’이다. 그런 행복이 저절로 생긴다면 그보다 고마운 일이 어디 있겠는가. 행복도 마치 감기바이러스처럼 으슬으슬 춥더니 열이 나고 기침을 하면 말이다. 그런데 감기처럼 저절로 얻어지는 행복도 있다. 다른 사람의 행복에 전염되면 된다. 메르스에 전염되고 싶은 사람은 있을 리 만무하지만 행복에 전염되고 싶지 않은 사람 또한 있을 리 만무하다.

 

고맙게도 행복은 전염된다. 가족과 친구 같이 가까이 사는 사람들 사이에서 강한 전염성을 갖고 급속도로 확산된다. 하버드 대학의 니컬러스 크리스타키스 교수와 캘리포니아대 제임스 파울러 교수는 ‘connected(행복은 전염된다)’라는 책에서 이 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행복감을 느끼는 친구가 1.6㎞(1마일) 안에 살면 자신의 행복감이 25% 늘어난다. 행복감을 느끼는 이웃이 옆에 살면 34%, 행복감을 느끼는 형제자매가 근처에 살면 14% 행복감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은 사회적 연결망의 중심에 서 있는 경향이 있으며 주변에 행복감을 느끼는 친구들을 많이 두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한다. 맞는 말이다. 삶에서 자주 느끼는 감정이다. 어떤 사람과 산책하고 싶은가 묻는다면 고민을 짊어진 사람보다는 행복한 사람과 산책하고 싶다고 대답할 것이다.

 

부모들도 내 아이가 행복한 아이가 되는 것을 가장 바란다. 최근에 만나는 부모들에게 “자녀가 어떤 사람이 되기를 바라나요?” 하고 물으면 거의 대부분이 “행복하게 살기를 바랍니다”라고 답한다. “좋은 직장 가지고 돈도 많이 벌고”하는 대답은 이제 구식이다. 몇 년 전까지 육아의 키워드였던 ‘타이거맘’ 대신 요즘 포털에서 유행하는 육아키워드는 ‘불량맘’이다. 아이의 현재 행복을 위해 학습지와 학원등록증을 찢어버리고 부모역할에 열성을 덜 내는 불량부모가 되겠다고 한다. 세월호 사건 등을 겪으면서 아이가 행복하게 자라서 행복한 사람이 되는 것이 요즘 부모욕심의 트렌드다. 그런데 어떻게 하면 아이가 행복해지는지 부모확신이 잘 안 선다. 학습지를 찢어버리고, 간섭하지 않고, 옆집아이와 비교하지 않고, 아이를 혼낸 날은 반성문을 쓰고 그러다보면 아이가 행복해질까? 그러면 될까? 잘 모르겠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토록 어려운 부모역할에 행복의 강한 전염력을 이용하면 된다. 이웃이 행복하기만 해도 34%행복감이 높아진다는데 부모가 행복하다면 아이의 행복감은 도대체 몇 %나 상승하겠는가? 부모가 먼저 행복한 사람이면 된다. 부모가 살아가는 모습이 행복하다면 아이는 늘 부모가까이에 가고 싶어 한다. 우울하고 불행한 부모 가까이에 가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어떤 부모가 되려고 하기 전에 자신의 행복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아이가 행복해지기 위해 무엇을 사주고, 어떻게 놀아주고, 누구와 친구를 맺어주는 것에 전전긍긍하는 대신 부모가 행복해지면 그 행복이 전염된다.

 

취업모들은 “아이와 함께 보내주는 시간이 적어서 늘 죄책감을 느낀다”라고 걱정을 많이 한다. 저녁시간의 짧은 만남에서 아이의 행복에 기여하지 못하게 될까봐 오히려 과욕을 부리다가 아이에게 더 큰 상처를 주고 난 후 후회의 눈물을 흘리곤 한다. 그런 부모에게 부모가 자기 삶을 어떻게 보여주는가가 가장 중요하다도 말해준다. 직장 때문에 얼마나 힘든지를 보여주지 말고 직장 때문에 얼마나 행복한지를 아이가 느끼게 해주면 된다. 부모가 자아성취하고 스스로 행복하게 성장하며 삶을 이끌어가는 것만큼 훌륭한 부모역할은 없다. 아이가 저절로 부모의 행복을 롤모델링하면서 성장한다. 평생 직장맘의 딸로 자란 딸아이가 스무 살이 되더니 ‘엄마처럼 행복하게 살 거야’라는 편지를 써주었을 때 나도 20년간의 죄책감이 눈 녹듯이 사라졌다.

 

배우자와 서로 사랑하고, 형제자매와 의좋게 지내야 한다. 혜민스님이 ‘아버지들이여 자녀에게 존경받고 싶은가. 그렇다면 먼저 아내를 사랑하라.’라고 쓴 글을 본 적이 있다. 혼자 성장한다고 행복하지 않다. 가까운 사람들과의 친밀한 관계는 행복의 가장 큰 보탬이다. 그걸 보면서 아이는 인간관계를 맺는 방법을 배운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공감하고 나누고 협력하는 인성이 저절로 생긴다.

 

몇 가지를 덧붙이면, 아프면 다 소용없으니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취미나 여행처럼 즐거운 요소를 찾고 휴식을 가져야 한다. 집이나 직장 말고 카페, 도서관, 공연장 같이 나만의 제 3의 장소도 만들고 친구도 만나 유쾌한 수다도 즐겨야 한다. 그래서 자신의 삶이 행복해지면 부모노릇은 훨씬 쉬워진다. 아이도 부모의 행복에 전염되어 덩달아 행복해지기 때문이다. 아이의 삶을 들여다보느라 자신의 삶을 척박하게 내버려두지 말아야 한다. 부모의 삶이 밝고 따뜻하면 아이는 저절로 그 속으로 걸어 들어온다.

 

*엄마 아빠들의 즐겨찾기 베이비뉴스, 카카오스토리(바로가기)와  페이스북(바로가기)으로도 만나보세요.

 

【Copyrights ⓒ 베이비뉴스 기사제보 & 보도자료 pr@ibabynews.com

베사모의 회원이 되어주세요!

베이비뉴스는 창간 때부터 클린광고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작은 언론으로서 쉬운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비뉴스는 앞으로도 기사 읽는데 불편한 광고는 싣지 않겠습니다.
베이비뉴스는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대안언론입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에 동참해주세요. 여러분의 기사후원 참여는 아름다운 나비효과를 만들 것입니다.

베이비뉴스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베이비뉴스와 친구해요!

많이 본 베이비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78 경찰공제회 자람빌딩 B1
  • 대표전화 : 02-3443-3346
  • 팩스 : 02-3443-3347
  • 맘스클래스문의 : 1599-0535
  • 이메일 : pr@ibabynews.com
  • 법인명: 베이컨(주)
  • 사업자등록번호 : ​211-88-48112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 01331
  • 등록(발행)일 : 2010-08-20
  • 발행·편집인 : 소장섭
  • 저작권자 © 베이비뉴스(www.ibaby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가입(10억원보상한도, 소프트웨어공제조합)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유미 실장
  • Copyright © 2024 베이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ibabynews.com
ND소프트